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발레(Vale)까지... 그린워싱 손보는 미국

2022-05-02     홍명표 editor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고소한 브라질의 광산업체 발레 SA/홈페이지

미국이 전방위로 그린워싱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먼저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엑손모빌을 포함해서 화석연료와 석유화학 업계가 재활용 플라스틱 효과를 과대평가하는 홍보 캠페인을 통해 대중을 속였다며, 엑손모빌을 우선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CNBC의 2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롭 본타 법무장관은 "석유화학 기업들은 50년 넘게 재활용이 플라스틱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대중을 속이는 캠페인을 벌여왔다"며, "실제로는 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폐기물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석유화학 기업들은 재활용 플라스틱이 환경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화를 영속시키려 했지만, 플라스틱 대부분은 재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롭 본타 법무장관은 "1980년대 캘리포니아주 입법부와 지자체가 플라스틱 제품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하기 시작하자,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회사들은 아닌 줄 알면서도 국민을 속이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엑소모빌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했으나, 조사 중인 다른 회사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 공영방송 PBS는 2020년 정유사 고위 관계자들이 재활용 플라스틱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재활용의 이점을 홍보하는 데 수천만 달러를 썼다고 폭로했다. CNBC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자료를 인용해 미국에서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은 9%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법무부는 엑손모빌 조사를 시작으로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초래한 석유기업의 역할을 규명하고 위법 행위를 밝혀내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플라스틱은 2050년까지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원인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화석연료와 석유화학 회사들은 최근 플라스틱 생산을 늘리기 위해 2000억 달러(240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미 증권거래위,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 고소

한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브라질의 광산업체 발레(Vale SA)를 뉴욕 연방법원에 미국 증권법 사기방지 및 보고 조항 위반혐의로 고소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현지시각) 전했다.  

고소 이유는 발레가 270명이 숨진 댐 붕괴사고가 2019년에 일어나기 전에 댐의 안전성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고 잘못된 폭로를 한 혐의다. 

발레는 2016년부터 댐의 안전검사를 조작하고 허위 안전성 증명서를 취득했으며 ESG 공시를 통해 지자체, 지역사회,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SEC는 성명서와 고소장에서 주장했다.

2019년 1월 브라질 브루마디뉴(Brumadinho)에 있는 발레의 댐이 터지면서 식당과 인근 지역이 파괴되었고 유해한 광산 폐기물이 쏟아져 나왔다.

SEC는 "세계 최대 철광 생산업체 중 하나인 발레는 브루마디뉴 댐이 국제적인 댐 안전기준에 미흡하다는 사실을 수년 동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SEC는 인명손실 이외에도 측정할 수 없는 환경, 사회적 해를 끼쳤을뿐만 아니라 발레의 시가총액인 40억 달러(4조8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혔으며, 미국 자본시장의 이점을 취하면서도 댐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험을 고의로 은폐하는 등 증권사기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한편, SEC는 "ESG 자격증을 부풀리거나 관련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는 상장기업을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SEC는 지난달 미국 상장기업들에게 기후 관련 리스크 의무 공개 방침을 밝혔으며, 지난해에는 ESG와 관련된 위법행위에 살펴보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기도 했다.  

발레 측은 “자사가 보안서류에서 미국법을 위반했다는 의혹 등 SEC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고 로이터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