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유럽 7개 항공사 배출량 감축 분석…100점 만점에 평균 39점

2022-06-03     유미지 editor
그린피스가 유럽 7개 항공사의 ESG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Denis Meyer/ Greenpeace

 

유럽의 7대 항공사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됐다.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KLM, 라이언에어 등 대형 항공사들은 주로 허위이거나 비효과적인 배출가스 감축 해법에 의존하고 있어 기후변화를 늦추겠다는 항공사들의 의지를 의심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옵서버토리오 RSC, 유럽 7개 항공사 이대로는 탄소 감축 못해

그린피스가 의뢰한 '옵서버토리오 RSC (Observatorio RSC)'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7대 항공사는 파리 협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40년까지 매년 최소 2%의 항공편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연간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지 않았으면서 비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고, 2040년까지 완전히 탄소를 제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린피스 유럽의 '모빌리티 포 올(Mobility For All)' 캠페인 대변인인 허비 슈스터(Herwig Schuster)는 “유럽 항공 산업이 더 이상 친환경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기차라는 대안이 있는 단거리 비행을 금지하는 것부터 시작해 항공 교통량을 줄여야 한다. 과도한 석유를 소비하는 것은 기후 위기를 부추긴다. 항공사들은 이를 끝내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구는 항공 산업이 팬데믹으로 타격을 받기 전인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항공사의 환경 성과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팬데믹 기간동안 배포된 구제금융과 경기 부양 기금이 더 지속 가능한 사업을 장려하는지도 함께 살펴보았다. 

항공은 2017년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탄소 배출의 요인이었고, 팬데믹 이전까지 탄소 오염의 가장 빠른 증가원 중 하나였다. 그린피스가 2019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분석한 결과, 항공사들은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를 합친 연간 탄소 발자국과 맞먹는 배출량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항공편이 줄어들어 탄소 배출량이 잠시 줄어들긴 했지만 최근 항공업계가 다시 살아나면서 배출량이 다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진들이 2018~2020 항공사의 ESG 항목을 분석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39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옵서버토리오 RSC

 

ESG 항목, 100점 만점에 평균 39점을 맞은 항공사들

연구원들은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KLM, IAG, 라이언에어, 이지젯, SAS(Scandinabian Airline System) 및 TAP(Transportes Aéreos Portugueses) 에어 포르투갈의 ESG 항목을 분석했다.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고 점수를 줬다. 

기후 변화에 대해 연구자들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목표, 환경 정책, 스코프 1, 2, 3 배출량으로 알려진 직간접 배출량 보고를 포함한 지표를 조사했다. 평균적으로 그들은 100점 만점에 39.2점을 받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루프트한자, SAS, TAP 에어 포르투갈 대변인은 논평 요청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지젯 대변인은 “2000년 이후 승객 1인당 km당 탄소 배출량을 3분의 1로 줄였으며, 총 배출량을 줄이는 것 외에도 2035년까지 탄소 효율을 35%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기록된 모든 항공사는 2050년의 넷제로 목표를 지니고 있다. 그중 SAS는 2025년까지 2005년 배출 대비 CO² 배출량을 25% 감축하겠다는 단기 감축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옵서버토리오 RSC 소속이자 보고서의 저자인 에두아르도 산체스(Eduardo Sánchez Jacob)와 에두아르도 소리아(Eduardo Soria Cáceres)는 "탈탄소화 담론은 그들 자신의 규칙에 따라, 그들 자신의 마감일에 따라, 그리고 그들이 이 과정을 그들의 이익에 맞게 기능적으로 만들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진다"라고 전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nternational Air Transportation Association) 대변인은 "2050년 순 제로 달성에 대한 항공업계의 약속에서 알 수 있듯이 환경 조치의 필요성은 업계에 의해 완전히 받아들여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부문은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 새로운 항공기 기술, 더 많은 효율성 및 신기술과 같은 솔루션에서 나오는 CO²를 최대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항공사, 정부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지속가능한 연료 사용 등에 사용된 양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픽사베이

 

항공사, 정부의 구제 금용 지원은 받았지만 배출량 감축에 쓰인 금액은 미미해

연구원들은 항공사들이 노화된 항공기를 교체하고, 연구비 지원 등 일부 배출량 감축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여가 탈탄소화에 큰 도움을 준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는 SAF와 같은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를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KLM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에어 프랑스-KLM의 청정연료 사용량은 2018년 전체 연료 소비량의 0.005%, 2019년 0.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 프랑스와 KLM의 대변인은”2009년부터 청정연료 테스트를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프랑스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2022년 1월부터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의 1%를 포함하도록 강제하는 프랑스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에어 프랑스 측은 "더 깨끗한 항공연료의 저공급이 여전히 사용의 주요 장애물로 남아 있다"라며 "2030년까지 최소 10%를 법인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는 넷제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감축량의 최대 65%를 차지할 수 있다고 IATA는 말했다. 이어 "적절한 지원만 있다면, 이 청정 연료의 50억 리터 이상이 2025년까지 생산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사용된 청정 연료는 1억 리터였다.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항공편 수가 줄어들자 항공사들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정부로부터 직접 송금, 자본재편, 대출 등의 형태로 총 311억 8000만 유로(한화 약 41억 3500만원)를 받았다. 그러나 구제금융 20건 중 단 2건만이 특정 환경 또는 기후변화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진이 인용한 그린피스·교통·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항공과 에어 프랑스에 영향을 준 두 사례에서도 조건이 구속력이 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들은 "정부 지원의 대부분은 사실상 항공사에 사회 및 환경 문제에 대한 백지 수표를 준 것"이라고 썼다. "조건성 수준이 낮다는 것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 여전히 자발적이고, 결과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