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플라스틱 공급망 추적의 세 가지 어려움
2년 후면 플라스틱에 관한 국제 규제가 마련된다. 최근 열린 유엔 환경총회에서 결의된 내용이다. 이제 플라스틱은 '제2의 탄소'와 같은 취급을 받게 될 지 모른다.
특히 해양 플라스틱 시장에는 큰 변화가 일 조짐이 보인다. 세계자연기금(이하 WWF)에 따르면, 21세기 말까지 그린란드 면적의 2.5배가 넘는 바다에서 미세플라스틱이 50배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 삼성전자가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로 갤럭시S22 모델의 일부를 만들었듯이, 앞으로 해양에 버려진 폐기물 재활용은 큰 '먹거리'가 될 수도 있다. 이에 지속가능 전문 미디어 '서스테이너블브랜즈(SustainableBrands)'는 최근 '오션웍스'(Oceanworks)의 공동설립자 폴 칙(Paul Cheek)의 칼럼을 소개했다. 오션웍스는 해양에 버려진 폐기물을 재생해서 원재료로 활용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폴 칙에 의하면, 해양폐기물 재활용 업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원료가 제때 공급돼야 하고 ▲적정한 가격이어야 하며 ▲원료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산화탄소 감축과 환경적인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홍보할 수 있도록, 이른 바 '재생원료 소스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생 플라스틱에 대한 현재의 추적시스템은 세 가지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폴 칙은 주장한다.
첫 번째가 상위 공급망의 투명성이다. 폴 칙은 "지금까지 업체들은 원재료가 제 시간에 공급되기만 하고 또 너무 비싸지 않으면, 어디서 왔는지는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제품의 지속가능성이 사회적으로 중요해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원재료가 어떻게 수집되고, 처리되고, 제조 및 유통되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한 것이다.
많은 플라스틱 재활용업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상위 공급망과의 수직적인 통합이 되어있지 않다고 한다. 데이터를 추적하고 문서화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없으며, 이러한 데이터를 추적할 필요도 못 느끼는 게 현재의 상황이라는 것.
여기에다 재활용 플라스틱이 상업용 합성수지로 가공되고, 이후 최종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가공업체ㆍ제조업체들과 거래를 해야 하는데, 전체 공급망에 대한 데이터 수집은 더더욱 어려워지는 게 문제라고 폴칙은 밝혔다.
두 번째는 데이터를 모아두는 저장시스템이 필요하다. 업체들은 개별적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개별 시스템에 주로 저장하기 때문에 공급망에서 다른 업체들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가 없다고 한다. 폴칙은 "통합적인 정보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션웍스는 이를 위해 폐기물 수거 센터, 저장기관, 처리업체, 유통업체, 제조업체 모두가 호환 가능한 포맷으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해양플라스틱의 생태계 구축을 돕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오션웍스는 제품이나 원재료를 패키징 단위로 추적하는데, 모든 데이터는 각기 다른 업체들이 재료를 사용할 때마다 블록체인 기술로 기록된다. 이 방법은 투명성을 높일 뿐 아니라 탄소발자국을 줄이면서 전체적인 플라스틱 폐기물 양까지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폴칙은 "무게로 불순물이 들어갔는지를 알 수 있어서 최종 제품의 재료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데, 이는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생산량이 무게로 가늠되기 때문"이라며 "처리과정에서 재생되지 않는 플라스틱 같은 필러(filler)가 제품에 섞여들어갔는지를 무게로 모니터링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추적이 필요하다. 폴 칙은 "해양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의 전체 공급망을 이해하려면 각 단계마다 감사가 필요하지만, GRS(Global Recycling Standard)와 제로 플라스틱 오션(Zero Plastic Oceans)과 같은 일반 인증업체에서는 보통 비용과 시간 때문에 정기 감사를 간단히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션웍스는 오라클의 추적 시스템을 이용, 블록체인 기술로 공급망 데이터를 확인하고 원산지와 재생 원료를 증명한다고 밝혔다.
폴 칙은 "해양 플라스틱 공급망과 관련된 모든 업체들이 통합된 정보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서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