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폐기물 100% 재생하는 시대 열리나

2022-04-19     홍명표 editor
사진은 100% 섬유폐기물로 만든 완전 재생섬유 리오셀/홈페이지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쓰고 버린 마스크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이미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양도 양이지만 처리방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물며 우리가 매일 입는 의류의 경우는 어떨까. 의류 폐기물 또한 순환경제 시대를 맞아 가장 논란이 많은 분야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에브르누(Evrnu)라는 기업이 100% 의류폐기물로 섬유를 재생하는 혁신을 일으켰다고 트리플펀딧(Triplepundit)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의류폐기물 문제를 해결려는 기업은 섬유제조 과정에서 한두 단계를 개선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에브르누는 100% 의류폐기물에서 재생한 섬유인 리오셀(Lyocell)를 최근 출시했다. 

에브르누는 '누사이클(NuCycl)'이라는 섬유공학 시스템을 이용, 면섬유 폐기물로 리오셀 섬유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리오셀의 제조 방법은 우선 섬유폐기물 분류에서 시작한다. 섬유폐기물을 파쇄하고 세척한 다음, 재생한 섬유의 펄프를 통해 폐쇄루프(closed-loop) 방식으로 리오셀 섬유를 만든다. 리오셀은 섬유의 90%를 차지하는 플라스틱 기반 섬유와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셀룰로스 섬유의 성능을 능가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에브르누는 최근 리오셀로 만든 의류 시제품을 유명 디자이너인 '카를로스 캠포스(Carlos Campos)'가 디자인한 티셔츠로 시장에 출시했다. 과거에는 청바지로 유명한 리바이스와 협업하기도 했다.

에브르누에 따르면, 이 기술은 재생한 펄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여러 번 재할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섬유의 화학구조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레이온이나 나일론 같은 섬유는 화학구조가 변하기 때문에 재활용할 수가 없다. 트리플펀딧은 "미생물에 의해 친환경적으로 분해되는데 걸리는 기간이 두 달이라 건, 다른 플라스틱 재질의 섬유가 100년 걸리는데 비하면 상당한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의류가 소비되고 폐기되고 재생되는 과정/홈페이지

 

두 시간 반 만에 제조가 가능하며, 일반적인 면 제조방식에 비해 물을 98% 적게 사용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리오셀은 유럽연합이 주는 환경상(European Award for the Environment)을 수상하기도 했다. 반면에 비싼 가격은 확산의 걸림돌이다. 

트리플펀딧은 "에브르누는 이달까지 3100만 달러(382억원) 규모로 확장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며 "이 공장이 완공되면 17000톤의 펄프를 처리해서 2000톤의 섬유를 생산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세계 패션산업은 1년에 9200만 톤의 폐기물을 쏟아낸다고 한다. 섬유 소재의 혁신도 덩달아 폐기물의 해결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