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들과 씨름하는 석유회사 에퀴노르
노르웨이의 석유회사 에퀴노르(Equinor ASA)가 환경단체들의 공격을 막느라 바쁘다.
지난달 캐나다 정부는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 120억 달러(14조4000억원) 규모의 '베이 뒤 노르드(Bay du Nord)'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 프로젝트는 거대 석유 프로젝트로서, 캐나다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 해안에서 500킬로미터 떨어진 대서양에서 최대 10억 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부유식 플랫폼을 건설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캐나다 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환경단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Sierra Club)과 에퀴테르(Equiterre)는 지난 6일 이 승인을 번복하기 위해서 소송을 제기했다.
그레첸 피츠제럴드(Gretchen Fitzgerald) 시에라 클럽 대변인은 "이번 소송에서 스티븐 길보트(Steven Guilbeault) 연방환경부 장관이 베이 뒤 노르드 때문에 발생하는 탄소의 국제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츠제럴드 대변인은 또 지난 수요일 노르웨이에서 열린 에퀴노르의 연례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취소하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한편, 에퀴노르는 "최종 결정을 위해 파트너 및 캐나다 당국과 협력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세노버스 에너지(Cenovus Energy)는 이번 프로젝트에 3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로이터에 의하면 캐나다는 세계 4위의 원유 생산국인데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정부가 기후목표 달성을 돕기 위해 탄소배출량이 적은 석유 프로젝트를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에퀴노르는 이번 프로젝트가 캐나다에서 가장 낮은 탄소집약도를 보이는 석유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프3의 절대 목표를 정하자고 제안한 그린피스와 WWF
한편, 에퀴노르의 연례총회에서는 시에라클럽 외에도 복수의 환경운동가들이 또 다른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에퀴노르의 스코프3 배출량(공급망 전체의 배출량)에 절대적인 목표를 설정하자는 제안이었다. 에퀴노르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에퀴노르의 존 에릭 라인하르드센(Jon Erik Reinhardsen) 회장은 "지금은 전 세계에서 에너지 안보가 가장 중요한 어젠다인데 유럽에서 특히 그렇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석유, 가스와 재생에너지 모두에서 믿을 만한 에너지 공급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스코프3의 절대 목표를 정하자고 제안한 환경단체는 그린피스와 WWF(세계자연기금)다. 이들은 에퀴노르가 신규 개발사업에도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네덜란드의 주주행동주의 투자자인 팔로우 디스(Follow This)도 "에퀴노르의 현재 목표는 2030년까지 절대 배출량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어서 파리 기후협약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런던의 소액 주주인 사라신앤파트너스(Sarasin & Partners LLP)도 "에퀴노르의 석유, 가스 자산의 조기 퇴출을 피하기 위한 계획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