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구매자 찾지 못해 2030년 탄광 폐쇄
2030년에 폐쇄될 아서(Arthur)산의 탄광을 매입할 구매자를 찾지 못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석탄 수요가 증가하자 BHP가 탄광을 매각하기로 한 결정을 뒤집고 자체 운영하다 이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BHP는 호주에서 가장 큰 탄광 중 하나를 매각하려는 시도에서 손을 뗐고, 향후 8년간 화석연료 채굴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산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시드니 북쪽 헌터 밸리(Hunter Valley) 지역의 아서 산에 위치한 탄광은 2020년에 매물로 나왔다. BHP는 일본과 한국에 발전소를 공급하는 광산의 수명을, 당초 면허가 끝나는 2026년부터 2045년까지 연장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적당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2030년 탄광을 폐쇄할 예정이다.
에너지 데이터 제공업체 아거스 미디어(Argus Media)에 의하면, 아서 산의 탄광을 계속 운영하기로 한 결정은 호주의 고급 열탄 거래 가격이 톤당 약 390달러(약 50만원)로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내려졌다고 전했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유럽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결정 때문에 가격이 더욱 올라가고 있다.
팬데믹 해제이후 석탄 수요가 증가 추세
아시아에서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이 코로나 팬데믹 규제를 해제함에 따라 새로운 시장에 대한 투자가 신속하게 이루어 지지 않아서 현재 석탄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석탄 채굴은 1960년대부터 아서 산 지역의 경제 활력소가 되었고, BHP는 20년 전 그 지역을 호주에서 가장 큰 노천 광산 중 하나로 만들었다. 약 2000명의 사람들이 아서 산 탄광에서 일하고 있는데 2026년 이후로는 광산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을 필요할 것이라는 게 FT의 관측이다.
BHP의 호주 광물부문 책임자인 에드가 바스토(Edgar Basto)는 "2030년까지 채굴을 계속하기 위한 승인을 구하는 것은 2026년의 폐업을 방지하고 BHP가 고려한 가치와 위험과 국민과 지역사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 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석탄 채굴은 호주가 화석연료의 수출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지배적인 영향력이 있었다. 호주는 또한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가 발전기 정전으로 인한 잠재적 정전을 경고하는 등 에너지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석탄 가격이 올라도 2030년 이후에는 채산성 없어
BHP가 지역 경제를 재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1990년대 말 뉴캐슬의 대형 철강 사업에서 손을 뗀 이후 두 번째다. 아서 산의 광산은 광산 회사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처분될 예정이었다. BHP는 지난해 헌터밸리에 탄광도 소유하고 있는 콜롬비아 탄광 지분을 글렌코어에 매각하고 우드사이드와 석유 자산을 합병해 별도 상장사로 만들었다.
아서 산 광산은 최근 몇 년간 큰 손실을 입었지만 열탄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운영 재정이 호전됐다. 그러나 광산은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더라도 2030년 이후에는 채산성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의 분석가인 사울 카보닉(Saul Kavonic)은 BHP가 필요한 자본 지출과 정부 승인뿐만 아니라 광산을 해체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약 7억 달러(9037억원)로 예상되므로 구매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카보닉은 열탄 사업을 종료하겠다고 밝힌 BHP가 이전에도 석탄 자산의 신속한 폐기를 선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석탄 가격 상승과 환경, 사회, 통치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는 BHP의 생각을 바꾸도록 자극했다.
사울 카보닉은 "12~24개월 전만 해도 주식시장은 화석연료 수출업체를 정말로 기피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주식시장이 변했다"며 "주식시장 일각에서는 ESG 이슈에 양심의 가책을 덜 받을 수 있는 다른 누군가에게 (화석연료) 문제를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