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친구들, 로얄더치셸 판결 이후 네덜란드 30개사에 배출량 감축계획 발표 요구

2022-01-17     김환이 editor
지구의 친구들이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지구의 친구들

 

네덜란드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이 지난해 말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 소매, 석유 및 에너지, 건설 등 이에 대한 서신을 받은 네덜란드 기업들은 2019년 대비 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5% 가량 줄일 수 있는 방안과 계약을 약 3개월 이내에 발표하라는 것이다. 지구의 친구들은 기업들이 공개한 기후 계획을 기반으로 가스 배출 목표와 하한선을 설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지구의 친구들 정책 담당자 피어드 리자크는 "감축 계획을 발표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회담이나 법적 대응보다는 기업들이 스스로 변화하는 움직임에 스스로 합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단체의 이번 조치는 지난 11월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기후정상회담에서 전 세계 각 정부들이 130조 달러(15경 5025조 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배출량 감축 계획 수립을 요구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다. 

지구의 친구들은 네덜란드와 유럽 기업을 우선으로 감축 계획을 발표하고, 이 계획이 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충분한지를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석유회사 BP, 다우케미칼, 엑손모빌 등 석유화학 기업에서부터 페인트 제조업체 악조노벨, 보험사 아트라디우스, 에너지 회사 RWE 등 네덜란드에서는 소기업이지만 글로벌 영향력이 큰 기업들도 30개사에 포함됐다.  

지구의 친구들은 지난 2020년 글로벌 정유사 로얄더치셸을 상대로 환경 발자국 감축을 요구하는 법정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린피스, 지구의 친구들 등 7개 단체들은 네덜란드 시민 1만7000명을 대표해 셸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 이후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셸에게 2015년 파리 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2030년까지 45%를 줄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 이후 로얄더치셸은 본사를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만큼 판결 이후 기업들은 네덜란드 법에 따른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서한을 받은 30개 기업 중 14곳은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네덜란드 항공기업 KLM은 순제로 목표를 기후과학에 맞추기로 약속했으며 보다 지속가능한 항공연료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산관리사 ABN AMRO 대변인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지하고 있으며 대출로 인한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유제품 회사  프리슬란드캄피나, 보험사 ING, ABP, 라보은행, 독일 전기가스공급사 RWE, 인도 철강사 타타스틸 유럽지사 등도 단체 서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셸은 단체로 부터 서한을 받지는 않았지만 단체의 이번 캠페인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구의 친구들은 "2015년 이후 1000건 이상의 기후 소송이 제기되었다"며 "앞으로 기업들의 기후 목표는 명확한 기후 과학 목표에 부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기후변화 소송 데이터베이스(DB)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미국 법원에 접수된 기후변화 구제 소송은 1387여건이며, 미국 외 국가에서는 425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