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은 CCS, 쉐브론은 디젤연료 인수...그린 에너지로 진격하는 에너지기업들
석탄과 석유를 생산해온 거대 에너지 기업들이 청정에너지를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주목받는 곳은 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Exxonmobil)이다. 엑손모빌은 연례 투자자의 날에 발표할 내용을 2일(현지시각) 외부에 먼저 공개했다.
ESG투데이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향후 6년간 18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엑손모빌은 지난해부터 탄소 포획과 저장(CCS), 수소, 바이오 연료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저탄소 솔루션 사업을 시작했다.
또한 엑손모빌은 텍사스주 베이타운(Baytown)에 있는 정유 및 석유화학 통합 부지에 수소 생산 공장을 세우고, 세계 최대 탄소 포획 및 저장(이하 CCS)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계획을 공개했다. 이 시설은 일반적으로 천연가스를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변환해서 생산되는 블루수소를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영구적으로 저장한다. 이 공장은 하루에 최대 2831만 입방 미터의 블루수소를 생산하게 되는데, 1년에 최대 1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운송하고 저장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엑손모빌의 수소생산 공장과 CCS프로젝트가 지어지는 곳은 소위 '휴스턴 허브'라고 불리는 곳으로, 이번 120조원 규모로 지어지는 CCS 프로젝트에 엑손모빌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엑손모빌의 저탄소 솔루션 부분 부사장인 에드 그래햄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종 결정은 2-3년내에 날 것이며, 최근 6년 내에 저탄소배출에 대해서 18조원을 할당한 미국 기업은 엑손모빌 이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애드 그래햄은 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엑손모빌은 글로벌 사업에서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주주들에게도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엑손모빌이 보여준 중요한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2020년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엑소모빌의 CEO인 대런 우즈는 경쟁 기업들의 탈탄소 선언에 대해 "미인 선발대회를 보는 것 같다"고 한 적이 있다. 탈탄소로의 전환에서 뒤쳐진 엑손모빌에 대해, 지난해 행동주의 투자자 엔진넘버원이 이사회 의석을 3석이나 갈아치우는 일이 벌어졌다. 이것은 투자자들이 석유와 가스 대기업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게 만드는 중요한 승리였다.
올해 초 엑손모빌은 첫 번째 넷제로 목표를 발표하면서 2050년까지 직접 온실가스 배출인 스코프1(scope1)과 스코프2(scope2)에서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중요한 진전이지만, 회사의 기후영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공급망의 온실가스 배출인 스코프3(scope3)가 넷제로 목표에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엑손모빌의 CEO인 대런 우즈는 ESG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배출량 감소에 대한 투자는 기술 발전, 시장 인센티브, 지원 정책의 발전으로 가속화될 것"이라며 "기존의 석유, 가스 및 제품사업과 새로운 저배출 사업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구축하여 에너지 전환 속도와 규모에 부합함으로써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또 다른 거대 에너지 기업인 쉐브론은 기업 인수를 통해서 친환경 사업에 투자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쉐브론이 청정한 디젤 연료를 생산하는 업체인 '리뉴어블 에너지그룹(Renewable Energy Group Inc.)'을 약 3조7000억원에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수는 쉐브론의 재생 가능한 연료에 대한 사업추진에 상당한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향후 몇 년 안에 재생에너지에 대한 다양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아이오와주 아메스에 본사를 둔 리뉴어블 에너지그룹은 북미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바이오디젤 생산업체 중 하나인데, 재생 디젤도 만든다. 재생 디젤은 항공기처럼 쉽게 전기를 공급할 수 없는 운송수단에 중요하다고 한다.
쉐브론은 2028년까지 저탄소 투자에 1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주력인 석유 및 가스 사업과 경쟁해서 두 자리 숫자의 수익을 기대한다고 쉐브론의 CEO가 지난해 9월 말한 바 있다.
한편, 거대한 석탄 기업 '피바디 에너지(Peabody Energy)'가 새로운 합작회사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에 처음으로 진출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미주리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피바디 에너지는 탄광 지역에 5년 이내에 3.3기가와트(GW) 이상의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한다. 피바디는 미국내 전기 생산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듦에 따라 2016-2017년에 파산을 경험한 바 있다. 2020년에도 두 번째 파산위험을 경고받았던 기업이지만, 최근의 석탄 수요에 힘입어 20년만에 분기 최대이익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 회사는 리버스톤 크레딧 파트너스(Riverstone Credit Partners)와 서밋 파트너스 크레잇 어드바이저스(Summit Partners Credit Advisors)와 함께 태양광 개발을 위해 R3 Renewal Energy LLC라는 회사를 만들고 1.6기가와트 급의 배터리 저장 능력을 갖춘다고 한다.
피바디 에너지의 사장인 짐 그레치(Jim Grech)는 이번 합작을 통해 회사가 “기존 자산에서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자사와 고객의 ESG 야망을 지원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