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도 이제 지속가능성 시대

2022-03-07     홍명표 editor
시멘트/픽사베이

 

우리가 매일 접하는 물질 중 가능 흔한 것 중 하나가 콘크리트다. 목조 건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건물에는 시멘트가 사용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시멘트는 탄소중립의 강력한 적이다. 시멘트 1톤당 이산화탄소 1톤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시멘트산업은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9%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시멘트 1톤당 거의 5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네이처의 연구에 따르면 이는 전세계 공업용수 사용량의 9%를 차지한다. 

때문에 빌게이츠는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저서에서 "전기차 만으로는 안되고, 시멘트와 철강 같은 산업의 탈탄소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 바 있다. 

환경전문지 그린비즈는 4일(현지시각) 시멘트의 온실가스를 대폭 감축하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5가지 혁신사례를 다뤄 주목을 끌었다. 

 

클링커 양을 대폭 줄인 세멕스, 탄소도 줄여

첫 번째 혁신사례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멕시코의 다국적 기업 세멕스(Cemex)가 만든 시멘트의 클링커 비율은 1990년의 85.5%에서 오늘날에는 77%로 떨어졌다. 클링커의 양을 줄인 것이 핵심비결이었다. 

클링커는 시멘트의 중간제품으로 분쇄하면 시멘트가 된다. 문제는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절반이 클링커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탄소를 줄이려면 이 물질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클링커의 양을 줄여야 한다. 유럽 시멘트 생산자 협회안 캠뷰로(Cembureau)의 매니저 니코스 니콜라카코스(Nikos Nikolakakos)는 “현재 유럽에서는 클링커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의 약 5%, 연간 약 900만톤을 재활용 물질과 타고 남은 재로 대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한편,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도 있다. 솔리다 테크놀로지스(Solida Technologies)의 전 CEO 톰 슐러(Tom Schuler)는 “우리는 석회석을 적게 사용하고 낮은 온도에서 가마를 가열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30%까지 줄였다”고 주장한다. 

또한 솔리다의 시멘트는 물과 반응하지 않고 다른 산업공정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접촉할 때 굳는다. 이산화탄소를 분해해서 석회석을 만들 때 화학반응이 일어나는데, 솔리다 시멘트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대신에 이를 흡수해서 최대 70%까지 배출을 줄인다. 상당한 양의 물도 절약한다고 한다.

두 번째 혁신은 CCS다.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탄소 포획 및 저장(이하 CCS)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CCS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0개의 CCS가 완공되었으며 2개의 시멘트 공장과 연계되어 있다고 한다. 세계 최대 생산업체인 중국국가건축자재(CNBM)에서부터 2020년에만 4개의 시범사업을 발표한 라파르주홀심(LafargeHolcim), 인도의 달미아(Dalmia)그룹까지 대형업체들이 CCS에 주력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화석연료 절감 사례도 있다. 시멘트를 생산할 때 가마를 매우 높은 온도로 가열해야 하는데 여기에 화석연료가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가마를 전기로 가열하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스웨덴의 시멘타(Cementa)는 에너지 회사 바텐폴(Vattenfall)과 공동으로 켐제로(CemZero)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기술적 타당성을 입증했다. 현재는 여러 대학 및 기업과 협력해서 프로젝트를 진전시키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가마를 가열시킬 때 필요한 연료를 '재활용 불가 폐기물'로 대체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줄이고 쓰레기 매립지로 보내는 폐기물의 양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캠뷰로의 니콜라카코스는 “유럽연합은 2018년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화석연료의 48%를 대체했다”면서 “약 780만톤의 탄소를 줄였다”고 그린비즈에 말했다. 

네 번째 혁신은 재활용과 콘크리트의 수명 연장이다. 스타트업인 모봇(Mobbot)은 3D프린팅 공정에 재활용 소재를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모봇은 콘크리트 파편을 사용해서 새로운 콘크리트를 만들고 있다. 또한 콘크리트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콘크리트가 스스로 보수하고 균열을 방지할 수 있도록 콘크리트에 박테리아를 주입하는 연구들이 진행중이다.

물을 재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시멘트 생산업체로서는 세계 3위이고 가장 혁신적인 업체 중 하나인 라파르주홀심은 2020년 시멘트 1톤당 필요한 물의 양을 전년 대비 9% 줄였다. 절약방법은 바로 빗물을 수집하고 저장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매년 40억 톤 이상의 시멘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 거의 30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영국의 왕립국제문제연구소(Chatham House)에 의하면 개발도상국의 도시화와 인프라 프로젝트의 증가로 인해 세계 시멘트 생산량은 향후 30년 이내에 연간 50억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비즈는 "물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침투성 콘크리트의 경우, 토양의 방수를 제한하고 도심의 열섬효과(도시 중심부 기온이 외곽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는 등 혁신적인 시멘트 제품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