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 기후전환계획 평가 보고서...35%만이 목표치 신뢰 가능해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공시한 기업 1만3100개 중에서 목표치를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은 4002곳으로, 전체의 3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현지시각)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arbon Disclosure Project)가 밝힌 '기후 전환계획 공시(Climate transition plan disclosure)' 보고서에서 드러난 결과다. 10개 기업 중 4개 기업만이 믿을만한 감축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과학기반목표 이니셔티브(SBTi)가 검증한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갖고 있는 기업은 1164곳에 불과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기후전략을 공시한 117개국 13개 산업분야의 1만3100개 이상의 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는데, 기업의 기후전략에 관한 정보공개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한다. 조사대상이 되는 1만3100개의 기업은 세계 시장자본의 64%를 차지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기업 가운데 6%인 741곳만 목표치를 '넷제로(Net Zero)'로 잡았다. 이는 2030년까지 과학 기반 목표(SBT)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는 넷제로를 실현하겠다고 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공개한 기업의 수를 의미한다.
한편, 업종별로 기후 전환계획에 대한 공시의 편차가 컸다. 전력산업의 경우 약 50%, 금융산업의 경우 약 45%가 기후전환계획을 개발헸으며, 전략별 기후의 영향에 관한 세부정보를 공개했다. 반면 제조 및 소매 산업의 경우 약 26%만이 세부정보를 보고했다.
공시가 취약한 업종은 교통서비스(41%)와 제조업(37%)으로, 기후위기를 타개할 만큼 기업들이 충분히 혁신에 투자하고 않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CDP는 기후전환을 위한 설문지의 24개 주요 기후전환 중심지표를 통해 기업의 전환계획에 대해 평가했는데, 24개 지표를 모두 공시하는 기업은 1%(135개)에 불과했다. 특히 24개 기후전환 계획의 주요 지표에 대해 밝힌 곳은 운송업, 의류업의 경우 0.3%에 불과했다.
CDP는 또 기후 공시와 관련해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태스크포스(TCFD)'의 공시전략을 따를 것을 추천하는데, 기후전환계획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는 거버넌스, 시나리오 분석, 재무설계, 가치사슬 참여 및 저탄소 이니셔티브, 정책 참여, 위험과 기회, 목표, 검증이 포함된 회계다. 이와 관련, 제조업은 68%, 인프라업종은 66%, 전력업종은 62%가 이러한 방법에 따라 공시를 했으나 운송서비스는 45%만 여기에 해당됐다.
한편, 국가별 공시 비율도 제각각이었다. 117개국 중 스페인, 프랑스, 일본이 모든 주요 지표를 공개하는 기업의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각각 4%, 3%, 2%에 그쳐 전체적으로는 저조했다.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중국은 모든 지표를 공개하는 기업의 비율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G20국가들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5%를 차지하지만, G20국가 중 4%만이 모든 주요 지표에 공개하고 있었다.
저조한 공시 결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기후전환 계획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기후공시를 강조하는) 세이온클라이밋(SAY ON CLIMATE) 캠페인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투자자들의 요구가 늘어나고, (기후공시 의무화를 앞둔) 영국의 경우 규제로 인해 전환계획을 공표하는 것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며 "2022년에는 최소한 80%의 주요 지표에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지금보다 16%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DP의 최고임팩트책임자 니코렛 바틀렛은 이번에 첫번째로 시도한 기후전환계획 공시 분석에 대해, "CA100+이니셔티브와 저탄소전환평가(ACT) 프레임워크와 같은 현존하는 벤치마크와는 다른 요소들을 매핑하려고 노력했다"며 "전환계획의 품질과 완전성을 독립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 넷제로 달성을 위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CDP가 말하는 기후전환계획이란
기후전환 계획이란 조직(기업)이 보유한 자산과 운영, 전체 밸류체인을 동원해서 기후과학이 추천하는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에 관한 계획이다. 이 목표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에는 넷제로에 도달해서 지구의 온난화를 섭씨 1.5도로 억제하는 것이다.
CDP에 의하면, 기후전환계획의 핵심요소란 5-10년 동안 과학기반목표(SBT)와 장기간 SBT에 근거해서 전환 전략을 지원하는 것이다. 기후전환의 진행상황을 측정 가능하고 정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핵심성과지표(KPI)가 조직의 주요 요소에 통합되어 있어야 한다. 조직의 주요 요소에 대한 통합은 책임성, 시간 제한, 완전성의 원칙에 의해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며, 주요 거버넌스, 전략, 위기관리, 측정기준 및 목표 요소를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