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재생에너지로 전력화한 캘리포니아, “청정 전력망 미래 보여줘”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30일(현지시간) 잠시간 전력 수요의 99.87%를 재생에너지원으로 충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 보도했다.
오후 2시부터 1시간 남짓에 불과했지만 “재생에너지가 100% 가까이 캘리포니아 전력 수요를 충족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이를 통해 청정 전력망의 미래를 엿볼 수 있게 되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지난해 덴마크(풍력)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태양광)가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화 했던 적이 있지만, 캘리포니아주 80% 이상의 전력을 책임지는 전력망에서 재생에너지가 100% 수요를 충족했다는 점은 규모나 정도 면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무엇보다, 인구 4000만 명이 거주하는 미국 최대 주인 캘리포니아에서 잠시 동안이지만 100% 재생에너지화를 실현했다는 점은 대도시의 청정 에너지 전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 전력망에는 풍력, 태양광, 천연가스, 수력, 원자력 등이 공급되며 인접 주에서 수입한 전력과 배터리로 전력망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전력 수요와 공급을 원활히 하고, 최소한도의 탄소 배출만을 허용하고 있다.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화한 이번 경험을 토대로, 캘리포니아는 풍력, 태양광 그리고 배터리 규모를 확대시켜 2045년까지 목표화한 전체 전력의 100% 재생에너지화에 접근할 방침이다.
전력망에 위치한 배터리는 전력 수요가 적은 동시에 바람이 많이 부는 밤 시간 대에 풍력을 통해 전력을 저장하게 된다. 밤새 풍력으로 저장된 전력은 태양광 발전량이 높아지는 무렵까지 사용되며, 정오 이후는 태양광이 배터리에 저장된다. 이처럼 밤에 생산되는 풍력이 낮에, 낮에 생산되는 태양광이 저녁에 전력으로 사용되는 순환성 가운데 배터리가 전력 저장과 사용을 조절함으로써 에너지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순환적 시스템이 지속되어 궁극적으로 100% 재생에너지화 되기 위해서는 ‘배터리 용량 개선’이 필수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배터리 성능으로는 지역내 생산되는 모든 풍력과 태양광 전력을 저장하지 못한다. 지난 30일 전력 수요의 99.87%를 재생에너지원을 충당한 순간에 배터리 성능 제한으로 2900메가와트(MW)의 태양광 에너지가 출력 제한(Curtailment)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력 제한이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량이 과도하게 많은 시점에 송배전망 사업자가 계통 안전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출력을 직간접으로 차단하는 것을 뜻한다. 전력망에 초과 생산된 전기를 그대로 흘려 보내면 과부하가 발생하고 심하면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생에너지 기술력이 높아짐에 따라 출력제한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전력계통의 수급균형을 모니터링하는 CAISO(California Independent System Operator)에 따르면, 2014년부터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의 출력 제한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2022년 3월의 출력제한 양은 2018년 한 해 동안의 제한 양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력 제한은 어떤 의미에서 재생에너지 확보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지만, 한편으로는 에너지 사용의 기회를 잃어버린 것을 뜻한다. 때문에 출력 제한된 에너지가 배터리 성능 개선으로 저장되어 추후에 사용되든가, 아니면 전력이 필요한 기업 등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한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잉여 전력을 수소 에너지로 재탄생하거나 무탄소 철강 및 알루미늄 생산부터 열에너지로 전환해 농업분야에 사용하는 등의 방안도 주정부 차원에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