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더치셸 판결 2탄 벌어지나...지구의 친구들, "이사회 개인 책임 물겠다"

2022-04-26     유미지 editor
지구의 친구들은 로열더치셸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을 향해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구의 친구들

 

지난해 네덜란드 법원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강화하라는 판결을 이끌어내며 로열더치셸(Shell, 이하 ‘셸’) 에게 승소한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이 셸 이사회에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사 개인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셸 이사회에 서한을 보낸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의 네덜란드 지부, ‘밀리우데펜시(Milieudefensie)’는 지난 24일 로열더치셸의 CEO 벤 반 뷔르덴(Ben Van Beurden)을 포함한 회사 이사회에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지구의 친구들은 서한을 보낸 이유에 대해 “로열더치셸이 판결 이후 즉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의도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구의 친구들은 지난 2020년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사 로열더치셸을 상대로 기후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 법원은 셸에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수준에서 45%까지 줄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법원이 사기업에게 온실가스 감축을 명령한 사례는 최초라 큰 주목을 받았다. 

헤이그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로열더치셸의 기후 정책이 “구체적이지 않고 조건으로 가득차 있다.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며 탄소 배출량을 낮출 것을 명령했다.

셸의 탄소 감축 목표에는 2030년까지 배출량을 50% 이상 줄이는 것이 포함되지만 전략에는 전면적인 감소보다는 탄소 저장 및 상쇄를 사용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어 문제로 지적됐다.

로열더치셸과의 소송에서 승소한 뒤 기뻐하는 지구의 친구들의 모습./ 지구의 친구들 트위터

 

지구의 친구들, 로열더치셸이 판결 이행 의도 없다고 생각해

지난 3월, 셸은 항소했다. 그러나 지구의 친구들은 “항소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잠정적으로 판결을 집행해야 한다”라며 “셸의 이사들이 목표에 따라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캠페인 책임자, 나인 드 파테르(Nine de pater)는 "로열더치셸의 배출량은 현재 정책으로는 충분히 감소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셸이 재생에너지 보다 화석연료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라는 비즈니스 전략을 증거로 들었다.

이어 “셸은 더 적은 양의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판매해야 하는데 회사는 판결을 실행할 의도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기후 소송 중인 글로벌 정유사 로열더치셸/ 픽셀

 

다른 입장을 표명하는 셸

한편 셸은 지난 25일, “현재 회사의 기후 전략과 조치가 법원의 의무를 이행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라며 “밀리우데펜시의 서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은 셸에게 2030년 마감일까지 감축 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에 대해 광범위한 재량권을 주었다"라고 말하며 탄소 감축 이행 방법에 대해서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셸의 이사회 구성원이 판결을 준수하는 데 개인적 책임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셸은 지난해 11월 본사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영국으로 옮기며 세금 납부도 영국에서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 이유 중 하나가 네덜란드에서 이어진 전방위적인 기후소송의 압력 때문이라도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셸이 제기한 항소는 빠르면 2023년에 열릴 예정이다. 지구의 친구들은 셸이 추가 조치를 취하기 전에 지구의 친구들이 항소심에서 먼저 승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나인은 “셸은 판결 이후 개선을 위해 행동하기보다 법원 판결에 항소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작년부터 셸이 기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항소에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앞으로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