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SD, 기업ㆍ공급망 간 탄소 배출 데이터 교환기술 개발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가 이끄는 연합체인 ‘탄소 투명성을 위한 파트너십(PACT)’이 기업ㆍ공급망 간 탄소 배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패스파인더(Pathfinder) 프레임워크'를 1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PACT가 선보인 이 기술은 기업들이 생산ㆍ구매한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에너지 소비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하는 탄소 회계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탄소 회계 기술은 기업의 개별 배출량을 추적ㆍ관리할 수는 있지만 기업과 공급망 간 배출량을 공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업이 각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다르면 데이터가 상호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직간접 배출량 스코프(scope) 1-2에 비해 공급망 배출량에 해당하는 스코프 3을 관리하기 어려운 것도 이 이유에서다.
PACT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공급업체가 사용하는 탄소 회계 기술 솔루션들이 호환될 수 있도록 했다.
패스파인터 기술은 통신 상으로 PC를 직접 연결해, 파일을 공유하는 '피어 투 피어(peer-to-peer)' 환경에서 배출 데이터 교환을 가능하게 했다. 앞으로 기업들은 공급업체의 배출량 데이터를 상호 확인 및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산업 간 배출량 정보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ACT는 보고서를 통해 "패스파인더 프레임워크는 데이터 투명성과 품질을 높일 뿐 아니라 기업과 공급업체가 관련 표준, 부문별 지침, 제품 규칙 및 방법을 준수하여 회계처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IBM, SAP, 지멘스 및 독일 공급망 솔루션 제공업체 서큘러 트리(CircularTree)와 협력해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여러 기술 솔루션도 개발 중에 있다.
지난 4월 PACT는 바스프, 다우, 유니레버 등 세제 및 화학물질 제조사를 중심으로 배출량 데이터를 시범 교환했으며, 2023년 초 프레임워크를 업데이트해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벨기에 화학제조사 솔베이의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파스칼 찰본 데메르세이는 "제품 탄소 발자국을 측정 및 공유함으로써 배출량 순제로를 달성하고 탄소 배출 데이터를 공급망에 공유할 수 있는 협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ACT, 자동차 부품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 방법론도 개발중
한편 PACT는 자동차 부품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하는 방법론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 라이프사이클 평가(LCA)를 위해 BMW, 도요타, 폭스바겐 등 10개 이상의 OEM(주문자위탁생산) 업체들로 구성된 선도그룹이 방법론을 개발 및 감독할 계획이다. 데이터 품질, 제품 탄소 발자국 계산, 2차 재료, 인증 및 검증 등을 통해 자동차 산업이 공급망 전반 배출량을 감축하고 데이터 투명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또한 PACT의 9개 기술 워킹 그룹은 2030년 기후 목표에 따라 자동차 및 철강 산업을 위한 탄소 감축 방법론을 개발하고, 책임있는 광물 이니셔티브(RMI, 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와 협력해 철강 탄소 계산 방법, 녹색 철강 인증, 저탄소 철강 전환 등에 대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PACT의 자동차 제조 및 철강 산업의 탄소 배출 감축ㆍ측정 방법론은 오는 8월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