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메타가 1조2200억원 투자, 온라인결제업체 스트라이프의 '프론티어 펀드' 전략은?
온라인 결제업체 스트라이프(Stripe)가 소유한 공익 유한책임회사(LLC) '프론티어(Frontier)' 펀드에 구글의 알파벳(Alphabet), 메타(meta), 쇼피파이(Shopify) 등이 10억 달러(1조2200억원)를 투자했다.
새로운 기금은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데 중요하다 말하는 탄소 제거 기술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 이후 탄소 제거 오프셋(offset, 상쇄분)을 구매하고자 하는 전 세계 모든 회사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론티어 펀드(Frontier) 는 탄소 제거 기술에 대한 미래 수요를 보장함으로써 기술의 개발 가속화를 목표로 하는 AMC(Advanced Market Commitment)다. 연구소, 기업 및 투자자들에게 기술에 대해 알리고 투자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며, 현존하는 기술과 경쟁하기보다는 스타트업의 탄소 제거 기술을 지원해 새로운 탄소 제거 기술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펀드다.
AMC라는 개념은 백신 개발에서 차용했다. 2007년 폐렴구균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자금 지원 메커니즘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개발도상국을 위해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과 선진국들이 15억 달러를 선매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1억5000만 명의 어린이들에게 예방 접종이 이루어졌고 이후 10년 동안 70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기업들이 탄소제거툴 개발에 뛰어든 이유
보통 이런 종류의 기술 개발 투자는 정부나 자선단체들이 감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트라이프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스테이시 콕(Stacy Kauk)은 “각국 정부는 실험적인 아이디어에 투자하기 위해 타협할 여유가 없다”라고 전했다. 메타의 전략 책임자인 피터 프리드는 “이 투자는 자선이 아닌 연구 개발에 더 가깝다”며 탄소 제거 펀드 투자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현재 탄소 제거를 위해서는 탄소 상쇄, 탄소 포집, 광물을 분쇄해 탄소를 제거하는 솔루션 등 다양한 방법이 쓰이고 있다. 스트라이프의 기후 책임자인 낸 랜소호프(Nan Ransohoff)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50년까지 매년 60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제거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 규모에 도달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기술들의 잠재력을 서둘러 알아내지 않는다면 세계는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프론티어 펀드의 운용 방식
탄소 제거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은 프론티어 펀드에 자금 조달을 요청할 수 있다.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스타트업의 기술을 확인하고, 자금 조달을 허용하면 프론티어는 포획된 탄소를 톤당으로 협상하고, 그 톤을 상쇄하기 위한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한다. 스타트업에 조달되는 비용은 톤당 75달러부터 2000달러까지 다양하다.
프론티어 펀드는 구매력을 이용해 탄소 제거 스타트업을 최대한 많이 지원하고, 그 스타트업들로부터 최대한 많은 탄소 제거량을 얻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금은 2030년까지 사용될 예정이며, 여타 기업과 정부가 동참할 수 있도록 기금을 점점 더 늘려갈 예정이다.
스트라이프와 쇼피파이는 각각 프론티어 펀드를 통해 14개, 22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메타와 구글 역시 더 강력한 탄소 제거를 원하고 있다. 알파벳의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 케이트 브랜트(Kate Brandt)는 “앞으로 탄소제거툴의 가격이 저렴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견을 전했다. 맥킨지의 디콘 피너(Dickon Pinner)는 “세계가 기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톤당 탄소 제거 비용이 40~140달러(약 4만 9000원~17만원) 사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NEF는 "지난해 청정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7500억 달러(920조 원)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 10년 동안 탄소 제거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 9억2500만 달러(약 1조 1350억원)는 큰 액수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탄소 제거 기술을 확장하려면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