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는 지속가능성에서 월마트를 추적할 수 있을까
코스트코와 월마트는 세계적인 소매유통업체로, 둘 다 식품, 의류, 그리고 다양한 다른 제품들을 판매한다. 취급하는 제품이 다양하다 보니 공급망도 거대하고 복잡하다. 환경전문 미디어 그린비즈는 11일(현지시각) 이 두 업체의 공급망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두 업체는 많이 비슷하면서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접근방식, 특히 스코프3의 배출량 감소와 관련해 협력업체를 참여시키는 방법은 다르다고 한다.
월마트는 지속가능한 참치 협력업체와 계약하고, HSBC와 함께 공급망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 조달 옵션에 과학 기반 감축목표(SBT) 요구사항을 추가했다. 또한 최근 보고서에서 월마트는 2020년 '프로젝트 기가톤'을 통해서 1억8600만톤의 배출을 줄였다고 주장했다. 프로젝트 기가톤은 월마트가 납품업체들이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데 묶어 전력구매계약(PPA)을 맺도록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또한, 월마트는 제품에서 유해한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요건을 갖춘 납품업체와 계약을 맺었으며, 2022년까지 100% 삼림 벌채가 없는 지역에서 키운 쇠고기, 2023년까지는 콩을 공급할 목표를 두고 있다.
70% 주주들, "코스트코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하라" 찬성
반면, 코스트코는 공급망의 지속가능성 계획에 대해 훨씬 더 조용하게 움직인다. 그린 센츄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주주 옹호자인 토마스 피터슨(Thomsa Peterson)에 따르면, 코스트코의 지속가능성 계획에 대한 정보는 주주들에게 별로 희망적이지 않다고 한다.
지난 1월 코스트코 이사회는 코스트코가 자사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공급망 배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겠다는 주주제안에 반대했다. 하지만 이 제안에 대해 주주들은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주주들 70%가 코스트코의 보다 엄격한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에 찬성했다.
투표 전까지만 해도 코스트코는 올해 12월까지 스코프 1, 2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할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주주들의 압도적인 찬성 때문에 코스트코는 감축 계획을 11개월이나 앞당겨야 했다. 지난 1월 스코프 1, 2를 기준으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오는 12월까지 스코프 3 배출량을 공개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공급망 컨설턴트 사이먼 게일(Simon Geale)은 "월마트가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고 협력업체들을 격려할 수 있지만, 이것은 규모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반면, 코스트코는 구매력과 영향력이 월마트만큼은 되지 않아 이 부문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그린비즈에 밝혔다.
코스트코는 2021년 매출 1632억2000만 달러(201조원)으로, 세계 2위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다. 세계 1위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2021년 5199억3000만 달러(64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코스트코가 공급망 협력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이케아는 제품당 평균 70%의 기후총량을 줄이는 등 2030년까지 '기후 포지티브(climate positive)'가 되겠다고 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공급망 배출량을 2016년에 비해 15%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기후 포지티브’(climate-positive)란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흡수량보다 적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코스트코, 2035년까지 45%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밝혀
코스트코가 과연 앞으로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월마트를 따라 잡을 수 있을까.
보다 일관적인 제품 라인이 있고 더 안정적인 협력업체 관계를 갖고 있는 월마트와 달리, 매번 다양한 제품을 판매대에 올려놓는 코스트코의 공급망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코스트코에 장기적인 지속가능성 프로젝트에 협력사를 참여시키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BSR의 소비자부분 이사인 조르게터 마린츠(Jorgetter Marinez)는 "코스트코가 공급망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했다면 가장 많은 스코프 3 배출량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트코가 좀 더 안정적인 공급망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부분으로 자사 브랜드인 '커클랜드'를 꼽기도 한다. 코스트코는 월마트와 마찬가지로 자사 브랜드를 스코프 3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 코스트코는 지난 1월 주주총회 이후 시행한 스코프 1, 2, 3 보고와 지속가능성 및 온실가스 배출계획을 홈페이지에 개략적으로 정리했다. 203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고, 냉매 프레온 가스의 일종인 HFC를 단계적으로 폐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스코프 1과 2 탄소 배출량을 연간 2% 감축할 계획이다. 2020년 기준 연도에 비해 2035년까지 45%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월마트가 2040년까지 스코프 1과 2에 대해 목표한 절대 제로 배출량(오프셋을 사용하지 않음)보다는 덜 공격적이다. 하지만 이는 또다른 유통업체인 타깃(Target)보다는 더 공격적인 목표다. 타깃의 스코프1,2 감축 목표치는 2040년까지 2017년 대비 30%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타깃은 2040년까지 스코프3를 30% 줄이겠다는 목표를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