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넷제로 달성 위해 ‘폐기물 에너지화’ 집중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미국 기업들이 폐기물 에너지화를 선택하고 있다고 CNBC가 14일(현지시간) 집중 조명했다.
그 중심에는 기업 폐기물을 수거해 친환경적으로 에너지화하는 ‘콘반타(Covanta)’가 있다. 미국 전역뿐 아니라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등에 40여개의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을 두고 있는 콘반타는 기업 폐기물을 수거 및 소각해 발생되는 증기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일례로 뉴저지 시설에서만 1만8000 가구에 공급 가능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콘반타에 폐기물을 보내 친환경적으로 에너지화하는 주요 기업으로는 ‘아메리칸 항공(American Airlines)’을 비롯해 일본 자동차제조사 ‘스바루(Subaru), 의료 진단기업 ‘퀘스트다이아그노스틱(Quest Diagnostics)’, 식품업체 ‘써니 딜라이트(Sunny Delight)’ 등이 있다.
콘반타의 폐기물 에너지화는 소각에 따른 열과 증기를 전력화시키는 다소 간단한 작동원리를 따르지만, 소각으로 발생되는 유해물질 배출을 차단하는 데 있어 고도화된 기술력이 적용되고 있다.
콘반타가 거래 기업으로부터 폐기물을 수거하게 되면, 첫 단계로 화씨 2000도에서 이를 소각한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되는 열은 증기 변환 시스템으로 증기화되어 발전기의 동력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증기로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탄소와 유독물질이 발생한다. 때문에 콘반타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독자 기술력으로 여과 처리해 탄소 등의 유해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고, 소각으로 남는 재에서는 금속을 회수해 재활용하고 있다.
특히, 콘반타는 활성탄과 석회석으로 만들어진 ‘스크러버'(액체를 이용해서 가스 속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 입자를 포집하는 장치, scrubber)로 강력한 여과 과정을 거쳐 연소 가스부터 유독물질까지 걸러낸다. 또한 대기오염 제어 장치와 모니터링을 통해 유해물질을 추적하고 차단하고 있다. 그 중에서 다이옥신과 수은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데, 콘반타는 "지난 1년동안 자사의 모든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 양은 산불로 인해 발생되는 양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에너지화의 최대 장점은 '메탄' 발생 최소화
폐기물 에너지화의 가장 큰 장점은 ‘메탄’ 발생이 최소화된다는 점이다. 메탄의 지구 온난화 영향도는 이산화탄소보다 약 30배 더 강하고, 산업화 이후 지구 온도를 1.1도 이상 높인 온난화 진짜 주범으로 지목 받고있다.
폐기물을 땅속에 묻으면 썩는 과정에서 상당한 메탄이 발생한다. 때문에 나사(NASA)는 매립지를 ‘슈퍼 메탄 방사체’로 식별해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소각에 따른 에너지화에서는 매립지에서 발생가능한 메탄 배출이 최소화되는 장점이 있다.
소비에 따른 낭비가 가장 심한 나라인 미국에서는 폐기물 매립화가 보편화되어 있어, ‘메탄’ 문제 제기가 빈번했다. 세계은행(World Bank)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기록적 수준인 2억9200만 톤가량의 폐기물이 매년 발생하고 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매립되고, 33%는 재활용, 12%는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에서 소각되고 있다.
폐기물 에너지화의 친환경 기술과 시장이 확대되고, 넷제로를 약속한 기업들이 청정 에너지화에 참여하면서 메탄 주범인 매립화는 점차 감소하고 폐기물 에너지화 비율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폴 길먼(Paul Gilman) 콘반타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스바루 등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제로(0) 매립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그들의 쓰레기가 폐기물 에너지 시설로 보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점점 더 많은 기업이 환경발자국을 줄이고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폐기물 에너지화는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매립 사업’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폐기물 에너지화의 속도를 높이고 기업의 재활용 및 재사용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폴 길먼 콘반타 책임자는 지적했다.
미국의 매립 관리 산업은 2080억 달러(264조7000억원)로 추정되는 반면, 폐기물 에너지화 시장은 100억 달러(12조7300억원) 규모다. 환경연구교육재단(Environmental Research Education Foundation) 조사에 따르면, 활성화된 매립지가 미국에 1450개 존재하지만, 폐기물 에너지 시설은 76개에 불과하다. 넷제로 등으로 폐기물 에너지화가 기업 등으로부터 각광받고 있지만, 매립 시장 규모에 밀려 여전히 많은 기업이 매립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록 폐기물 에너지화가 매립보다 처리 비용이 두배 이상 높아 기업 부담을 높일 수 있지만, 청정 기술 발전으로 메탄을 비롯한 유해물질 배출이 적은 폐기물 에너지화로 기업의 ESG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CNBC는 강조했다. 더불어 폐기물 에너지화로 전력 비용 창출이 추가적으로 가능한데,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폐기물 1톤을 전력화하면 20~30달러(2만5000원~3만8000원) 수익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스타트업 키나바, 수열탄화 기술로 폐기물 에너지화 시작
한편, 국내에서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3일 환경부와 중소기업벤처부의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에 선정된 폐기물 자원화 전문업체인 키나바는 하이브리드 수열탄화 기술을 통해 폐기물 에너지화에 집중하고 있다.
키나바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하이브리드 수열탄화 기술은 폐목재나 하수슬러지, 축분을 비롯한 유기성 폐물질 원료를 두 가지 이상 혼합하여 분자구조 내에서 수소와 산소의 비율을 줄이는 대신 탄소의 비율을 높여 5000~7000㎉/㎏g에 달하는 고품질 석탄급 연료를 생산한다.
해당 기술은 키나바에서 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자체 개발한 첨단 기술로, 유해성분과 악취 원인 물질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습식 공정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절감하며 경제성을 확보한 친환경 특허 기술이다. 이외에도 복합사이클론연소로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자급 기술 개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