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부동산 중 35% 기후변화 취약...ESG 반영한 부동산 투자 전략 증가
부동산 신탁ㆍ투자회사들, 지속가능성 고려한 부동산 평가 지수 개발
리츠(REITs) 부동산 중 35%가 홍수, 태풍, 허리케인,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 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기후분석업체 '포투엔티세븐'(Four Twenty Seven)과 부동산 기술업체 지오피(GeoPy)가 발표했으며, 312개의 리츠가 보유한 7만3500개의 부동산을 대상으로 기후 변화 취약성을 평가했다.
리츠란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에 투자하고, 각종 운용 수익(임대수입, 매각차익, 개발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부동산간접투자 방식이다. 리츠를 발행하는 부동산 투자회사는 총 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배당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
지속가능성 데이터 분석 제공업체인 트루밸류랩스(Truevalue Laps)의 제품 매니저 겸 연구팀장인 안드르 셰프리(Andre Shepley)는 "특히 해안가에 가까이 있는 리츠 부동산의 경우, 기후변화 리스크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를 부동산 투자 전략에 반영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부동산 투자 위험이 실질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SIF: 지속가능하고 책임 있는 투자를 위한 포럼'에서 2018년 부동산 투자 및 신탁 전략은 약 108개로, 규모는 2724억달러(323조 47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거버넌스, 기후 변화, 탄소, 지역사회, 녹색 건설, 스마트 성장 등을 상위 ESG 전략으로 반영했다. 2010년 지속가능한 부동산 투자는 약 30개로, 244억 달러(29조원) 자산 규모에 그쳤던 것에 비해 꾸준히 증가했다.
ESG 자산 관리기관인 버트(Vert)의 CEO 겸 공동 설립자인 샘 아담스는 "지속가능성 투자에 더 많은 자금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지속가능성을 리츠 포트폴리오에 통합시킬 수 있도록 뮤추얼 펀드와 새로운 지수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SIF의 연구 책임자 메그 보어스(Meg Voorhes)는 "우리는 지난 8년 동안 부동산 부문에서 ESG가 빠르게 성장했음을 목격했는데, 다만 자산 증가 규모는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만큼 크지 않았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지속가능성에 투자함으로써 부동산 회사들은 더 많은 책임감 있는 행동을 채택하도록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 부동산 지수
지난 12월 영국 데이터∙분석 기관인 FTSE 러셀(Russell)은 투자자들이 부동산 포트폴리오에 기후 위험을 평가할 수 있도록 ‘FTSE-유럽 부동산협회(EPRA)-미국리츠협회(NAREIT)’의 그린 지수를 발표했다. 기존의 부동산 주식 시장 지수에 지속 가능성을 적용한 것이다.
미국 FTSE 러셀의 ESG 책임자 토니 캄포스(Tony Campos)는 "에너지 사용, 탄소 배출, 녹색 건물 인증 등 친환경 지표를 기준으로 기업 성과를 평가한다. 친환경 성과가 높은 기업은 가중치가 높다"며 "투자자들에게 그린 지표가 적용된 리츠 전략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뿐 아니라 기업 성과, 리스크, 그리고 기후와 환경 관점에서도 기업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린 부동산 지수는 다른 부동산 투자 전략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SG 부동산 뮤추얼 펀드
자산 관리기관 버트(Vert)는 2017년 ESG 부동산 투자를 중심으로 한 뮤추얼펀드인 버트의 '글로벌 지속가능한 부동산 기관 등급(Global Sustainable Real Estate Institutional Class)'을 론칭했다. 버트는 온실가스 감축, 기업지배구조, 그린빌딩 인증 등을 평가하며 이를 바탕으로 리츠 점수를 매기고 화석연료 산업과 관련있는 리츠는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다.
CEO 아담스(Adams)는 “부동산은 지속가능한 투자가 잘 반영되지 않은 자산 중 하나다. 우리는 전 세계 상장된 리츠 중 지속가능성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리츠를 중심으로 선정한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 리스크를 인지하고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환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리츠를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