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후스타트업 자금조달에도 기울어진 운동장 있다?
기후기술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에도 '기울어진 운동장' 법칙이 통한다?
환경전문 미디어 그린비즈는 8일(현지시각) "기후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중에서도 여성 창업자와 유색인종 사업가 등 소외된 계층이 대표인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자본은 매우 적다"고 밝혔다. 2021년 전체의 자본의 2%만이 여성에게 돌아갔으며, 작년 상반기에는 약 1.2%가 흑인 창업자에게 돌아갔다고 그린비즈는 덧붙였다.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운영하는 대표적 자금조달 프로그램이 있다. 하나는 LACI(Los Angeles Cleantech Incubator)이고 또 하나는 자금 조달 스타트업인 퍼머닝 프래닛(Permaning Planet)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러한 자금 지원을 받을 때 담보가 없어도 매출에 비례해서 지원금을 갚는 시스템이 있다.
담보나 보증 없이 수익을 기준으로 자금 지원
이 두 프로그램의 특징은 기존의 자금 조달과 차별화된 대출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설립자가 담보나 개인 보증을 서는 등 복잡한 준비 없이 벤처기업의 매출의 비율에 따라 상환되는 대출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다르지만, 창업자가 개인 재산의 많은 부분을 위험에 빠뜨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 창업자에게는 큰 이점이다. 물론 이 프로그램에는 기업이 어떤 형태로든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따라서 매출이 일어나기 힘든 벤처기업, 예를 들어 초기 단계의 조직에는 의미가 없다.
실제로 600만달러(75억원) 규모의 LACI 클린테크 펀드(Cleantech Debt Fund)는 기후테크 기업이 처음으로 고객의 주문을 받았을 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거나, 사업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운용자본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펀드는 향후 5년간 2만5000달러(3135만원)에서 25만달러(3억1353만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하는데, 사회적으로 소외된 창업자들이 대표로 있는 100여 개의 창업 초기 단계 벤처기업이 그 대상이다.
이 펀드는 LACI뿐만 아니라 그린타운 연구소(Greentown Labs), 에버그린 기후 이노베이션(Evergreen Climate Innovations), 뉴 에너지 넥서스(New Energy Nexus) 등 미국의 다른 기후 기술 인큐베이터와 함께 일하는 여성, 흑인 등의 기업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LACI의 CEO인 맷 피터슨(Matt Petersen)은 "이는 초기 투자자들에게 부족한 자본의 일부"라고 그린비즈에 말했다.
상대적으로 대출 받기 어려운 소수인종이나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사장에게 유리한 자금 지원 방법
LACI는 미국 에너지부(DOE)와의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금조달 컨셉트를 시험 운용하고 있다.
온디맨드(on-demand) 모바일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벌이고 있는 스파크차지(Spark Charge)와 온디맨드(on-demand) 공유 커뮤니티 기반 전기차를 제공하는 사업을 창출한 엔보이(Envoy)를 포함한 9개 스타트업에 30만 달러(3억7623만원)의 융자를 하고 있다.
엔보이는 이 자금을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공공 주택 단지 거주자들을 위한 자동차 공유 서비스의 시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스파크차지는 40명의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4만 달러(5016만원)의 저금리 대출을 사용했다.
스파크차지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흑인 기업가 조시 아비브(Josh Aviv)는 "회사를 확장하고 일자리를 계속 창출하기 위해서는 소수인종 소유의 기업들이 쉽게 빌리지 못하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그린비즈에 말했다.
이 대출은 스파크차지가 주식 및 채무 자금으로 2400만달러(300억원)를 추가로 조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즉 LACI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사실이 업계에 알려지면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LACI의 자금 지원 파트너로는 기금 조성 및 임팩트 투자에 초점을 맞춘 소브라토 필리트로피스(Sobrato Pilitropies)와 기후에 초점을 맞춘 투자 회사인 홈커밍 캐피탈(Homecoming Capital)이 있다. 웰파고 재단(Wells Fargo Foundation)도 초기 운영 비용을 지원하고 대출 손실 적립금을 충당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한다.
인듀어링 플래닛, 30일 이내 사업자금 조달 온라인 플랫폼
디미트리 게르셴손(Dimitry Gershenson)과 에린 데이비스(Erin Davis)가 설립한 '인듀어링 플래닛(Enduring Planet)'도 기후 기술 벤처에 대한 수익 기반 채무 금융을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게르셴손에 따르면, 첫 번째 펀드는 30일 이내에 사업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여 첫 12개월 동안 500만달러(62억원) 이상을 대출할 계획이다. 이 대출은 아마 20~25건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인듀어링 플래닛은 대출 신청 과정에서 회사의 설립자와 팀 전체의 다양성을 고려한다고 게르셴손은 그린비즈에 말했다. 또 하나의 고려사항은 스타트업이 일반적으로 소외된 커뮤니티에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는 것이다.
게르셴손은 최근 그린비즈350(GreenBiz 350)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흔히 기후기업에 참여하고 싶어하거나 대출해주려는 기관 자본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듀어링 플래닛이 검토 중인 투자 대상기업의 절반 이상은 펀드의 다양성과 포괄성 기준을 충족한다. 대표적 사례로 마이크로그리드 모니터링 및 제어 플랫폼인 뉴선로드(New Sun Road)와 농업 대부업체들이 물과 열 위험을 이해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기후 위험 및 분석 대시보드인 아쿠아오소(Aquaoso)다.
가장 큰 단점은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는 점
LACI 및 인듀어링 플래닛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담보 없이도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할 뿐만 아니라 창업자들이 자신의 많은 지분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는 점이다. 게르셴손에 의하면 최소 35%의 높은 마진이 필요하며 투자 회수 기간도 변동하기 때문에 현금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 까다로울 수 있다. 게다가 담보가 있는 경우보다 금리가 높을 수 있다.
수익 기반 대출 모델은 전자 상거래 및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 회사에서 환영받고 있다. 게르셴손은 "오랫동안 미국에서는 수익 기반의 금융가들이 활동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