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뱅크, "모든 공급업체 ESG등급 받아야"
독일의 대형 은행 도이치 뱅크(Deutsche Bank)가 올 7월부터 50만 유로(6억74360만원) 이상을 거래하는 공급업체는 ESG등급을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고 ESG투데이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에 발표한 조건은 7월 이후 도이치 뱅크와 신규로 계약하는 업체는 물론 기존의 공급업체가 재계약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ESG등급은 도이치 뱅크와 계약을 체결한 ESG평가기관 에코바디스(EcoVadis)에서 받거나 MSCI ESG,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 ISS ESG, S&P 글로벌(Global), CDP처럼 다른 기관에서 받아도 된다.
도이치 뱅크는 공급업체의 제품과 서비스에 연간 80억 유로(10조7897억 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이번 조치의 목적은 공급망 전체에 걸쳐서 ESG의 책임과 투명성을 높이고, 모든 공급업체가 최고의 ESG 요건을 충족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도이치 뱅크는 이를 위해 자사의 구매력을 지렛대로 사용하려고 한다.
기존 공급업체도 재계약하려면 ESG등급 받아야
도이치 뱅크의 최고 조달책임자 알프 노토(Alf Noto)에 의하면 각 공급업체는 상호 연결된 공급업체의 네트워크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토는 "지속가능성은 공동의 책임"이라며, "우리는 공급업체와 협력하여 ESG실행의 범위와 영향을 확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언론에 밝혔다.
공급업체는 ESG 평가를 받으려면 에코바디스(EcoVadis)에 등록해야 한다. 에코바디스가 부여하는 포괄적인 등급은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준다.
이번 조치는 2023년 초부터 도이치 뱅크의 공급업체가 자체적으로 ESG 평가를 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에코바디스의 경우 100점 만점 중 최소 25점을 달성해야 하며, 지속가능성이 충분히 높은 공급업체만 도이치 뱅크는 연간 50만 유로(6억74360만원) 이상의 신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ESG등급 의무화는 50만 유로 이상의 계약에 적용
에코바디스와의 파트너십은 최근 공급업체 행동 강령이 개정된 이후 이뤄졌으며, 이 강령은 공급업체에 대한 은행의 기대를 제시하고 ESG 원칙을 반영한다는 게 도이츠 뱅크측이 밝힌 이유다.
도이치 뱅크는 2020년 5월 2000억 유로(268조원) 이상의 지속 가능한 재정과 투자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이후 이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3년 앞당겨 2022년으로 앞당겼다.
“글로벌 조달은, 우리가 가치사슬 전체를 커버하기 위해 공급업체와 제휴하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좋은 예”라며, "이는 가치사슬의 지속가능성을 점차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큰 단계"라고 도이치 뱅크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죄르그 아이겐도르프(Jörg Eigendorf)가 말했다
많은 ESG 평가 기관들이 최근 도이치 뱅크의 진척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에코바디스는 지속가능한 조달에 있어서 도이치 뱅크가 "적극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했고, CDP도 도이치 뱅크의 기후변화 점수를 C에서 B로 높였다.
한편, 신용평가사인 S&P글로벌은 도이 치뱅크를 60점으로 평가해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유럽지수에 다시 올려놓았다.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와 WWF도 둘 다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