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싯 보고서…”전 세계 사망자 6분의 1이 이것 때문에 죽음 맞는다”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의 사망 원인이 ‘오염’이라는 내용의 글로벌 보고서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독성 공기, 물 및 토양은 '인간과 지구의 건강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7일, 글로벌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에 오염과 건강을 연관지은 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는 오염으로 인해 연간 900만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전체 사망의 6분의 1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유독한 공기와 오염된 물과 토양은 인간과 지구의 건강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며 현대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태롭게 한다”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가장 최근에 나온 ‘2019년 글로벌 질병부담 프로젝트(2019 Global Burden of Disease project)’ 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도로 교통 사망, HIV/에이즈, 말라리아와 결핵을 합친 사망자 수, 또는 마약과 알콜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적다. 그러나 4500만명이 목숨을 잃은 2017년 첫 번째 글로벌 리뷰 이후 오염의 전반적인 영향은 개선되지 않아 문제다. 연구진은 “예방이 국제 개발 의제에서 크게 간과되어 있으며, 2015년 이후 기금이 가장 적게 증가했다”라고 전했다.
이 분석의 주저자인 미국 보스턴 대학의 필립 랜드리건(Philip Landrigan) 교수는 "오염은 여전히 인간과 지구의 건강에 가장 큰 실존적 위협"이라며 "오염 방지는 또한 기후 변화를 늦추며 지구 건강에 두 가지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연구진은 모든 화석 연료에서 깨끗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의 대대적이고 신속한 전환을 요구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오염 중 가장 심한 것은 대기 오염
WHO가 발표한 사망 원인을 살펴보면 허혈성 심장병, 하기도 감염 등의 질병 외에 비전염성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기관지 및 폐암처럼 비전염성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120만명에서 180만명으로 증가했으며 현재 주요 사망 원인 중 6위를 차지한다.
글로벌 리뷰 보고서의 저자 역시 “2019년 현재, 오염으로 사망한 900만명 중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거의 75%에 달한다”라며 대기 오염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독성 화학 물질의 경우 납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90만명을 포함하여 총 180만명이 사망했다. 보고서의 또 다른 주저자이자 스위스에 위치한 ‘세계보건오염연맹(Global Alliance on Health and Pollution, GAHP)’의 공동의장인 리처드 풀러(Richard Fuller)는 “납 중독은 많은 인구의 지능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납 중독은 낡은 수도관, 페인트, 뒷마당, 자동차 배터리 재활용, 오염된 강황과 같은 식품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현재 사용 중인 35만 개의 합성 화학물질 중 극히 일부만이 안전에 대해 적절하게 테스트되었기 때문에 화학 오염 물질로 인한 사망자 수는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1월, 스톡홀름 환경연구소(Stockholm Environment Institute) 연구진은 “지구에 만연한 화학 물질 오염은 인류가 의존하는 지구 생태계의 안정성에 대한 안전 한계를 이미 넘었다”라고 보고한 바 있다.
오염에 대한 인식이 필요한 때
오염 사망의 90% 이상은 인도와 나이지리아와 같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 연구진은 "미국과 EU 회원국과 같은 고소득 국가는 최악의 오염을 통제하고 있는 반면, 부유하지 못한 국가들은 오염을 우선순위로 삼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풀러 공동의장은 “우리는 스스로를 중독시키는 것을 멈춰야 한다. 오염으로 인해 6명 중 1명이 사망하는데 너무 많은 숫자다. 오염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므로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 오염에는 경계가 없다”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까지 11개 국가 정부에 오염 개선 실행 계획이 제출되었다. 오염을 측정하고 공개해야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염에 대해 먼저 인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