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아이칸 VS 맥도날드의 첨예한 대결, 주주들의 선택은?
최근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Carl Icahn)이 ‘기업사냥꾼’이라 불리던 예전의 모습과 달리 ESG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맥도날드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화제다.
칼 아이칸은 맥도날드에게 ‘임신용 우리’에 가두지 않은 돼지고기를 사용할 것을 10년 전부터 요구해왔다.
칼 아이칸, 맥도날드 경영진이 비양심적이라고 지적
최근 칼 아이칸은 맥도날드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아이칸은 이를 통해 맥도날드 이사회가 동물 복지 위반, 공급망 결함, 환경, ESG를 그저 관망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수의 월스트리트 기업과 그들의 은행가, 변호사들이 가시적인 사회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ESG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비난했다.
팩트셋(FactSet) 리서치 시스템즈의 자료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상위 3대 주주는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 뱅가드 그룹(Vanguard Group)과 블랙록(BlackRock)이다.
이어 아이칸은 "만약 ESG를 실현하고 싶다면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자신이 ‘돼지 임신용 우리’를 반대하고, 치솟는 임원보상 패키지에 비해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체되어 있는 소득 불평등과 관련한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전했다.
칼 아이칸은 "맥도날드가 동물 복지에 신경 쓰지 않고 있으면서, 크리스 켐프친스키(Chris Kempczinski)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의 보상패키지는 증가했다"고 전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의 2021년 총 보수는 2000만달러 (한화 약 253억원)인 반면, 시간제 직원을 대거 포함한 직원 평균 소득은 8897달러(1127만원)인 것을 지적한 것이다.
아이칸은 "ESG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2251배에 달하는 켐프친스키의 연봉 보상은 지배 구조가 나쁘고 주주 이익은 물론 사회 이익의 광범위한 침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도날드, 칼 아이칸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전해
맥도날드는 “2024년까지 ‘돼지 임신용 우리’를 사용하지 않는 생산자로부터 돼지고기를 공급받겠다는 맥도날드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칼 아이칸은 새로운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그러면서 “휴먼 소사이어티(Human Society of the United States)가 제시한 ‘돼지 임신용 우리’의 정의는 너무 모호하다. 미국 돼지고기 생산량의 0.1% 미만을 차지하는 극히 적은 양으로 아이칸이 맥도날드와 다른 회사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다”라고 전했다.
현재 추정에 따르면, 맥도날드가 공급망을 계속 운영하기 위해 ‘돼지 임신용 우리’를 사용하지 않은 돼지고기를 받으려면 현재 사육되고 있는 동물의 최소 300~400배가 필요하고, 비용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아이칸이 내세운 새로운 이사 후보인 메이지 갠슬러(Maisie Ganzler)와 레슬리 사뮤엘리치(Leslie Samuelrich)가 제안한대로 소싱을 하면 비용이 크게 증가하여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칼 아이칸은 맥도날드 새 이사로 레슬리 사무엘리치와 메이지 갠즐러를 후보로 지명한 바 있다. 맥도날드는 칼 아이칸이 실적이 있는 이사 대신 이사회 경험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전문성과 자격이 부족한 후보자로 교체하려고 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맥도날드는 위임장 대결에 약 1600만달러(202억 8000만원)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이칸은 그렇게 많은 돈을 쓰기로 한 회사의 결정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12명의 이사회 후보자 중 2명을 재선시키기 위해 1600만 달러를 지출하는 대신 ‘돼지 임신용 우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고통을 피할 수 있는 돼지가 몇 마리나 될까? 이 사실 자체로 현 이사회와 경영진이 동물 복지에 대해 할당한 우선순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맥도날드 주주들은 5월 26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아이칸이 제기한 새 이사 후보인 두 명을 두고 이사로 선출할지 여부를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