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사상 최대 규모의 ESG 회사채 발행
회사채 사상 최대 규모인 57.5억 달러 ESG 채권 발행 발행 모집 시작하자, 투자자금 380억 달러 모여
지난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Alphabet Inc.)이 사상 최대 규모인 57.5억 달러(약 7조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용 회사채(기업 발행 채권)를 초저금리에 발행했다고 전했다.
알파벳은 2015년 10월, 구글 공동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설립한 미국의 복합기업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과 구글의 연구소인 X랩, 투자 사업을 담당하는 구글 벤처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구글이 알파벳의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기존에 구글 내에서 진행되던 무인자동차, 생명과학 등의 사업은 따로 분리되어, 현재 구글은 검색, 광고, 유튜브 등의 인터넷 사업만 집중하고 있다.
알파벳은 4년 전 자사가 발행했던 채권 규모와 금융시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에 70억 달러(약 8조원) 채권을 발행하고자 했지만, 투자자금이 380억 달러(약 45조원) 이상이 몰려 100억 달러(약 12조원)로 조정해 채권을 발행했다. 이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19)으로 경제적 피해를 본 중소기업 지원과 청정에너지 및 그린 빌딩 등의 환경 프로젝트 운영 목적의 ESG 채권을 57.5억 달러(약 7조원)로 지정했다. 이는 기업들이 그동안 발행한 ESG 채권 중 가장 큰 규모다.
또한, 채권 발행금리도 회사채 가운데 최저수준으로, 지난 6월 최저 발행 금리로 주목받은 아마존의 기록을 깼다. 아마존의 7년 만기물과 40년 만기물의 금리가 각각 1.2%와 2.7%였던 반면, 알파벳은 이보다 더 낮은 0.8%와 2.25%가 제시됐다.
또 ESG로 지정된 채권의 경우, 5년 만기물인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대해서는 발행금리가 0.45%로 미국 채권 동일 만기물보다는 0.25% 높지만, 화이자(Pfizer)와 아마존의 5년 만기물의 회사채보다는 0.8% 낮은 수준을 보였다.
알파벳이 최대규모, 초저금리의 ESG 채권을 발행한 이유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악화로 ESG 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더 확대된 것과 더불어 환경적 책임감에 따른 것이다.
알파벳의 핵심 자회사인 구글은 2007년부터 넷제로(탄소중립)를 목표로 삼고 지난 3년동안 사업장 전체 전력 소비량을 친환경에너지로 상쇄하고 있을 만큼 환경 이슈에 오랫동안 집중해왔다. 이번에 알파벳이 발행한 57.5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ESG 채권의 사용 용도에서도 환경 프로젝트에 집중되는 비율이 상당하다.
또한 이번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환경에 대한 강력한 투자 수요를 확인한 알파벳과 구글은 앞으로도 환경을 강조한 투자와 더불어 녹색채권 발행을 지속할 전망이다.
한편, 구글뿐 아니라 미국의 빅테크(Big Tech) 기업에서도 환경 및 기후변화에 관한 관심과 투자가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넷제로를 넘어 넷마이너스(Net-minus)를 205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설립 이래로 자사가 배출한 탄소보다 더 많은 양을 상쇄할 계획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폐기물 제로화를 선포하고, 매립 및 소각되는 사업장의 폐기물량의 90% 감축과 동시에 100%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애플(Apple)도 2030년까지 자사 공급망과 제품에 대해 100% 넷제로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애플은 IPP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제시한 목표보다 20년 빨리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저탄소 제품 생산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 및 효율성 확대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은 100%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과 더불어 탄소 배출량을 기존 대비 75%로 감소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미국 에이펙스 클린 에너지(Apex Clean Energy)로부터 179MW의 재생가능한 전력을 구입하여 사용하겠다는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었다.
빅테크 기업의 이와같은 친환경 움직임에 대해, 스티븐 리버라토레(Stephen Liberatore) 누빈(Nuveen) 수석 책임투자전문가는 "앞으로 테크기업의 이와 같은 지속가능성에 주목한 ESG 채권 발행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