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태양광 패널 관세 면제하자 주가 급등

2022-06-08     홍명표 editor
미국내 태양열 패널 제조는 태양열 사업에서 그 비중이 작다고 한다/픽사베이

미국 정부가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국의 태양광 패널 부품에 대한 관세를 유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월요일 태양광 주가가 급등했다고 CNBC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태양전지 관련 기업인 선런(Sunrun)의 주가는 5.9%, 인페이스 에너지(Enphase Energy)는 5.4% 이상 급등했다. 솔라엣지(SolarEdge) 테크놀로지와 선파워(SunPower)도 3% 가까이 상승했다. 어레이 테크놀로지(Array Technologies)는 무려 약 18% 급증했다. 인베스코 솔라(Invesco Solar)는 5월 저점 대비 27% 이상 상승했고 월요일에는 4.4% 더 올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까지 태양광 발전량을 현 수준의 세 배로 늘리기 위해 면세 조치 등 대대적인 지원 계획을 밝힘에 따라, 태양광 업체를 바라보는 투자업계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JP모건 분석가인 마크 스트라우스(Mark Strouse)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번 발표는 특히 미 상무부의 반덤핑ㆍ상계관세(AD/CVD) 조사가 시작된 3월 말 이후 불확실성에 직면한 태양 에너지 시장에서 우리에게 분명히 긍정적인 결과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3월 미 상무부의 중국산 관세 회피 조사 이후 태양전지판 수입 축소

지난 3월 이후 미국 내 태양광 산업은 지속적으로 위축돼왔다. 미 상무부가 3월부터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동남아 4개국을 경유해 관세 부과를 회피하는지 조사해왔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갈등까지 빚었던 이러한 조사로 인해, 미국 내 태양전지판 수입은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태양광 산업이 위축된다는 우려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동남아 4개국 태양광 패널 제품에 대해 24개월 관세 면제라는 결단을 내렸다. 국방물자생산법(DPA, Defense Production Act)을 국내 생산 촉진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태양광 패널, 단열재, 열펌프 등 태양광 관련 부품을 신속하게 조달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19 백신을 확보할 때 동원했던 국방물자생산법이란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위해 민간기업에 정부계약을 우선 이행하거나 주요 물품의 생산을 확대하도록 주문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주로 국방, 에너지, 우주, 국토 안보를 지원하기 위해 발동된다. 

백악관은 "이번 관세 면제 조치는 미국의 제조업이 성장하는 동안 수입품과 미국산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DPA까지 적용했다는 건 바이든 행정부가 태양광 발전을 국가 안보 상황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은 현재 7.5기가와트(GW) 수준인 태양광 발전 능력을 2024년까지 세 배인 22.5GW로 늘릴 계획이다. 2035년까지 현재 3% 수준인 태양광 발전 비중을 최대 4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미국내 태양광 제조를 장려하는 법안 발의는 현재 미 의회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때문에 DPA를 이용해 신속히 태양광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복안이다. 미국 클린 파워 협회의 헤더 지찰(Heather Zichal) 회장은 "바이든의 발표는 예측 가능성과 사업 확실성을 회복함으로써 태양광 발전의 건설과 미국내 제조를 되살릴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태양전지 관련 기업들 주가 급등

한편, 상무부는 중국과 대만의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상무부 장관 지나 레이몬도(Gina Raimondo)는 "나는 우리의 무역법을 지지하고 미국 근로자들이 평등한 경쟁의 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또한 교역 상대국들에게 그들의 약속을 지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능력도 보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미 상무부의 태양광 패널업체 조사는 소규모 태양광 패널 업체인 옥신(Auxin)사의 항의에 따라 시작되었다. 옥신의 CEO인 마몬 라시드(Mamon Rashid)는 백악관의 움직임이 "중국이 자금을 지원하는 특수 이익단체들이 미국 무역법의 공정한 적용을 저지할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미국의 최고 패널 제조업체인 퍼스트 솔라(First Solar)는 행정부의 조치가 "미국 태양광 제조를 저해한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