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광고에 ‘전기차’ 대거 등장… ESG 강조한 ‘폴스타’ 가장 인기

2022-02-18     김효진 editor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된 ‘슈퍼볼’에 전기차(EV) 광고가 대거 등장해 상당한 광고 효과를 냈다고 17일 보도했다.

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은 매년 전세계 1억여명이 시청하는 빅이벤트다. 자사 광고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 경쟁은 가히 엄청나다. 7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예측돼 기업들의 ‘슈퍼 광고전’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비싼 광고료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책임 비용으로 대체한다는 기업들이 늘면서 슈퍼볼 광고 단골인 버드와이저 등이 광고를 내지 않아 이례적으로 기업 참여율이 저조했지만, 올해는 원래 분위기로 되돌아왔다. 많은 기업들이 광고를 경쟁적으로 내보냈지만, 가장 주목받았던 건 ‘EV’다.

블룸버그는 12개의 자동차 광고가 등장했던 2018년에는 전기차 광고는 1건도 없었지만 올해 9개의 자동차 광고 중 7개가 전기차였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광고가 저조했던 2021년을 제외하고 2019년부터 EV 광고가 증가해오고 있다.

2018년 슈퍼볼 광고에서 단 1건도 없었던 전기차(EV) 광고가 2022년에는 7건으로 증가했다./ 블룸버그

 

2022년 슈퍼볼 GM의 EV 광고

2022년 슈퍼볼 BMW의 EV 광고

 

올해 7건의 EV 광고 중 단연 인기를 끌었던 것은 ‘폴스타(Polestar)’였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폴스타는 2017년 볼보자동차와 중국 지리홀딩스가 합작해 만든 고급 EV 브랜드다. BMW, 도요타 등은 여느 자동차 기업 광고처럼 유명 배우 등을 통해 세련된 EV차를 광고했지만, 폴스타는 자사 EV 이미지와 함께 ‘No compromises(타협은 없다)’ 등의 간결한 메시지만 담았다.

폴스타 광고에는 ‘더러운 비밀은 없다(No dirty secret)’, ‘숨기는 아젠다는 없다(No hidden agenda)’, ‘그린워싱은 없다(No greenwashing)’, ‘지름길은 없다(No shortcut)’ 등의 간결한 메시지가 광고 30초 동안 연신 쏟아졌고, 그중 ‘디젤게이트는 없다(No dieselgate)’와 ‘화성 정복은 없다(No conquering Mars)’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디젤게이트는 폭스바겐의 디젤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을 가리킨 것이며, 화성 정복은 테슬라를 비판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2022년 슈퍼볼 폴스타 EV 광고

 

2015년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검사를 맞추기 위해 디젤엔진에 불법 장치를 장착했다가 발각된 바 있다. 불법 장치 장착은 연소효율을 개선시켜 연비를 높여주지만, 미세먼지 주범인 질소산화물 등의 배기가스가 많이 배출되어 건강과 환경에 치명적이라 많은 비판을 받았다. 대상 차량은 미국에서만 55만대에 달해, 마틴 빈터콘(Martin Winterkorn) CEO와 주요 경영진들이 사퇴하고 일부는 구속됐다.

한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는 민간 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 또한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5년 안에 사람을 화성으로 보내 자급자족 가능한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적어도 2029년까지는 화성에 가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무모하게 도전하면 수많은 사람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폴스타는 인간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타 기업들의 행위를 비판하며, 자사는 '해악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토마스 잉엔라트(Thomas Ingenlath) 폴스타 CEO는 “타협은 없다(No compromises)는 광고를 통해 자사의 전기차 성능, 지속가능한 발전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신념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EV는 아직 성능면에서 내연차에 비해 불완전하다. 때문에 ‘화재 발생’, ‘배터리 성능 저하’ 등의 뉴스가 종종 보도되곤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자사 EV의 빼어난 디자인과 성능을 광고에 과시하기 바쁘다. 하지만 슈퍼볼 광고에서 폴스타는 성능과 디자인 설명은 배제하고,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자사의 ESG 접근을 다룬 것이다.

ESG를 강조한 폴스타 광고는 효과성 또한 증명되고 있다. 광고가 방송된 직후, 美 자동차 정보제공 업체인 카스닷컴(Cars.com)의 폴스타 소개 페이지 트래픽(traffic)양이 580배 급증했으며, 슈퍼볼 기간동안 가장 많이 검색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 평가업체인 EDO가 올해 슈퍼볼 광고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광고 후 소비자의 제품 검색량이 폴스타의 경우 23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기아는 로봇 개 광고로 10.7배의 광고 효과를 봤으며, 닛산은 8.5배, 쉐보레는 6.8배에 달했다.

 

슈퍼볼 EV 광고 효과/ E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