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북극기지, 기후 피해 심각…감찰팀, "복원 준비 부족하다" 보고
미국 국방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로 미군 기지의 준비 상태가 부족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북극에 위치한 미군 기지가 온도 상승으로 인해 얼음이 녹으면서 기지 활주로와 도로에 균열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장기 기후 위험을 인지하지 못해 시설을 강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북극 기지, 기후 변화로 인해 활주로와 도로에 균열
미군은 그동안 기후 변화를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홍수, 산불, 폭염 및 기타 자연재해가 미군 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왔다.
이후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난해 6~7월 미국 최북단에 위치한 6개 군사 기지에 감찰관이 방문했고, 장기 기후 변화에 대비한 시설 및 운영 계획을 확인했다. 감찰관은 보고서를 통해 “북극과 주변 지역에 위치한 6개 시설에서 대부분의 시설 담당자들은 군사시설 복원 계획과 과정, 방법에 대해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라고 전했다.
보고서에는 얼음이 녹으면서 가라앉은 활주로, 손상된 도로, 수면 상승으로 인해 무너진 방파제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조사관들은 “방문했던 6개 기지 모두 비슷한 종류의 피해를 입었으나 관계자들은 미래에 있을 기후 위험에 대해 대응하기보다 즉각적인 문제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미군에게 북극 기지가 중요한 이유
북극은 미군의 전략적인 요충지다. 미국 본토, 러시아, 중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다,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인해 해빙이 녹고 항로가 열리면서 석유 및 자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현재 미군 기지 중 한 곳은 그린란드에 위치해 있으며 나머지 5곳은 알래스카에 있다. 툴레(Thule) 공군기지, 앨먼도프-리차드슨(Elmendorf-Richardson) 합동기지, 클리어 공군기지(Clear space Force Station), 아이엘슨(Eielson) 공군 기지, 포트 웨인라이트(Fort Wainwright) 및 포트 그릴리(fort Greely) 등이다.
북극은 다른 지역보다 2~3배 빠르게 기온이 오르고 있다. 지난 3월 섭씨 30도에 달했던 폭염은 많은 과학자들을 놀라게 한 대표적인 이상 기후 현상이었다.
이같은 기후 변화는 미군의 훈련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9년, 알래스카에 위치한 포트 웨인라이트 기지는 산불로 인한 위험이 늘면서 태평양 공군 비행 대대의 훈련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정 기간 동안 계획된 훈련의 59%만 수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 북극 기지의 고위 장교들은 감찰팀에게 "기지를 강화하는데 필요한 훈련과 자금이 부족하다"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대부분의 기지와 군 부대가 기후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감찰팀의 권고 사항을 받아들이거나 작업 중에 있으며, 기지에 대한 자원을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