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셰브론, 엑손모빌 주주들...탄소 감축 가속화에 반대

2022-05-26     유미지 editor
행동주의 기관 팔로우디스가 제안한 결의안에 동의한 결과를 발표했다/ 팔로우디스

엑손모빌(Exxon Mobil)과 셰브론(Chevron)의 주주들이 지난해와 달라졌다. 각 기업들이 제안한­ 에너지 전환 전략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투자자들의 이런 변화는 올해 에너지 가격 급등과 맞물려 있다.

주주들은 일찍이 석유 가스 생산 업체인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BP, 로얄더치셸(Shell)의 제안에 대해 저지한 바 있다.

셰브론 주주의 33%만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채택하자는 제안에 동의했다./셰브론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반대표를 던진 셰브론의 주주들

셰브론 투자자들은 지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채택하자"는 제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회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조치를 취했다는 게 이유다.

셰브론이 공개한 예비 통계에 따르면, 주주의 33%만이 이 제안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1%의 주주가 비슷한 제안에 찬성했던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네덜란드의 ESG 투자 행동주의 기관인 ‘팔로우디스(Follow This)’의 설립자, 마크 반 바알(Mark van Baal)는 셰브론 표결을 언급하며 "3분의 1은 주주 반란"이라고 말했다. "이 투자자들과 함께, 우리는 다른 투자자들이 파리협약에 부합하는 투표를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팔로우디스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1.5도 지구 온도상승을 막는 기후변화 대응책을 마련하고 이행하라는 결의안을 주주 총회에 제시해왔다.

주요 석유, 천연가스 생산국들은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았다. 많은 기업이 직간접 배출량 감축 목표, 즉 소위 말하는 스코프 1과 2의 목표는 설정했지만 스코프 3 배출량 목표에 대한 책임은 회피해 왔다.

셰브론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워스(Michael Wirth)는 성명을 통해 주주들에게 "탄소 강도를 낮추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탄소강도를 낮추는 석유, 제품, 천연가스를 선도하고 주요 산업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신제품과 솔루션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셰브론은 지난해 1분기보다 미국의 석유와 가스 생산량이 10% 증가했다”라며 “국내 공급을 늘리는데 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2022년 자본 지출이 인수를 포함해 2021년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엑손모빌 주주들이 탄소 배출량의 감축을 가속화하는 결의안에 반대 표를 던졌다/엑손모빌

 

엑손모빌 주주들, 탄소 배출량 감축 가속화에 반대

엑손모빌의 주주들 역시 회사의 에너지 전환 전략을 지지하며 탄소 배출량 감소를 가속화하자는 대부분의 제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엑손모빌 주총의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엔진넘버원을 비롯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활약으로 이사진을 교체했던 1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다. 주주들이 내세운 이사진으로 교체한 이후로 엑손모빌은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매년 25억달러(한화 약 3조 2000억원)를 할당해 왔다.

주주들은 소비자들이 연료를 연소하며 배출하는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목표, 즉 스코프 3에 대한 목표량을 설정하라는 네덜란드 비영리단체 팔로우디스(Follow This)의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투표자의 28%만이 그 제안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 결의안이 승인됐다면 화석연료의 판매는 줄어들고, 엑손모빌은 전반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목표를 세워야 했다.

엑손모빌의 CEO 대런 우즈(Darren Woods)는 “전세계적인 에너지 부족과 소비자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석연료 생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라면서 “‘스코프 3’에 대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효과적인 관리 방법이라 생각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