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학자가 자동차회사 아우디에는 무슨 일?

유명 자동차회사가 기후학자를 임원으로 뽑았다면 그 이유는 뭘까? 눈비 내리는 날씨에 자동차를 잘 달릴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도 아니라면? 

아우디(audi) 미국법인의 지속가능성 및 정부 담당 이사인 스펜서 리더(spencer reeder)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기후학자가 이례적으로 자동차 회사의 지속가능 담당 임원이 된 것이다. 지속가능미디어 트리플펀딧은 전기차가 급증하는 시대에 기후학자는 아우디를 어디로 이끌고 갈 것인지에 관해 그를 인터뷰했다. 

혹시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와 호흡을 맞추기 위해 그가 이 자리에 임명된 건 아닐까 하고 궁금해한다면, 그건 틀렸다. 스펜서 리더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리더는 화학 및 물질 과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항공기회사 보잉에서 환경관련 일을 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 폴 알렌이 만든 자선단체에서도 환경관련 일을 했다. 리더는 2014년 워싱턴 주가 지원한 기후변화에 관한 평가서의 주요 저자다.

그의 역할은 지속가능성과 정부 관련 '대관업무'다. 이해충돌이 벌어질 수도 있는 이 일을 한명의 임원이 맡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리더는 “정부 정책에 대한 지지와 지속가능성 목표를 일치시키면 왜 지속가능성과 정부 규제 담당 일을 한 명에게 몰아줬는지 알 수 있다”면서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아우디 내에서도 큰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지속가능성을 아우디의 일부가 되도록 만드는데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 밝혔다.  지난 2016년 아우디는 디젤엔진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었다. 디젤엔진 문제로 아우디의 모기업인 폭스바겐은 147억 달러(약 19조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합의금을 날려야 했다. 국내에서도 이 문제로 아우디, 폭스바겐은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한편, 스펜서 리더는 아우디가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에 대해 내부 탄소가격을 정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아우디는 그림자 가격(shadow pricing)을 설정하기보다는 업계 표준보다 높은 1톤당 200달러의 내부 탄소가격을 정했다고 한다. 리더는 “장기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은 사업 안에 탄소가격을 체계적으로 정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단기적으로 전기자동차에 관한 기회와 장애물은 뭐라고 생각하는 지를 묻는 질문에, 리더는 "캘리포니아 주와 달리 아직 미국의 많은 주들이 전기차에 대해서 강력한 약속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고객의 수요는 상당히 강력하다"면서 "아우디는 현재 전기차를 판매하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공급망 문제와 코로나 19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가격이 더 비싸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전기차와 관련해 그가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는 것은 충전 인프라다. 특히 전기차가 초기에 보급되는 국면을 지나 대량으로 소비되는 초기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보는 시점에서 미국 연방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리더는 "전기차가 많이 팔렸는 데도 충전시설이 부족할 경우, 그 불편함을 대중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리더는 최소한 150킬로와트(kw)급의 고속충전기가 널리 보급되어야 전기차의 대량 소비를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화학과 물질 과학을 전공한 그는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 문제는 전기차를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자주 물고 늘어지는 문제다.

그는 "다 쓴 전기차 배터리를 다시 에너지 저장용으로 사용하는 것 이외에도, 미래에는 배터리 원료의 가격까지 서서히 낮출 수 있을 정도로 배터리 재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전기차 배터리는 에너지 저장용으로 사용될 것을 고려해서 만들지는 않는다면서, 아우디가 배터리가 자동차용으로만 쓰일 수 있게 폐쇄된 수명 주기(closed-loop life cycle)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