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사와 투자자, ESG 공시 온도 차 어떻게 맞추나
ESG 정보공개와 참여는 기업과 투자자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투자자산운용사 BNY 멜론은 지난 26일(현지시각) ‘발행사와 투자자가 ESG 영역에서 합의점을 찾는 방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여섯 가지 솔루션을 제시했다.
BNY 멜론은 2021년 5월부터 10월까지, 기관 투자자 21곳과 기업 19곳에 40회의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설문에 응한 기관 투자자는 총 3조9000억 달러(4844조원)의 주식을 관리하고, 기업은 7310억 달러(907조원)의 주식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ESG 정보 공개…투자자의 요구에 충실
기업은 ‘ESG 정보가 중요한 고려사항인가’라는 질문에 95%가 그렇다고 답했다. ‘ESG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 증대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68%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발행사는 ESG 정보가 KPI와 목표 설정에 통합되고, 투자자의 기업 참여활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투자자가 요구한 정보와 제공하는 정보 사이에 단절된 부분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7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ESG 정보 공시는 47%가 수준이 향상됐고, 21%가 재무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답했다. 발행자의 84%는 ESG 공시 정보를 IR 자료에 통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와 기업이 ESG에 대해 논할 수 있는 포럼도 높게 평가했다. 포럼 종류는 ▲투자자의 날(Investor day) ▲ESG 회의 ▲ESG가 포함된 투자자 회의 ▲ESG 로드쇼 ▲ESG 웨비나 ▲실적발표로 구분된다. 발행자는 투자자의 날과 ESG 회의,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와 대화하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 ESG 웨비나와 로드쇼는 다른 포럼에 비해 선호도가 낮았다.
투자자, ESG 공시에 수요와 공급 간극 있어…
투자자산운용사는 90%가 ESG 정보가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답했다. ESG 중요성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질문에는 52%가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발행사가 ESG 정보가 KPI에 반영된다는 의견에는 43%가 동의했으나 목표 설정에 반영되고, 기업 참여 활동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90% 이상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투자자는 ▲ESG 질적 통합 ▲ESG 양적 통합 ▲참여 ▲배제 심사 방식 중에 81%가 정성, 57%가 정량적인 방법으로 투자의사 결정에 반영한다고 답했다. 기업 참여와 배제의 방식은 각각 19%로 나타났다.
ESG 정보는 81%가 제3자 데이터 제공업체나 평가사에서 얻고, 71%가 기업 보고서에서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BNY 멜론은 응답자들이 제3자 제공 정보와 기업 제공 정보에 크게 차이를 두고 있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ESG 정보는 기업에 요구한 수준으로 충분히 얻었느냐는 질문에는 24%만 그렇다고 답했다. ESG 공시는 투자자의 62%가 보고가 표준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업과의 대화는 투자자의 날과 회의 형태를 선호하고, 로드쇼나 실적 발표일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의견은 로드쇼나 실적발표는 ESG를 충분히 논의하기에 시간이 부족하고, ESG 회의와 투자자의 날만큼의 효과성을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환경만 강조해선 안 돼…정보 균형과 KPI 반영 강조
BNY 멜론은 발행자와 투자자가 인식에서 차이가 나지만, 생산적이고 유익한 ESG 참여 활동이라는 최종 목표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BNY 멜론은 발행사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방법은 ▲충분한 양적 데이터 및 표준화된 방법론 제공 ▲책임있는 목표 설정 ▲분기별 보고에서 KPI 집중 ▲충분한 회의 시간 마련 ▲ESG 투자 사례 제공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균형 있게 다룸 등이었다.
BNY 멜론은 공시를 표준화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북미지역 자산운용사는 “기업이 MSCI, 서스테이널리틱스, SASB와 같은 표준을 사용한다면, 시간 경과에 따른 성과와 회사 간 성과를 비교하기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운용사는 “지속가능보고서에 중요하지 않은 데이터가 많이 있다”며 “사업 전략과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ESG의 재정 정보를 담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SG가 균형 있게 다뤄져야 된다는 점도 지적됐다. ‘투자자는 기업에 무엇을 자주 묻나’라는 질문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가 각각 63%, 58%, 53%로 나타났다. 응답 운용사들은 ESG에서 사회와 지배구조의 하위 부분인 다양성과 포용성이 중요함에도, 환경 부문만 강조되어 왔다는 의견을 냈다. 한 운용사는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은 다른 개념이며, 기업이 환경에만 신경쓰기보다는 기업 관리에 더 집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BNY 멜론은 투자사와 발행기업은 ESG가 중요한 고려사항이며, KPI 통합하는게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연구 결과를 요약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회의보다는 기업의 정보 공시를 통해 얻은 ESG 정보를 이용해서 투자 결정을 한다고 분석된다. BNY 멜론은 ESG 모범사례와 투자자의 요구사항을 분석함으로써 기업과 투자자의 간극을 메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