10년 글로벌기업 온실가스 데이터 보니...누락, 오류 빈번해

2022-01-13     김효진 editor

글로벌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자료가 같은 연도 데이터임에도 일치하지 않는 등 부실하다는 걸 밝힌 연구결과를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서 밝혔다. 이는 국내 기업의 공시나 지속가능보고서 데이터에서도 가끔씩 발견되는 오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안드레아스 호프너(Andreas Hoepner) 더블린대 경영대학원 교수팀이 연구보고서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에 보고된 각 기업의 스코프1, 스코프2 배출량을 모두 분석했다. 10년치 기업 배출량을 뒤진 결과는 상당한 기업의 배출량 데이터가 오류, 누락, 반올림 등까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드레아스 호프너 교수는 “기업들은 환경에 신경쓰는 척 하지만 데이터조차 합산할 수 없다”며 “이들의 넷제로 목표는 단지 대규모 홍보연습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매년 수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인 환경공시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단체인 CDP에 배출량을 신고한다. 그들은 총배출량에 대한 수치를 제공하고, 업종, 지역, 온실가스 종류 등을 포함해 5개 범주로 구분한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 이들 기업의 30% 가량이 특정 연도에 적어도 한 범주에서 일치하지 않는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석유와 가스회사 같은 화석연료기업들 중 39%는 특정 해에 적어도 한 범주에서 일치하지 않는 데이터를 보고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며 “2015년에는 데이터의 절반가량이 이러한 징후를 보였는데, 이는 10년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상징후를 보인 기업은 엑손모빌과 캐나다의 임페리얼오일이었다. 엑손모빌은 2016년 기준 1억20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고했는데, 이를 다른 유형의 온실가스로 합하면 1억2800만톤에 달했다. 

엑손모빌 대변인은 “회사의 총 스코프1에 이산화탄소, 메탄, 기타 온실가스가 모두 포함돼있다”며 “메탄과 다른 온실가스는 별도의 항목에서 보고됐기에, 두번 계산해서는 안되고, 엑손모빌이 CDP에 제출한 보고서 각주에도 이 사실을 언급했다”고 반박했다. 

매년 1만3000개 기업이 CDP에 기후 관련 정보를 자율 공시한다./블룸버그

 

2014년 임페리얼은 스코프1 배출량이 1070만톤이라고 보고했지만, 연구진은 회사의 여러 사업라인에서 배출된 배출량의 합계는 5070만톤이라고 했다. 타이핑 오류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됐다.  

로얄더치셸은 2016년 스코프1 배출량을 총 7000만톤으로 보고한 반면, 지역별로 배출량을 합한 총량은 7060만톤으로 조사됐다. 셸은 2018년 배출량을 7100만톤으로 집계한 반면, 업종별 배출량는 7000만톤이었다. 셸의 대변인은 “CDP 제출된 내용은 회사의 지속가능보고서와 일치한다”며 “보고서는 숫자가 반올림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며, 배출물 데이터는 로이드(Loyds Lister of Quality Assurance)에 의해 감사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가 자율공시이기 때문에,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CDP의 시몬 피슈바이처 북미지역 기업 및 공급망 대표는 블룸버그에 “소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경우 배출이 포착되지 않을 경우 약간의 편차는 허용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데이터는 자율 공시이기 때문에 사소한 오류나 부정확한 데이터가 보고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