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데이터가 쏟아진다, 글로벌 ESG 투자 및 평가기관 M&A 봇물

무디스, 유럽의 ESG 등급평가기관 '비지오 아이리스' 지분 취득 MSCI, 환경 핀테크 및 데이터 기업 '카본 델타' 인수

2020-08-11     박란희 chief editor

 

아직 국내에 상륙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ESG 관련 트렌드가 만만치 않다. 투자의 변방에서 메인스트림으로까지 상륙하는 움직임이다. 지속가능경영 전문 컨설팅업체 서스테이널리틱스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글로벌 ESG 표준, 프레임워크, 데이터 공급업체, ESG 등급 평가기관 등이 600개가 넘으며, 이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메이저 신용평가사, 투자기관들이 ESG와 관련한 평가기관, 데이터 제공업체 등을 지속적으로 인수합병하면서, ESG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흐름이다. 최근 서스테이널리틱스 보고서에 정리된 ESG 관련 인수합병 사례만 봐도 ESG생태계가 얼마나 활발한지 알 수 있다

글로벌 ESG 관련 인수합병 사례/서스테이널리틱스

2009년

 

2월 리스크메트릭스(Riskmetrics Group), 이노베스트(innovest) 인수

9월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와 잔찌 리서치(Jantzi Research) 합병

11월 톰슨로이터(Tomson Reuters), 애셋4(Asset4) 인수

         리스크메트릭스, KLD 인수

12월 블룸버그(Bloomberg), 뉴에너지금융(New Energy Finance) 인수

2010년

3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리스크메트릭스 인수

7월 GMI와 더코퍼릿라이브러리(The Corporate Library) 합병

2012년

6월 서스테이널리틱스, 리스판서블 리서치(Responsible Research) 인수

2014년

6월 MSCI, GMI Ratings 인수

2015년

9월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Ethix RRI Advisors 인수

2016년

11월 스탠더드앤푸어(Standard&Poor’s) 트루코스트(Trucost) 인수

2017년

1월 ISS, IW Financial 인수

6월 ISS, South Pole Group의 기후데이터부문(Climate Data Division) 

7월 모닝스타(Morningstar), 서스테이널리틱스 지분 40% 인수

2018년

3월 서스테이널리틱스, 솔라론 서스테이너빌리티 서비스(Solaron Sustainability Services) 자산 일부 매입

 ISS, 오에콤 리서치(Oekom Research) 인수

2019년

1월 서스테이널리틱스, CES International 인수

4월 무디스, 유럽 ESG 평가회사 Vigeo Eiris 다수 지분 획득

7월 무디스, 기후 데이터회사 포투엔티세븐(Four Twenty Seven) 다수 지분 획득

8월 MSCI, 기후 핀테크 및 데이터 애널리틱스회사 카본델타(Carbon Delta) 인수

10월 톰슨로이터, 에티컬 코퍼레이션(Ethical Corporation)의 모회사인 FC Business Intelligence(FCBI) 인수

12월 로베코샘(RobecoSAM)의 ESG평가 및 벤치마킹 툴을 S&P500이 인수  

 

특히 작년 1년 동안에만 무려 6건의 인수합병이 있을 정도다.  

지난해 1월, ESG 컨설팅업체인 서스테이널리틱스가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개입 및 보팅(votiong) 전문기관인 GES 인터내셔널을 인수했다. 이어 3월엔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유럽의 ESG 등급평가기관인 비지오 아이리스(Vigeo Eiris)의 지분 상당수를 인수했으며, 그해 7월에는 기후 관련 데이터기업인 포투엔티세븐(Four Twenty Seven)의 지분을 잇따라 인수했다. 그래 9월에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털(MSCI)이 환경 핀테크이자 데이터 애널리틱스기업인 ‘카본 델타(Carbon Delta)’를 인수합병했다. 뒤이어 10월에는 톰슨로이터가 에티컬 코퍼레이션의 모회사인 FC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인수했다. 12월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를 발표해오고 있는 로베콤샘의 ESG 사업을 S&P500 지수를 발표하는 S&P 글로벌이 인수했다. 

DJSI 평가를 해온 로베코샘은 이제 S&P robecosam이 되었고, 모건스탠리도 DJSI와 같은 지속가능경영지수인 MSCI KLD를 발표한다. 모두 인수합병으로 탄생한 것들이다. 

서스테이널리틱스 보고서에 따르면, ESG 생태계가 급속히 확장된 데에는 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이 점점 확대되면서 ESG 데이터가 많이 생성되고 있는 흐름에 기인한다. 2011~2018년 사이 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 발간비율은 20% 미만에서 86%까지 늘어났다. 

이뿐 아니라 베이비부머와 밀레니얼 세대 등이 모두 지속가능한 투자를 원하는 등 ‘고객의 압력’도 높아졌다. 201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자신의 돈이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데 투자되기를 원하는 고객들의 요청에 직면하고 있다. UBS 자산운용사의 지속가능책임자인 마이클 볼딩거(Michael Baldinger)는 “UBS의 임팩트투자는 2016년 12월 이후 3배 이상 증가해 17억달러(2조158억원)가 됐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UN PRI(유엔 사회책임원칙)에 따라 책임투자를 하겠다는 서명을 한 네트워크도 점점 확대돼왔다. PRI는 전세계 기관투자자들의 책임투자 흐름을 이끌고 있는 일종의 네트워크다. 2006년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코피아난 주도로 이 원칙을 만들었다. PRI가 제시하는 책임투자 원칙에 동의하고 이행을 약속하면 서명을 해야 한다. 현재 서명기관은 2300개가 넘는다. 자산운용사(Asset manager), 자산 보유자(Asset owner), 의결권 자문사 등 서비스 제공업체(Service provider) 등 3개 카테고리로 나뉜다. 

이들의 운용자산을 모두 합하면 80조달러(9경 4800조원)으로, 전 세계 운용자산의 3분의 2에 달한다. 이들은 ESG를 투자 분석과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통합하고 있다. 

이제 ESG는 기업의 리스크를 좌우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신용등급이나 투자에까지 영향을 미칠 중대한 요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