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농업, 핀테크까지... 폭넓은 클린테크 적용

2022-03-17     이성희 junior editor

2021년 클린테크(Clean technology) 스타트업으로 600억 달러(72조원) 이상이 유입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치로, 거래 규모가 대폭 증가할 뿐 아니라 분야 또한 다양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클린테크는 에너지 효율 개선, 지속가능성 등 환경에 대한 악영향을 줄이는 모든 기술을 일컫는다. 최근 클린테크는 식품과 농업, 심지어 핀테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임팩트온'은 최근 성장 중인 클린테크 기업으로 외신에서 소개된 3곳의 사례를 정리해 봤다. 

 

심플밀즈... 팬케이크용 밀가루를 왜 연구?

국의 식품 기업인 심플밀즈(SimpleMills)의 원재료 조달에서 클린테크를 적용한다. 심플밀즈는 전체 식재료의 17%(2020년 기준)를 USDA 유기농 인증을 거쳐 조달하는데, 대개 식품 기업들의 클린테크는 제조 공정이나 포장 단계에서 적용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흔하지 않은 사례다. 

심플밀즈는 탄소 배출량 감소와 재생농업 실천에 올인한다. 이유는 토양 회복력 때문이다. 현재 사탕수수, 쌀, 옥수수, 밀 4개 작물은 전 세계 작물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다양성의 부족은 곧 토양 회복력의 저하로 이어질수밖에 없다. 심플밀즈는 재생농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가와 직접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베이킹 믹스, 크래커, 쿠키와 같은 제품군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씨앗, 야채 가루와 같은 새로운 재료를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팬케이크용 밤가루이다. 우리가 주로 소비하는 옥수수나 밀 등은 매년 수확하고 새로 심는데, 이는 1년마다 탄소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셈이다. 반면 밤가루는 다년생으로 탄소의 순환 시기가 길다. 또한 밤은 다른 작물들보다 평균적으로 3배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어 탄소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밤 밀가루 이외에도 수박 씨 밀가루, 코코넛 설탕 등의 재료가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재료 연구는 계속될 예정이다. 

식량, 농업 및 토지 사용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심플밀즈의 캐틀린 스미스 CEO는 "농업은 문제의 일부인 동시에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말했다.

밤 가루로 만든 팬케이크 믹스/홈페이지

 

캐나다 비료회사 뉴트리언, CCUS와 녹색 암모니아 공장

캐나다의 비료 회사인 뉴트리언(Nutrien)은 북미, 호주, 남미 전역에 1,500개 지점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농작물 서비스 제공업체이다. 뉴트리언은 매년 전 세계에 2500만 톤 이상의 칼륨, 질소 및 인산염 제품을 생산해 유통한다.  

뉴트리언은 저탄소 비료 개발에 주력한다. 뉴트리언의 단기 목표는 기존 인프라를 사용해 CCUS(탄소포집, 활용 및 저장)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에너지부(DOE)와 파트너십을 맺어 녹색 암모니아 공장을 개발하고 있으며, 연간 약 100만 톤의 그린 · 저탄소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2021년 기준). 

최근에는 그린 암모니아를 연료로 활용하는 선박 개발을 위해 벨기에의 선사 엑스마르(EXMAR)와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대체 해양 연료로서의 암모니아 개발 산업 공동 연구에도 참여했다. 이는 저탄소 암모니아를 해양 산업의 청정 연료로 만드는 첫 단계이다.

또한 뉴트리언은 ‘탄소 프로그램(Carbon Program)’ 운영을 시작했다. 이는 재배농가와 협력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프로그램이다. 재배업자는 탄소 배출량, 기후 스마트 조건 만족 등의 기준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받는다.  또 재배업자가 탄소 크레딧을 쉽게 구매하거나 판매할 수 있어 수익화할 수 있다. 2030년에 실시될 예정인데, 현재 캐나다와 미국 전역에 약 22만 에이커의 파일럿 부지가 마련되어 있다. 이는 기존 목표였던 10만 에이커를 훨씬 초과한 면적이며, 향후 몇 년간 남미와 호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탄소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최대 1 에이커당 1메가톤 감소한다. 이 수익은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탄소 감축을 위한 로드맵/홈페이지

 

기후 핀테크의 성장

클린테크와의 융합을 시도하는 새로운 분야로 핀테크가 떠오르고 있다. 클린테크 스타트업과 핀테크 투자사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지만, 핀테크는 오랫동안 에너지 및 탄소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독일의 벤처 캐피탈 코메르츠벤처스(CommerzVentures)는 기후 핀테크의 선두주자로, 임팩트 투자 · 기후 위험 등을 고려하는 스타트업을 위주로 투자한다. 기후 핀테크는 클린테크의 일종으로, 탄소 배출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금융 부문을 보다 친환경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디지털 금융 기술을 일컫는다. 코메르츠벤처스의 폴 모겐달러 파트너는 "우리는 유럽 기후 핀테크 분야의 선도적인 투자자로서, 탄소 중립을 위해 기업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코메르츠벤처스의 클라이밋뷰 투자/폴 모겐달러

대표적인 예시가 클라이밋뷰(ClimateView)와의 파트너십 체결이다. 클라이밋뷰는 2021년 초, 스웨덴 정부의 탈탄소 계획에 따라 클라이밋OS를 개발했다. 클라이밋OS는 뉴캐슬, 만하임 등의 대도시들이 기후 행동을 계획, 실행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한다. 

도코노미의 DO 앱 실행 화면/홈페이지

또한, 코메르츠벤처스는 스웨덴의 도코노미(Doconomy)에 대한 투자도 주도했다. 도코노미는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고 측정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도코노미의 모바일 뱅킹 앱인 DO는 올랜도 지수를 사용해 모든 금융 거래에 대한 탄소 배출량 수치를 제공하며, 카드 거래에 대해 탄소 발자국과 물 발자국을 계산한다. 폴 모겐달러는 "코메르츠벤처스는 기후 활동을 촉진하는 핀테크의 가능성에 흥미를 갖고 있다"며 "은행과 결제사가 고객에게 기후 활동을 알리고 촉진하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클린테크와 핀테크 분야의 결합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학계와 산업의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버밍엄 대학교는 지난 2월 기후 변화에 대한 회계학을 필수 학위 과정에 추가했으며, 코메르츠벤처스 외에도 아필리오, 바이마일즈, 겟세이프 등 여러 투자사들이 기후 핀테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