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업이 재생에너지 구매 가장 많았나... RE100 열풍 속 사상 최대 31GW 돌파

2022-02-04     김효진 editor
블룸버그NEF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기업은 31.1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구매하여 신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 픽사베이

 

대선 TV토론으로 인해 국내에선 때아닌 'RE100 (Renewable Energy 100)'*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에서는 RE 100 확대로 인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구매가 신기록 행진을 달성하고 있다. RE 100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국내에선 2020년 11월 SK그룹 계열사 8곳이 RE 100에 가입한다는 선언을 함으로써 크게 알려졌다. 

블룸버그NEF(BNEF)는 "2021년 한해 동안 글로벌 기업들이 장기 계약을 통해 31.1기가와트(GW)의 재생에너지를 사상 최대로 구매했으며 이중 3분의 2가 미국 내 기업, 특히 대형 기술주들에 의해 거래됐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BNEF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선언이 확대됨에 따라 재생에너지 구매 신기록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67개 기업 가입을 포함해 25개국의 총 355개 기업이 RE 100을 선언했다. RE 100을 이행하기 위한 방법 중 '재생에너지 PPA(전력구매계약, Power Purchase Agreement)**'는 전기 소비자(기업)가 발전소와 계약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오는 것이다. 

BNEF에 분석에 따르면 이 355개 기업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363테라와트시(TWh)로, 영국 전체 연간 발전량을 초과한 규모다. 355개 기업이 RE100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246테라와트시의 재생에너지를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고 BNEF는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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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전세계 전략구매계약(PPA)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한해동안 글로벌 기업들은 31.1기가와트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2020년 사상최대 규모였던 25.1기가와트 구매보다 24%로 증가한 것으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1기가와트는 약 30만 가구가 한 해에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이중 20.3기가와트가 미국 내에서 사업활동을 펼치는 기업들이 계약한 것으로 전체 구매 규모의 65%를 차지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구매자는 IT 기술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2년 연속으로 가장 큰 PPA 계약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 총 9개국 44개 오프 사이트(offsite)에서 6.2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 PPA를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아마존은 총 13.9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6.1기가와트 PPA를 체결해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고, 그 다음으로 2.2기가와트 계약을 맺은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기업)이 3위를 차지했다. 

구글의 경우, 2020년도 이전에는 재생에너지 PPA 계약 건이 가장 많은 기업 중 하나였지만 PPA 이외의 24시간 연중무휴 탈탄소 전력(24/7 carbon-free power)을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지난해는 6위로 밀려났다. 

헬렌 듀허스트(Helen Dewhurst) BNEF 선임연구원은 "거대 기술 기업은 현재 탈탄소화에 대한 투자자 압박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 압박이 재생에너지 PPA 증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유럽 기업은 8.7기가와트, 아시아 전역에서는 2기가와트의 기업 구매 계약이 지난해 체결됐다. 그러나 BNEF는 아시아의 경우 다른 대륙보다 구매량이 저조했지만, PPA 시장 개발 측면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일례로 일본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전력 수요자가 사용 전력량에 따라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를 구입하고 그 자금이 전력발전 사업자에게 제공되는 '그린전력 증서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지난해 그린전력 인증건수가 최고 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BNEF는 한국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직접PPA가 시행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한국 기업의 재생에너지 구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일 해리슨(Kyle Harrison) BNEF 지속가능성 연구 책임자는 “더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약속하고 있고 재생에너지 단가는 급락하고 있으며, 전세계 규제 기관은 재생에너지가 민간 섹터의 탈탄소화의 은 총알(silver bullet, 어떤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상황을 단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묘책이나 획기적인 타개책을 의미하는 관용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서서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기업의 재생에너지 구매 증가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RE 100  ☞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에서 발족한 글로벌 캠페인. 재생에너지 활용 전력사용량을 2030년 60%, 2040년 90%, 2050년 100%를 사용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캠페인으로 연간 전기사용량이 100GWh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참여를 권고 

 

**PPA ☞ 기업 및 전기 사용자들이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와 자율적인 계약을 통해 재생에너지로 특정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