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재무장관이 "성과급, 이해할 수 없다" 언급한 이유
네덜란드 재무장관이 에어프랑스-KLM CEO의 성과급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현지 방송 RTL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시그리드 카그 재무장관은 RTL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으로 에어프랑스는 약 36억달러(4조4500억원)의 손실을 입었는데도 CEO가 수백만 유로의 급여, 혜택, 장기 보너스를 받는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가 없다(incomprehensible)”고 말했다. 또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CEO가 이런 보상을 원할 수 있고 사람들이 이것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과도한 임원 보너스는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5월 주주총회에서 CEO 보수 한도에 반대 투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 에어프랑스 지분 14.3%를 구입해 대주주에 올랐다. 또한 네덜란드 정부는 코로나19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에어프랑스에게 구제금융의 일환으로 34억유로(약 4조5333억원)를 지원하기도 했다.
에어프랑스-KLM 대변인은 “CEO의 고정 급여는 팬데믹 이후로 변하지 않았으며 팬데믹 기간 동안 받은 구제금융 금액의 75%를 상환할 때까지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에어프랑스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스미스 CEO는 2021년 기본급 90만 유로, 수당 28만7000유로, 연간 보너스 110만 유로, 장기 보너스 100만 유로 등 총 430만 유로(약 57억3333만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정부는 2020년 34억유로 금융지원을 하면서 조건을 부과한 바 있다. 일반 근로자의 평균 임금의 3배 이상을 버는 직원들은 적어도 20% 이상 임금을 삭감해 임원이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벤자민 스미스 에어프랑스 CEO는 당시 보너스와 급여의 25%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네덜란드 정부는 형평성을 강조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네덜란드 경제와 고용에 중요한 기여를 하기 때문에 국가의 세금을 들여 자금을 지원했는데, 이 돈으로 CEO에게 보너스를 주는 것은 일반 납세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에어프랑스-KLM에 CEO 보너스 계산방식을 바꾸라고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기도 했다. 또 에어프랑스 뿐 아니라 국가 지원을 받은 기업에게 상여금과 배당금을 유예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6474배 달하는 임원 연봉
블랙록 "보상엔 명확한 기준 있어야"
한편 미국 CEO는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보수를 받아 임원과 직원의 임금 격차가 코로나19 이후 사상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ISS 코퍼레이트 솔루션즈(ISS Corporate Solutions)가 S&P 500대 기업 중 2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EO 보수의 중앙값은 2020년 1350만달러(167억원)에서 2021년 1420만달러(175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 기준으로 최대 기업의 CEO 보수를 추적하는 데이터 회사인 이퀼라(Equilar)의 조사결과도 비슷했다. 올해 보고된 196개 CEO 보수의 중앙값은 1430만달러(177억원)로, 2021년 1200만달러(148억원)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퀼라에 따르면, 임원 보수 대비 일반 근로자 보수 비율은 2020년 192대 1에서 2021년 245대 1로 증가했다. 주식 시장의 상승세가 기업 직원보다 CEO들에게 더 큰 보상으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존슨 ISS 코퍼레이트 솔루션즈 전무는 “팬데믹이 완화되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 보너스 지급이 작년 CEO 보수 증가의 주요 동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마존 CEO인 앤드류 재시의 2021년 연봉은 일반 근로자 평균 연봉의 647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0년 제프 베조스 CEO는 58배 차이가 났다.
이퀼라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18년 SEC이 공시요건에 위 비율을 포함한 이래 사상 최대치의 증가가 관측될 것”이라고 평했다. 임원-직원 간 보수 격차가 커지자, 투자자·근로자들 간 충돌을 걱정한 일부 CEO는 보상을 반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래리 컬프 GE CEO는 3월 1000만 달러(123억원)의 연간 주식 인센티브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과도한 보수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지난 2월 애플 주주총회에서 64%만이 팀 쿡의 2021년 보상안을 지지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은 지난해 유통기업 크로거 임원 연봉이 909배에 달하자 “양심적이지 않다”며 질책하기도 했다.
블랙록이 공개한 올해 주주총회 및 주주와의 대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ESG 이슈 중 하나도 경영진에게 적절한 인센티브와 보상을 제공하는 보상구조였다.
블랙록은 “변동급여와 운영 및 재무 성과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며 “회사 또는 개인의 성과와 무관한 일회성 또는 특별 보너스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특별 보너스가 지급됐을 경우 보상위원회 등을 통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ESG 성과를 반영한 임원보수 체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경영진이 성과를 보이지 못했거나 기만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보였을 경우 보상을 포기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계획에 환수 조항을 구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주주에게 중대한 재정적 피해를 입히거나 기업에 중대한 평판 위험을 초래하거나 범죄 조사를 초래한 임원으로부터 배상금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