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부유식 태양광 발전…세계 최초 마이너스 가격 낙찰가

2022-04-07     유미지 editor
댐 저수지에 부유식 태양광 패널 설치 권한을 두고 포르투갈이 공개입찰에 나섰다./ EDPR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전소에 사용되는 천연가스 가격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각국의 정부와 기업은 풍력 및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르투갈이 부유식 태양광 패널 설치 권한을 놓고 경매를 진행한 결과, 재생에너지 가격이 최저로 낮아져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마이너스 공급가를 제시해, 낙찰된 것이다. 

 

포르투갈, 수상 태양광 위해 마이너스 공급가 제시 업체 선정

지난 화요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에너지국(DGEG)은 183메가와트급 부유식 태양광 패널 설치 권한을 놓고 경매를 진행했다. 서유럽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인 포르투칼의 알쿠에바 인공호수에 70메가와트의 부유식 태양광을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낙찰기관 중 가장 큰 규모로 선정된 곳은 세계 4위 재생에너지 생산업체인 EDPR이었다. 인공호수의 부유식 태양광 패널로 70메가와트, 하이브리드 풍력으로 70메가와트 등을 설치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EDPR이 제시한 가격이다.

낙찰가는 15년간 -4.13유로(약 5486원)/MWh 였다. 마이너스로 낙찰가가 책정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결국 EDPR이 향후 15년 동안 4.13유로씩 포르투칼 전력시스템에 지불한다는 의미다. 발전시설은 2025년부터 시작된다.

EDPR의 한 관계자는 "마이너스 전기 공급가를 제시한 것은 이번 사업이 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재생에너지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그는 “태양광과 풍력 사이의 비용 시너지 효과가 있고 에너지 저장장치(ESS) 운용에서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설사 태양광 발전으로 손해를 봐도 풍력이나 ESS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EDPR 외에도 스페인 전력회사 엔데사(Endesa)는 북부 알토 두 라바가오(Alto do Rabagao) 댐에 42MW 태양광 프로젝트를 설치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1억 1500만 유로(한화 약1527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베리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재생 에너지 기업 피네르게(Finerge)는 총 38MW의 태양열용량을 설치하기 위해 각기 다른 댐에 3개의 부지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에너지국은 성명을 통해 "부유식 태양광 경매를 통해 포르투갈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에너지 가격을 설정함으로써 새로운 기록을 경신했다. 전기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15년 동안 1억 1400만 유로(한화 약1860억 원) 상당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재생에너지 가격은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

IPCC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가격. 전세계의 재생에너지는 가격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IPCC

한편 월요일에 발표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에 따르면 풍력 및 태양광과 같은 재생 에너지 기술의 개발 및 확장으로 인해 지난 수십 년 동안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역시 "재생에너지는 화석 연료보다 빠르게 저렴해지고 있다"고 2021년 보고했다. IRENA의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 에너지는 2010년에 1 메가와트시(MWh) 가격은 378달러(한화 약 46만원)였으나 2019년에는 68달러(한화 약 8만3000원)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태양 에너지 비용이 5배 이상 감소한 것이다. 해상 및 육상 풍력도 극적인 가격 하락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전력 공급원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동안 석탄의 글로벌 전력 가격은 111달러(한화 약 13만 5000원)에서 109달러(13만 3000원)로 떨어졌다. 태양광 가격은 89%, 풍력은 70% 하락한 반면 석탄 전력 비용은 2% 감소한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가격이 이미 낮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월요일에 발표된 보고서에 대한 답으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속도는 3배가 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재생 에너지는 이미 훨씬 저렴하다”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더 빠른 행동을 촉구한 발언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