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에너지-아다니, 인도에 세계 최대 녹색 수소 생태계 구축한다
프랑스 거대 석유회사 토탈 에너지(Total Energies)와 인도 아다니 뉴 인더스트리(Adani New Industries)는 세계 최대 녹색 수소 생태계를 인도에 구축하기 위해 50억 달러(6조원)를 투자하겠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아다니 뉴 인더스트리는 운송ㆍ인프라 및 에너지기업 아다니 그룹의 자회사이자 석탄ㆍ항만 기업 아다니 엔터프라이즈가 보유하고 있으며, 녹색 수소 사업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아다니 그룹은 지난 1월 포스코그룹과도 수소와 재생에너지 등의 사업을 협력하기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는 기업이다.
토탈 에너지와 아다니 뉴 인더스트리는 풍력터빈, 태양광 모듈 배터리 등 재생에너지 발전과 녹색수소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제조한다. 질소비료, 메탄올 등 친환경 화학소재도 개발해 에너지생산 공급망 전반을 녹색수소 기반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LNG 터미널, 재생 에너지, 가스 유틸리티 및 녹색 수소 생산 등 여러 녹색 프로젝트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의 수소 정책, 토탈 에너지 주주 요구에 녹색 수소 사업 투자
아다니 그룹이 녹색 수소 사업에 적극 뛰어든 배경에는 '인도 정부의 탈탄소화 정책'이 있다.
인도는 전 세계 3위 오염국으로 2070년까지 탄소 제로 목표를 설정했다. 석유와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각종 정책과 정부 계획을 최근에 발표했다.
인도 국가수소정책(NHP)에 따르면, 인도는 2030년까지 연간 500만 톤의 녹색 수소를 생산할 방침이다. 그 첫 번째 단계로, 재생 가능한 전력 조달, 수소 생산, 저장 및 분배에 초점을 두었다. 중장기적으로는 정유, 비료 생산 등 중공업 녹색 수소 사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는 "기업들이 2025년 이전에 녹색 수소 사업을 시행한다면 세금 감면, 국가 간 송전관세 면제, 공장 설립을 위한 토지 할당 등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녹색 수소와 녹색 암모니아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특별 제조업 구역을 설치하고, 전해질 제조업체에게는 최대 15기가와트(GW)의 전해질 생산 보조금 및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아다니 그룹은 인도의 넷제로 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녹색 수소 산업에 필요한 거대 자금과 기술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아다니 그룹은 세계 최대의 녹색 에너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700억 달러(90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토탈에너지는 미국ㆍ유럽의 다른 석유ㆍ가스 대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전 세계 탄소 중립 기업을 목표로 한다.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라는 주주들의 목소리도 반영했다. 이에 석유제품 판매를 줄이고 청정에너지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토탈 에너지 CEO 패트릭 표야니는 "인도 아다니 그룹과의 협력은 2030년까지 유럽 정유소에서 사용되는 수소를 탈탄소화하고 녹색 수소를 대량 생산함으로써 전 세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신재생·저탄소 수소 전략을 실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공업 탈탄소화하고 수소 산업의 성장 가능성 보인다
성명서에서 토탈 에너지는 "아다니와의 협력을 통해 제철, 시멘트 생산, 비료 등 중공업의 탈탄소화를 이루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10년 동안 녹색 수소 생태계에 500억 달러(6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력의 일환으로 토탈에너지는 아다니 뉴 인더스트리의 지분 25%를 매입할 예정이며, 아다니그룹의 수소사업에서 10% 이상의 소수 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토탈에너지는 2018년 아다니 그룹과의 파트너십을 맺어 아다니 가스공사, 도시가스 유통 사업, 관련 LNG 터미널 사업, 가스 마케팅 사업 등에 투자했다. 2019년에도 아다니 가스 주식회사(현 아다니 토탈 가스 주식회사)의 지분 37.4%를 사들였고, 지난해에는 25억 달러(3조원)를 투자해 아다니 그린 에너지 주식회사 지분 20%와 태양광 자산 포트폴리오 지분 50%를 인수했다.
토탈에너지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다니그룹이 50억 달러를 투자해 4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및 풍력발전으로 2기가와트(GW) 규모의 수소 생산용 전해조를 건설, 비료 수입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30년까지 청정 전력 30기가와트(GW)를 통해 연간 100만톤의 녹색수소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장기적으로 제철, 시멘트 생산, 비료와 같은 중공업의 탈탄소화를 이룰 수 있는 잠재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전 세계 녹색 수소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NEF는 물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녹색수소가 향후 10년 간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정부의 정책 지원이 확대되면 2030년까지 전 세계 녹색 수소 생산량이 연간 약 1160만 톤, 최대 18배 급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녹색수소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녹색 수소 기술 자체를 연구하기 위해 공장을 시범 운영하려면 더 많은 투자와 정부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