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I, 석탄에 대한 표준 발표

2022-03-17     홍명표 editor
석탄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픽사베이

GRI가 석탄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표준을 15일(현지시각) 출시했다.  

'GRI 12: 석탄섹터 2022'라는 타이틀의 이번 표준은 2024년 1월부터 발효되는데, GRI는 조기 채택을 권장하고 나섰다. 

GRI는 모두 40개 분야(섹터)에 대해서 표준을 만들 예정인데 지속가능성에 큰 영향을 주는 분야부터 표준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첫 번째로 석유와 가스에 대한 표준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 표준은 섹터별 표준의 두 번째에 해당된다. 채굴(mining), 섬유 및 의류, 식음료에 관한 기준은 다음단계이며, 농림어업 섹터 표준이 올 여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SASB(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가 2018년 77개 산업별 지속가능성 표준을 출시한 것처럼, GRI도 앞으로 순차적으로 섹터별 표준을 발표하게 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석탄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0%를 차지한다. 석탄회사가 저탄소 전환에 어떻게 부합할지에 대한 투명성 압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표준은 경제, 환경과 사람들에게 석탄산업이 미치는 영향을 석탄업계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석탄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권위적이고 국제적인 표준이다.

석탄섹터의 표준을 만든 목적에 대해서 GRI의 표준을 설정하는 독립기관인 GSSB(Global Sustainability Standard Board, 이하 GSSB)의 의장인 주디 쿠셰프스키(Judy Kuszewski)는 “파리협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시급하게 석탄산업을 전환시켜야 하는 절박감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표준은 석탄업계에서의 위치, 전문성, 규모에 관계 없이 모든 석탄업체에 적용가능하다. 이 표준을 통해서 석탄업체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판단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번에 GRI가 발표한 표준에 대한 보고서의 표지/홈페이지

그럼 이 표준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GSSB라는 위원회가 지명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독립된 전문가그룹을 만들어서 표준을 설정한다. 이번 전문가그룹에는 유엔환경계획(UNEP), 채굴산업투명성운동기구(EITI),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SASB), 투자기관인 FTSE 러셀(Russell)과 S&P 글로벌(Global)의 전문가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석탄 표준에 포함된 내용을 간추리면, ▲석탄 채굴에서 벗어나는 계획을 포함한 파리 협정에 반영된 기후변화 완화 요구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법▲인권 문제, 종업원 및 커뮤니티의 안전과 복지에 걸친 사회적 영향에 대한 설명 책임▲석탄 부문이 수질, 대기 및 토양 오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환경과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 ▲탄광 폐쇄와 이것이 지역사회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강력한 보고서 작성 ▲금융 의무와 부패 척결을 위한 조치를 이행하는 것이 포함된다.

GRI의 실무작업자이며 석탄과 강철회사의 CEO인 앤 클레어 하워드(Anne-Claire Howard)는 “세계가 석탄 사용을 근본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는 석탄이 계속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며 "따라서 단순히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석탄회사나 자산의 지속가능성과에 주목해야 하며, 이것이 석탄을 위한 새로운 GRI 섹터 기준이 중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 표준은 두 가지 반대되는 힘, 즉 석탄 채굴의 허용할 수 없는 기후 영향과 기존 생산의 지속으로 인한 광범위한 영향의 조화를 추구한다. 하워드 대표는 또 "채굴산업에서 배출량을 측정하고 줄이는 것도 하나의 측면이지만, 노동조건이나 노동권 등 사회적 문제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이번 표준에서 '정의로운 전환' 기준서의 공정한 이행과도 매우 관련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SASB와 GRI 12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GRI는 "예를 들어 SASB는 직접 배출인 스코프1(Scope1)에 대한 보고를 하지만, GRI12는 스코프2(Scope2) 또는 공급망 배출량인 스코프3(Scope3) 부문에 대한 보고도 하도록 한다. 회사의 재무나 성과에 미칠 지속가능성 리스크요인을 중시하는 SASB와 달리, GRI는 석탄산업이 경제, 환경과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보는, 즉 '이중중요성(double materiality)' 원칙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GRI 12에서는 석탄회사가 매각한 자산에 대해서도 보고토록 하고 있다. GRI는 "제품은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를 줄이기 위해 석탄자산을 매각하는 흐름은 새로운 문제"라며 "탄광을 다른 기관에 매각해도, 전 세계적으로 보면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표준에는 석탄 섹터에 대한 공공정책 및 로비활동에 대한 보고도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