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ESG ⑤】 국내 ESG 밸류체인, 누가 누가 뛰어들었나

2020-08-25     박지영 junior editor

ESG를 아시나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ance)의 줄임말입니다. 기업 비재무정보의 핵심요소 세 가지입니다. 근래 전 세계적인 경영 트렌드를 ESG로 꼽을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용어입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에게 아직 ESG는 생소합니다. 용어도 많고 기준도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IMPACT ON은 '줌인 ESG’ 코너를 통해 ESG를 둘러싼 다양한 프레임워크와 기준들을  알기 쉽게 소개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불과 2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는 전문용어 취급을 받았다. 금융기관이나 투자사들은 물론, 기관투자자들조차 생소한 분야로 여겼지만, 이제 ESG는 하나의 트렌드를 넘어 투자 중심으로 옮겨오고 있다. 국내 ESG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기업·금융사·평가사·투자자들을 정리해봤다.

 

증권사, 채권 발행 주관사부터 자체 ESG 평가까지 지평 넓히는 중

▶삼성증권, ESG 연구소 설립

삼성증권은 지난 21일 ESG 활동을 분석하는 연구소를 만든다고 밝혔다. 증권회사 최초다. 리서치센터 내 ESG 분야만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연구소를 설립해 기업별 ESG 활동을 분석할 계획이다.

분석 결과는 기업분석보고서에 추가될 방침이다. 예를 들어 LG화학의 투자의견과 목표 주가, 재무현황 및 사업 전망을 비롯, 다른 배터리 회사와 공정 경쟁을 하고 있는지, 하도급 업체에 불공정한 계약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환경친화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이사회의 의사결정은 투명하게 이뤄지는지 등이 추가된다.

더불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개별 ESG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외부 전문인력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며, 곧 연구소를 발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증권사 최초 ESG 리포트 선보여

NH투자증권은 작년 증권사 최초로 기업의 ESG 역량을 분석한 ‘ESG 리포트’를 내놓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삼성물산, 현대제철 등 업종을 대표하는 15개 기업의 ESG 요소에 관한 정량적 비교분석과 정성적 평가, 주요 이슈 등이 담겼다.

최근에는 채권과 퀀트를 포함한 ESG 이슈 자료를 발간하며, 매일 제공하는 기업 분석 리포트에 ‘ESG 인덱스·이벤트’ 항목을 추가했다.

ESG 인덱스 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적인 ESG 지수 개발을 위해 TF를 구성하기도 했다. 지속가능발전소, 탱커펀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ESG 지주회사’ 지수를 개발할 예정이다.

▶SK증권, ESG채권 대표 주관사 및 인수단으로 참여

SK증권은 ESG 채권 발행을 주관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14개사 26조2000억원 발행에 대표 주관 및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SK증권은 국내 금융투자사 중 유일한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 기구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 가입사다. 한국남부발전과 IBK기업은행, 우리카드, 신한카드 등 굵직한 원화 ESG채권 발행 딜에서 단독 대표주관을 맡았다.

▶KB증권, KB금융그룹 ESG 위원회 참여하며 ESG 전략 및 정책 수립 중

KB증권의 경우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SK에너지(5000억원), GS칼텍스(1300억원)의 ESG 채권발행 대표주관을 맡으며 ESG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KB금융그룹의 ESG 위원회에 참여해 ESG 전략 및 정책 수립 등 ESG 경영에 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및 은행권 ESG 채권 발행 '러시'

금융사들은 ESG 채권 발행으로 기업들을 서포트 하고 있다. 4사 통합 ESG 채권 발행액은 지난해 기준 5조원에 육박한다.

         
  합계 지속가능채권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신한금융지주 1조8707억원 1조1691억원 7016억원 -
KB금융지주 1조7620억원 1조6620억원 1000억원 -
하나금융지주 7123억원 7123억원 - -
우리금융지주 1조742억원 7368억원 - 3374억원
합계 5조4192억원 4조2802억원 8016억원 3374억원

 

올해 들어 국내 은행권에서도 ESG 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은행권의 ESG 채권 발행액은 약 4조1552억원에 달한다. 발행 초기인 2013년까지만 해도 그린본드가 대부분이었는데, 올해 ESG 채권 발행 대부분은 소셜본드로 발행됐다. 코로나19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된 것이다.  

 

은행 시기 규모 총규모
국민은행 7월 5억유로 2조1500억원
  5월 4500억원  
  4월 4000억원  
  4월 5억달러  
우리은행 8월 3000억원 7500억원
  7월 2000억원  
  3월 2500억원  
신한은행 3월 5억달러 6000억원
하나은행 6월 5000만달러 600억원
NH농협은행 7월 5억달러 5952억원

 

자산운용사들도 ESG 흐름에 동참 중

▶브이아이자산운용, ESG 투자 위한 전담 본부 구성

브이아이자산운용은 2017년 국내 최초로 주식운용본부 산하에 ESG 투자를 위한 ‘책임투자리서치팀’을 신설한 이후, 팀을 확장해 자산운용사 최초로 ESG 투자를 위한 전담 운용본부를 구성했다.

2018년에는 국제 책임투자원칙인 UN 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에 서명하며 ESG 투자를 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현재 ‘KRX ESG Leaders 150 ETF’를 비롯해 다수의 ESG 자금을 운용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 최초 채권형 ESG 펀드 출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채권형 ESG 펀드인 ‘미래에셋지속가능ESG채권 펀드’를 출시했다.

앞서 2004년에는 국내 주식형 ‘미래에셋좋은기업ESG펀드’, 해외 주식혼합형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펀드’, 국내 주식 ETF ‘TIGER MSCI KOREA ESG 시리즈’ 등을 운용하며 ESG 관련 트렉 레코드를 쌓아왔다.

▶안다자산운용, 자체 ESG 분석 수행 중

안다자산운용은 2016년 UN PRI에 가입한 이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을 비롯한 자문사들로부터 ESG 보고서와 관련 자료를 받아 자체적인 ESG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며 투자 기업에 대한 ESG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ESG 평가 사업, 새롭게 등장하는 후발주자들 

▶후발 주자인 대신경제연구소, 국민연금 ESG 평가기관 선정

서스틴베스트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생소한 국내 ESG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사업자들이다. 각각 2006년, 2011년 기업 ESG 등급 평가를 시작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2017년 ESG 평가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최근 국민연금의 ESG 평가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저력을 보이고 있다. 수기조사를 원칙으로 정량적 문항평가를 진행한다.

▶에프앤가이드, ESG 채권 인증 사업 확장하기도

상장기업의 수익성을 비교하는 등 기업분석에만 주력했던 에프앤가이드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손잡고 ESG 채권 인증 사업으로 발을 넓혔다. 에프앤가이드는 ESG 채권 인증 평가방법론과 체크리스트를 개발할 예정이다. ESG 채권 시장의 신뢰성을 높여 시장 확대까지 기대하고 있다.

▶딜로이트 안진·한국신용평가, ESG 채권 사후보고서 검증 사업 시작

딜로이트 안진은 한국신용평가와 함께 한국거래소와 사후보고의 외부검증을 추진하는 MOU를 맺었다. ESG 채권 발행 단계에서는 본래 취지대로 자금이 적절히 쓰였는지 입증하는 사후보고가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사후보고에 대한 기준 없이 개별 발행사가 자체적으로 보고를 해왔다. 한국거래소는 MOU 체결로 채권 발행사들이 외부기관에서 사후보고서 검증을 받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삼정KPMG, EY한영 등은 사후보고와 별도로 사전 검증을 작업해오기도 했다. ESG 채권 시장 확대로 회계법인들에게도 새로운 BM 기회가 열린 셈이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ESG 투자 주도

해외에 비해선 발행 규모 미미

▶국민연금, 올해부터 ESG 투자 본격화

2019년 말 국민연금은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방안'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ESG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기금운용원칙에 ‘지속가능성 항목’을 추가하고 기금 전체 자산에 ESG를 고려하는 책임투자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해외 연기금처럼 매년 신규투자액의 15%를 ESG 투자에 할당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ESG 투자 한도를 설정한다면 국내기업의 원화 ESG 채권 발행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2018년 기준으로 공적 연금기금의 ESG 투자액 중 99%는 국민연금으로부터 나왔지만, 나머지 기관들도 투자액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ESG 관련 투자액을 전년 대비 30.3%, 38.3% 늘렸다. 여전히 국민연금이 ESG 투자를 이끌고 있긴 하지만,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탈석탄’ 금융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투자에 ESG 요소를 고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