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산업에서 탈출하려는 알리안츠

2022-05-11     홍명표 editor
세계 5위의 거대 보험사인 알리안츠는 독일에 근거를 두고 있다/홈페이지

세계 5위의 보험회사인 알리안츠가 석유, 가스와 결별할 계획을 밝혔다.  

알리안츠 그룹은 지난달 말 "70여 개 시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당초 계획대로 2050년에 넷제로하려고 했으나 이번에 방침을 바꿔 전격적으로 2030년까지 넷제로를 실현하기로 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2023년 1월 1일자로 북극과 남극 및 기타 석유ㆍ가스 사업 등에 더 이상 투자하거나 기업을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2025년부터는 기업 수준의 보험 가입과 투자를 위한 사전 조건으로 최대 탄소 생산기업들에 ‘2050년까지 넷제로’ 약속을 요구한다.

다만, 알리안츠가 석유와 가스 회사에 전혀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25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과학기반의 1.5℃경로에 맞추어 2050년까지 넷제로를 약속한 석유 및 가스회사에 대해서는 보험과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석유 생산량이 6000만 배럴 이상인 주요 석유, 가스 업체로 석유 및 가스 산업 총생산량의 약 85%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되는 기업에 적용된다. 또한, 투자를 받는 기업은 클라이밋액션 100+(CA 100+) 넷제로 기업 벤치마크 규정과 운영 및 공시를 일치시켜야 한다.

또한 2025년 1월 1일자로 전 사업 셰일가스 부문 수익률이 10%(이전에는 20%) 이상인 기업에 대해서는 보험, 재보험, 자금후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알리안츠는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린, 저탄소 에너지에 대한 프로젝트 투자는 물론 신속한 추진을 위한 지원은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2019년 대비 50% 감축, 2030년까지 70% 감축

또한 알리안츠는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50% 감축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2023년까지 100% 재생전력을 공급해서 2019년 대비 배출량을 70% 줄일 계획이다. 게다가 2030년까지 모든 법인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고 2025년까지 출장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침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알리안츠는 이미 2015년부터 석탄 기반 사업모델에 대한 자금조달을 제한하기 시작해서 2018년에는 보험금을 제한한 바 있다. 2040년까지는 석탄부문에서 완전히 철수하려고 한다.

알리안츠는 성명서에서 “빠른 온난화 속에서 에너지 전략을 긴급히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 에너지를 신속히 배치하기 위해 즉각적이고 영향력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성명서는 또 "기업과 사회는 섭씨 3도의 세계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실존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대규모 자본투자자로서 기후변화를 완화시켜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며, 행동이 지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성명서는 "지구온난화를 1.5℃로 제한하려면 우리 경제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며, "개편의 중심에는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있다"고 밝혔다. 

알리안츠는 UN의 GFANZ(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금융과 보험산업을 화석연료 생산에서 분리하려는 기후단체들은 알리안츠의 "야심찬 석유와 가스산업 출구 정책"을 칭찬했다.

인슈어 아워 퓨처스(Insure Our Future)의 린제이 키넌(Lindsay Keenan)는 "알리안츠의 석유가스 정책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리안츠는 세계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이자 주요 석유·가스 보험사로서, 신규 석유·가스 개발이 1.5℃ 기후 목표와 맞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면서 "알리안츠의 기준은 다른 모든 보험사들에 대한 기준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독일의 보험운동가 레진 리히터(Regine Richter)는 "기후를 파괴하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가스공장, 수압으로 채굴하는 곳 등에 대한 보험을 배제하지 않아 여전히 미흡하다"면서도 "전반적으로, 보험 산업은 마침내 석유와 가스 확장에 의해 야기되는 기후 위협에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