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랩, 뽁뽁이를 어찌할꼬...미네소타주에 들어서는 재활용 공장

2022-05-18     홍명표 editor
엘렌 맥아더 재단은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홈페이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쇼핑과 배달 및 포장음식 급증으로 소위 얇은 비닐류나 속칭 '뽁뽁이'로 불리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일회용 비닐랩(wrap)과 같은 플라스틱 포장재는 한번 쓰고 버리지만 누적되면 그 양이 엄청나다. 

하지만 이러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는 재활용업자의 골칫거리다. 엘렌 맥아더 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 이하 EMF)의 릴라 딜크스-호프만(Leela Dilkes-Hoffman) 책임자는 "이것들은 매우 가볍고 포장재료의 양이 매우 적기 때문에, 수집하고 분류하기도 어렵고 설사 수집과 분류작업을 해도 얻는 수익이 매우 낮다는 점이 문제"라고 그린비즈에 밝혔다. 게다가 유연한 플라스틱 포장재들은 일반 포장재에 비해 잉크나 염료에 더 많이 오염된다. 딜크스-호프만은 "잉크와 접착제를 어떻게 제거할지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연포장재협회(Flexible Packaging Association)'의 추산에 따르면, 2020년 주거지역에서 나오는 필름과 유연한 포장재의 재활용률은 2%에 불과했다. 이렇게 까다로운 유연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2%에 달하는 유연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 가능할까

엘렌 맥아더 재단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유연 포장재는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플라스틱 포장재 분야다. 이 보고서는 2025년까지 순환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21가지 조치를 제안했다.

엘렌 맥아더 재단은 98곳의 기업 및 기관들과 함께 '미국 플라스틱 협정(U.S. Plastics Pact)을 체결했는데, 이는 플라스틱에 대한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플라스틱 포장의 재사용, 수집,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한다. 

보고서에서 제시한 전략 중 하나는 일회용 유연 포장재의 재사용이다. 그 사례가 트윈시티(Twin Cities) 메트로 지역에서는 도입되는 시스템이다. 미네소타주의 엠볼드(MBOLD)연합이 주도하고 있다. 엠볼드(MBOLD)는 음식과 농업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단체다.

미네소타에 들어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은 미국 최초의 재활용업체 마이플라스USA가 맡는다/홈페이지

2023년 봄까지 미네소타주의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25분 거리에 2400만 달러(305억원) 17만 평방피트(4777평)의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이 가동될 전망이다. 이 공장은 미국 최초의 재활용업체 마이플라스USA(Myplas USA)가 운영한다. 이 사업은 포장재 필름 재활용 인프라 확충과 신제품에 사용할 재활용 수지(resin)의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공급망 전반에 걸친 협업이 정말 필요하다”고 마이플라스USA의 앤드류 피터스(Andrew Pieterse) CEO가 말했다.

이 재활용 공장을 위한 자금지원에는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 슈완스 컴퍼니(Schwan’s company), 위스콘신 소재 영화 제작사 차터 넥스트 제너레이션(Charter Next Generation)이 주도하는 총 920만 달러(117억원)의 지분 투자와 투자자 타깃(Target), 에코랩(Ecolab) 등이 포함된다. 또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종식시키기 위한 동맹과 폐쇄형 루프 파트너(closed loop partners)는 각각 미국 마이플라스USA에 수백만 달러의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에 에 따르면, 앞으로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약 9000만파운드(4000만톤)의 저밀도 및 고밀도 폴리에틸렌 포장 및 필름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재활용 파트너십(Recycling Partnership)은 2021년 보고서에서 미국 가정들이 매년 104억 파운드(471만 톤)의 필름과 유연한 포장 폐기물을 발생시킨다고 추정했다.

 

"일회용 유연 포장재 과연 필요한가" 반문해봐야

유연 포장재 재활용 방식은 흔히 '기계적 재활용'이라고 불리는 일반 재활용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린비즈는 "우선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집하고 종류별로 분류해 잘게 빻아 오염을 깨끗이 씻은 다음, 이를 압축해 흔히 '플레이크(flake)' 혹은 '팰릿(pellets)'이라고 불리는 작은 알갱이를 만든다"고 밝혔다. 이 플레이크는 다른 플라스틱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플레이크가 만들어지면, 차터 넥스트 제너레이션(Charter Next Generation)이 엠볼드(MBOLD) 회원기업인 카길(Cargill),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 슈완스 컴퍼니(Schwan’s company), 랜드오레이크스(Land O’Lakes), 미네소타 대학교와 함께 작업하면서 재활용 수지(resin)의 사용처를 결정한다고 한다.  

차터 넥스트 제네레이션은 "현 시점에서 수지가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하지만, 수지를 산업, 농업, 의류 산업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향후 더 많은 응용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엠볼드 회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마이플라이스USA는 타깃, 월마트뿐 아니라 슈퍼마켓 체인인 세이프웨이, 숍라이트(ShopRite) 등과 같은 대형 소매상들과 협업을 통해 이들 가게의 입구에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수거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기도 했다. 관건은 폐기물 자체를 어떻게 더 많이 수집할 수 있을 것인가다.  

한편, 유연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활용을 둘러싼 어려움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포장재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도 잉크와 접착제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함께 층을 이루도록 하는 게 아니라 한가지 형태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엘렌맥아더 재단에서 권고한 가장 최우선 과제는 바로 "신축성 있는 일회용 포장재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릴라 딜크스-호프만(Leela Dilkes-Hoffman) 책임자는 "애초에 일회용 유연 포장재가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혁신을 바라보고,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