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석유사 연합 OGCI도 “탄소 배출 감축하겠다”

2020-08-05     박지영 junior editor

사우디 아람코, 중국 CNPC, 엑손모빌 등 세계 최고 석유사들이 처음으로 공동의 탄소 배출 감축치를 설정했다고 지난 16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짐에 따라 석유 업계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OGCI(Oil and Gas Climate Initiative)는 2025년까지 배럴당 탄소 배출량을 20~21kg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2017년 측정된 이들 집단의 평균 탄소 배출량은 배럴당 23kg이며, 세계 산업 평균은 18kg이다. 

OGCI는 2014년 파리협정을 지지하며 석유업계들이 만든 단체다. BP, 쉐브론, 중국 CNPC, 에니, 에퀴노르, 엑손,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페트로브라스, 렙솔, 사우디 아람코, 쉘, 토탈 등 거대 석유회사들이 속해있으며, 이들 회사가 생산하는 석유와 가스는 전 세계 30%를 차지한다.

OGCI 회원국들은 이번 공동 목표로 향후 5년동안 연간 3600만~5200만톤의 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감축량은 파리기후협정 목표에서 제시된 석유·가스 산업 전반에서 필요한 감축량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OGCI 회장 겸 전 BP CEO인 밥 더들리는 “우리는 중요한 이정표를 설정한 것”이라며 “이번 목표는 단기적이고 앞으로 계속 교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OGCI가 설정한 목표는 원유를 생산하는 공정인 업스트림(Upstream) 범위에만 해당해, 생산량이 증가하면 탄소 배출량이 증가할 수도 있다. 

영국 금융 싱크탱크인 카본 트래커(Carbon Tracker)는 OGCI 공동 목표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앤드루 그랜트 카본 트래커 석유·가스·석탄 책임자는 “탄소 오염을 줄이기 위한 목표가 없는 것보단 낫지만, 화석연료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진행하는 한 파리협정을 이행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량 산출하는 공통 방법론 합의하기도…

OGCI 참여 안 한 엑손도 “지지한다”

OGCI는 “탄소 배출량을 산출하는 공통 방법론에 합의했으며 향후 액화천연가스(LNG), 석유 정제 과정 등 다른 분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기업마다 설정한 목표치는 각각 범위와 정의가 달라 기업 간 비교가 어려웠다. 

몇몇 회사는 이미 OGCI의 공동의 목표를 넘어 더욱 적극적인 탄소 배출 감축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 아람코의 2019년 탄소 배출량은 10.1kg으로 업계 최저이며, 노르웨이의 에퀴노르 또한 2025년까지 배럴 당 탄소 배출량을 8kg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OGCI의 이번 발표는 환경 영향 공시를 개선하라는 투자자들의 압력에 저항해 온 미국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에 중요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엑손은 2019년 탄소 배출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엑손은 ”OGCI 공동 목표를 지지한다”며 “산업계의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은 현실적이며 의미 있다”고 평했다.

 

탄소에 메탄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 

OGCI의 탄소 감축 약속은 매년 확인할 수 있다. 제3자인 EY가 검토한 데이터와 함께 매년 탄소 배출량을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탄소 배출 감축 목표에는 작년에 발표한 메탄가스 배출 감축도 포함돼 있다. 대규모 상업용 탄소 포획, 활용 및 저장(CCUS)을 활용한 메탄 감축에 대한 진행 상황은 계속 별도로 보고할 방침이다. 

또한 OGCI 회원사들은 저탄소 솔루션에 연간 70억 달러 이상 투자하고 있다. 2016년 이들은 10년간 10억 달러를 투자하여 석유·가스 생산으로 인한 메탄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기업이나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