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를 위한 젠더 교과서 ④] 증권거래소에 부는 성평등 바람, Ring the Bell
유엔 주도 SSE가 지원하는 성평등 운동인 링더벨 전 세계 102개 회원 거래소 중 95개가 링더벨 운동 참여...한국거래소는 아직 참여안해
지속가능증권거래소(SSE, Sustainable Stock Exchanges)는 증권거래소를 통해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생태계를 향상시키기 위해 2009년 유엔(UN)에 의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SSE의 다양한 활동 가운데, 전 세계 증권거래소를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성평등 캠페인은 '링더벨(Ring the bell)’이다.
‘성평등을 위한 종을 울리자’는 의미의 ‘링더벨’ 운동은 매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점으로 전 세계의 증권거래소에서 열리는 타종 행사다.
SSE는 "증권거래소가 기업 및 투자자들에게 성평등 개선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시장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미칠 수 있는 중추적 위치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링더벨 이벤트를 희망하는 증권거래소를 대상으로 2015년부터 개최를 지원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링더벨을 개최하는 증권거래소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SSE가 추적 및 관리하는 총 102개의 증권거래소 중에서 95개가 링더벨 이벤트를 계획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2개의 거래소가 불가피하게 이벤트를 취소했지만, 올해 73개 거래소가 성공적으로 이벤트를 개최했다.
링더벨 이벤트는 성평등 이해 개선을 위한 패널 토론, 비즈니스 사례, SDGs 및 WEPs(여성역량강화원칙)에 따른 성평등 달성 점검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여성역량강화원칙(WEPs)은 유엔글로벌콤팩트와 유엔여성기구(UN Women)이 공동으로 주도해 만든 것으로, 기업들이 조직 내 성평등을 강화할 수 있는 원칙이다. 지금까지 2100명이 넘는 CEO들이 이에 서명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일본 도쿄증권거래서(TSE)를 비롯해 방글라데시 다카증권거래소(DSEBD), 베트남 호치민증권거래소(HoSTC) 등 많은 국가의 증권거래소들이 링더벨 이벤트를 개최해 성평등 인식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한편, 2015년 SSE에 가입한 한국거래소는 지금까지 링더벨 운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3분의 2 여성근로자, 소득은 10분의 1에 불과
한편, SSE는 증권거래소가 기업의 ESG에 관한 관심을 제고시켜 최종적으로 기업의 경영성과를 개선시키고, 지속가능한 투자 기회를 금융 시장에 마련하겠다는 목표로 UN 산하 4개 기관(UN 무역개발협의회, UN 글로벌콤팩트, UN 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UN 책임투자원칙)이 연합하여 만든 조직이다. ESG 이해 증진, 합의 구축, 기술 지원 등을 전 세계 증권거래소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SSE는 이러한 목표 아래, ▲ESG 정보 공개 ▲녹색 금융 ▲성평등 ▲중소기업 성장 ▲증권 규제 등 5개 영역에 대한 이해 증진 활동과 지침 제공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으며, 그중 성평등에 대한 활동이 확대되고 있다.
SSE은 경제 영역에서의 아래와 같은 여성 차별에 주목한다.
- 세계 총 근로 시간 중 여성이 차지하는 근로 시간은 3분의 2지만, 여성의 소득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 전세계 여성 인구의 3분의 1이 직장 등에서 성추행 또는 성폭력을 경험한다.
- 블룸버그(Bloomberg)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1000개 상장기업의 고위관리직 여성 비율은 23%, 이사직은 21%, 대표 이사직은 4%, CEO는 3%에 불과하다.
- 양질의 일자리의 토대가 되는 교육에 있어, 전 세계 25개국의 여성과 소녀들이 동등한 교육을 받고 있다.
실제 비즈니스 사례를 토대로 위와 같은 성차별이 개선된다면, SSE는 다음과 같은 긍정적 변화가 나타난다고 전망한다.
- 기업 고위관리직의 여성 비율 증가는 ROA(총자산순이익률), ROE(자기자본이익률), EPS(주당순이익) 등의 기업 경영 지표를 개선하는 동시에 기업 변동성이 감소한다.
- 기업의 가족돌봄휴가(Family leave) 보장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더불어 이직률을 감소시킨다.
- 여성 소유의 중소기업이 잘 운영된다면, 세계 경제에 약 2850억 달러(약 227조원)를 창출할 수 있다.
- 성차별이 없어지면, 세계 경제는 2025년에 28조 달러(약 33124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 기반하여, SSE는 전세계 회원 증권거래소 대상으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emtn Goals)와 여성역량강화원칙(WEPs: Women's Empowerment Principles)을 따라 성평등 이해 증진과 가이드라인 제시 등의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 SDGs는 글로벌 빈곤 문제 해결과 지속가능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부터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달성해야하는 목표다.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로 구성된 SDGs는 사회적 포용, 경제 성장, 지속가능한 환경의 3대 분야를 유기적으로 아우르며 ‘인간 중심’의 가치 지향을 우선시한다.
■ (UNGC)와 유엔여성기구(UN Women)가 공동 발족한 여성역량강화원칙(Women's Empowerment Principles, WEPs)은 기업의 성평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글로벌 대표 이니셔티브다. 기업의 성평등 개선을 위해, WEPs는 ▲성평등을 위한 기업 고위급 리더십 구축 ▲직장 내 남녀의 동등한 대우, 포용 및 차별철폐 ▲모든 남녀 근로자에게 보건ㆍ안전ㆍ복지 보장 ▲여성을 위한 교육, 직업 훈련 및 전문인력 개발 장려 ▲여성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 개발, 공급망 및 마케팅 전략 구축 실행, ▲지역사회 성평등 리더십 및 참여 ▲성평등 달성 관련 측정 및 공시 등의 7개 세부 원칙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