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권거래소들, 잇따라 기업 ESG 등급 공개하는 이유?

말레이시아, FTSE 러셀과 협약맺고 260개 기업 ESG 등급 웹사이트에 공개 대만 및 태국 증권거래소도 비슷한 협약 맺어

2020-08-19     박란희 chief editor
데이터 공급업체 FTSE 러셀(Russell)은 최근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인 버사(Bursa)와 계약을 체결, 주요 상장 말레이시아 기업에 대한 ESG 등급을 시중에 공개한다고 17일 발표했다./픽사베이

 

ESG 데이터 공개 흐름에 새로운 소식이 하나 더 생겼다. 데이터 공급업체 FTSE 러셀(Russell)은 최근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인 버사(Bursa)와 계약을 체결, 주요 상장 말레이시아 기업에 대한 ESG 등급을 시중에 공개한다고 17일 발표했다. 

ESG 등급을 발표하는 이유에 대해, “지속가능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해당 기업이 ESG 부문에서 다른 기업과 상호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버사측은 밝혔다. 

말레이시아 기업을 대상으로 한 1차 평가는 현재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버사 웹사이트(bursamalaysia.com)에서 이용 가능하다. FTSE측은 ‘FTSE Bursa EMAS Index(지수)’의 벤치마크를 구성하는 약 260개 기업에 대한 ESG 등급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지수는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주요 자본시장의 98%를 커버한다.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는 또 "일반인들에게 ESG를 둘러싸고 새로운 정보를 투명하게 알려주기 위해 연 2회 뉴스레터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TSE 러셀의 분석에 따르면, 14개 ESG 주제별로 해당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리스크 레벨을 0~3까지 표시된다. 해당 기업이 이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활동은 0~5점으로 표시된다. 리스크 점수와 기업의 활동점수가 결합되어 ESG 등급이 표시된다. 특히 ESG 등급은 다른 기업과 비교해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에, 자사의 ESG 활동 중 어디가 부족한지 파악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상위 정보만 공개될 뿐, 해당 정보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  

 

대만, 태국 증권거래소도 ESG 등급 공개 잇따라

FTSE 러셀의 ESG 등급표/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서 기업의 ESG 등급을 공개하는 것은 동남아시아에서 이번이 세 번째다. FTSE러셀,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및 ISS ESG는 세계 최초로 “모든 시장 참여자가 사용할 수 있는 통합 ESG 등급 일람표를 작성하기 위해” 대만의 증권거래소와 협력했다. 무디스 소속 ‘비게오 에이리스(Vigeo Eiris)’ 또한 지난 7월 태국의 증권거래소와 비슷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글로벌 ESG 평가기관은 자사의 고유한 평가방법을 활용한 기업 ESG등급을 일반에 공개하는 트렌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협약 또한 그 일환이다.(최근 블룸버그도 자사의 ESG 등급을 일반에 공개하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이처럼 ESG등급을 공개하는 배경을 두고, 사회책임투자전문 미디어 RI는 “영국에 본사를 둔  FTSE 인터내셔널이 만든 사회책임투자지수인 FTSE4Good Index에 포함된 기업, 즉 지속가능성에 포커스를 맞춘 기업들이 인권침해와 열악한 노동조건 등으로 수년 전부터 반복적으로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이유를 밝혔다. 의료보호장비 제조업체인 ‘톱 글로브(Top Glove)’와 ‘하르탈레가(Hartalega)’, 농업회사 ‘시메 달비(Sime Darby)’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의 복심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6월 기준,  FTSE4Good Bursa Malaysia 지수 구성기업의 숫자는 24개에서 73개로 3배나 늘었다. 

향후 이같은 흐름이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외 한중일 등 아시아 타 지역에도 이어질 지 관심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