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CEO보다 돈 많이 받는 태양광 스타트업 CEO는 누구?

2022-02-25     유미지 editor
태양광 발전 스타트업 헬리오젠 CEO 빌 그로스의 모습./ 헬리오젠 

지난해 태양광 발전 스타트업 헬리오젠(Heliogen)이 CEO인 빌 그로스에게 3700만 달러(한화 약 445억 원) 상당의 보수를 제공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2월 말 상장을 위해 헬리오젠이 SEC에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 기업 골드만삭스 그룹의 CEO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이 2021년 받은 보수 3450만 달러(한화 약 415억 원)를 초과한 액수다.

AI 기술을 이용한 집중식 태양열 발전으로 고열을 만들어 낸다 ./ 헬리오젠 

 

집중식 태양열 발전 기술을 지닌 헬리오젠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본사를 둔 헬리오젠은 지속 가능한 전력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둔 재생 에너지 기술 회사다. 모듈식 태양열 기술을 이용해 열, 전력 또는 수소 연료의 형태를 만들어 낸다. 지난 2019년, 여러 개의 거울을 이용해 태양 에너지를 모아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이후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헬리오젠은 거울을 이용해 태양 에너지를 한곳에 모으는 ‘집중식 태양열 발전(Concentrated Solar Power, CSP)’을 사용한다. 기존에 있던 기술이지만, 헬리오젠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좁은 곳에 햇빛이 집중되도록 거울을 지속적으로 조정해 섭씨 1000도까지 올라가는 열을 발생시킨다. 철강을 제련하고 시멘트를 만드는 것과 같이 극도의 열을 필요로 하는 중공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운영 중인 태양열 발전소는 대부분 섭씨 500~600도의 온도를 사용한다. 헬리오젠은 이를 통해 화석 연료 사용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거라 주장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거나 저렴한 수소 연료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시스템은 호주의 거대 광산 업체 리오 틴토가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상장 보고서를 통해 알려진 헬리오젠 CEO의 보상 액수는 3700만 달러에 달한다. / 헬리오젠

 

보상 전문가, 주가 안 오르면 소용없을 것...동기 부여 차원으로 보여

블룸버그 통신은 그로스가 2021년 보상금과 이전 상금을 포함해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대략 10달러(1만 2040 원)로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받을 보상이 1억 1500만 달러(1384억 60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가 지닌 헬리오젠 주식과 옵션은 대부분은 2021년 이전에 부여된 것이다.

헬리오젠은 빌 게이츠와 같은 거물급 후원자들을 끌어들인 뒤 ‘아테나 테크놀로지 어퀴지션(Athena Technology Acquisition)’과 스팩(SPAC) 합병을 거쳐 지난 12월 31일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주가는 15.52달러(1만 8686 원)로 마감됐으나 2월 현재 헬리오젠 주가는 4.06달러(4888원)로 상장 이후 74% 폭락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2월 25일 기준 8억 1600만 달러(9824억 6400만 원)에 불과하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시가총액은 1203억 달러(144조 8412억 원), 미국 최대 재생에너지 업체인 넥스트에라의 가치는 1448억 달러(174조 3392억 원)에 달한다. 

스티븐 홀 앤 파트너스(Steven Hall & Partners) 임원 보상 컨설팅 회사의 스티븐 홀(Steven Hall) 사장은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이런 옵션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로스가 받은 보상은 그가 CEO로 남아서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도록 동기를 부여한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회사 대변인은 “이사회가 2021년 그로스에게 상당한 액수의 급여를 지급했을지 모르지만 향후 주식 보조금을 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우리는 그로스의 4년 주식 보상안이 주주들의 이익과 부합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도 전했다.

퀀텀스케이프의 CEO 자그딥 싱은 2021년 23억 달러 상당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퀀텀스케이프

 

스타트업 리더 보상…달라지는 분위기

블룸버그의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기업들이 올해 S&P 500 지수에서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 내 최고 연봉을 받는 임원 100명 중 에너지 산업 부문 출신 리더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일부 대체 에너지 회사들이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시장 점유율을 잡기 위해 거액의 잠재적 인센티브를 CEO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고액 급여 패키지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생 기업에서 점점 더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고체 배터리 스타트 업인 퀀텀 스케이프(QuantumScape)는 지난해 12월 자그딥 싱(Jagdeep Singh) 최고경영자(CEO)에게 23억 달러(한화 약 2조 7600억 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임원 보수 컨설팅 회사 파리언트 어드바이저(Farient Advisors)의 파트너인 데이나 해리스 (Dayna Harris)는 “이러한 협약이 테슬라 (Tesla)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를 세계 최고의 부자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된 보상 협정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