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잘하는 기업? 국내 기업 30개 FTSE4GOOD 편입, 퇴출된 기업도 다수
퇴출된 기업 무슨 이슈 있었나
기업의 ESG 활동을 평가하는 지수의 대표주자는 DJSI(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의 S&P500 ESG 지수, FTSE의 FTSE4GOOD 지수, MSCI의 ESG Leaders 지수 등이다.
이중 유럽을 대표하는 지수는 영국 FTSE(Financial Times Security Exchange) 지수 중 하나인 FTSE4GOOD 지수다. 분기별로 편입 기업을 발표하는데, 지난 6월엔 4곳이 선정됐다. 삼성중공업과 GS건설, BNK금융그룹과 현대모비스다.
FTSE4Good 지수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 ▲환경보호 ▲인권보장 ▲협력업체 노동규범 준수 ▲반부패 정도 ▲기후변화 대응 등 5가지 항목을 평가해, 각 부문별로 0~5까지 등급점수를 매긴다. 기업의 재정상태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도 중요한 투자 지표라고 보기 때문에, FTSE4Good 지수를 개발해 사용하는 것이다. FTSE인터내셔널은 "FTSE4Good 지수가 높지 않더라도 이 지수에 편입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5개 평가 항목 중 한 가지 부문이라도 기준에 미달되면 지수 편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올해까지 30개 편입... 그러나 중간 퇴출된 회사도 8곳
임팩트온의조사결과, 올해까지 FTSE4GOOD 지수에 편입된 국내기업은 30곳으로 밝혀졌다. 국내 기업의 편입은 2011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는데, 2002년에 지수가 만들어진 것을 감안하면 꽤 늦은 시장 진출이다.
2011년 국내 기업 최초로 FTSE4GOOD 지수에 편입된 기업은 7곳이다. 이 중 중간에 퇴출되지 않고 10년간 자리를 지킨 기업은 6곳으로 ▲아모레퍼시픽 ▲대구은행 ▲동부화재해상보험 ▲현대제철 ▲KB금융그룹 ▲삼성전기로 밝혀졌다.
이후 점점 편입 기업수가 뜸해지다 작년 편입 기업수가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작년 6월, 9개의 기업이 편입됐다.
그러나 지수에 편입됐다고 퇴출당한 곳도 적지 않다. 총 10개 그룹이 퇴출됐으며, 이 중 재편입에 성공한 기업은 ▲BNK금융그룹 ▲현대모비스 두 곳이다. 각각 3년 만, 1년 만에 재편입에 성공했다. 퇴출된 연도에 어떤 이슈가 있었을까.
다음커뮤니케이션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14년 카카오와 합병했다. 이후 사업을 확장하며 ‘카카오 드라이버’를 출시하기도 했는데, 당시 이에 반발한 기존 대리운전 업체와 대리기사들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리운전 업체가 카카오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기사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대리기사들은 카카오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기사들에게 기존 업체의 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청약을 취소한다거나, 보험 연장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리운전업체들은 카카오 드라이버가 출시되고 난 뒤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기업이 상공인의 설 자리를 뺏는다고 맞섰다. 카카오는 “차별적 대우를 실시하는 업체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기존업계의 반발은 끊이지 않았다.
또한 사용자간 웹문서 링크 주소(URL)을 무단으로 수집해 다음 검색에 노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 사생활 정보 노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시민단체는 “동의 없이 이용자가 사적으로 전송한 링크를 자사 포털 검색에 노출시킨 것은 심각한 사생활 침해 행위”라고 반발했고,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진상조사를 진행했고, 이후 3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한온시스템
한온시스템은 자신의 협력업체인 대전유니텍과 갈등을 겪은바 있다. 한온시스템이 대전유니텍과의 거래 물량을 줄이려고 해 대전유니텍과 갈등을 겪은 것이다. 대진유니텍→한온시스템→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서플라이 체인이 통째로 멈춰서면서 당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이 일부 중단되기도 했다.
웅진코웨이
2015년 7월,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은색 금속가루가 보인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라 접수되었고, 2016년 7월 한 언론을 통해서 이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 검찰 조사 결과 코웨이는 의혹이 제기되기 1년 전부터 냉각기에서 중금속인 니켈 도금이 벗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 사실을 은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소비자는 1인당 3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올해 5월 법원은 2심에서 소비자에게 100만원의 손해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부산은행
이장호 전 부산은행장은 이영복 엘시티 전 회장으로부터 엘시티 개발사업에 도움을 달라는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2017년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군인공제회로부터 빌린 3450억원의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경영이 어려웠는데, 부산은행이 엘시티 시행사에 3800억원을 대출해 준 것이다. 특히 부산은행은 1조7800억원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장호 전 부산은행장은 2017년 재판에 넘겨져 1심과 2심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원랜드
강원랜드는 노조가 제기한 임금 소송에 홍역을 치룬 바 있다. 2013년 강원랜드 노동조합은 최근 3년간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아 시간 외·야간·휴일근무 수당·연차수당 등에서 불이익을 당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근무기간 2개월 당 일정근무일수인 15일을 충족하면 지급받은 정기상여금과 특별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청구액은 약 783억원에 달했다. 소송으로 주가까지 하향세였지만, 이후 2019년 5월 법원은 사측의 손을 들어주며 마무리됐다.
팬오션
해운회사로 재계 13위까지 올랐던 STX 그룹은 내부 경영진 비리로 2014년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배임과 횡령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STX그룹이 유동성 어려움을 겪게 된 과정에서 강 회장을 중심으로 경영상 위법한 사항들이 여럿 건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STX중공업 자금으로 다른 계열사를 지원해 2000억원대의 손실을 입혔고, 개인 비자금 조성 의혹도 있었다. 그러나 2015년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2018년 최저임금을 충족하지 못해 시정 지시를 받은바 있다. 입사 1~3년 차 정규직 임금이 당시 최저임금 기준에 미달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은 것이다. 국내 대기업 중 최저임금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최초 사례다. 임금 구조가 기본급과 상여금, 성과급으로 구성돼 있는데, 상여금을 홀수 달에 지급해 와 격월로 지급되는 상여금이 임금으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기억하는가. 흡입 독성이 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산모들이 숨진 사건이다. 당시 LG생활건강 또한 자유롭지 못했다. 자사 제품 ‘119 가습기 살균제’에 지금은 독성물질로 분류된 염화벤잘코늄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자사 제품은 안전하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환경부가 조사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1228명 가운데 LG생활건강 제품을 사용한 사람은 102명(8.3%), LG생활건강 제품을 이용한 후 병원치료를 받은 사람은 2만4000명에서 4만1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2019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출석한 박헌영 LG생활건강협력부문 상무는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5100억원대 펀드 사기 혐의를 받는 옵티머스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판매했다. 김재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 등은 관공서·공공기관의 매출채권에 투자해 3~4%대 수익을 제공하는 펀드를 만들었다고 판매사들을 속여 개인·법인들로부터 수천억원 대 자금을 조달해 실제로는 부동산 개발업체, 대부업체 등 비상장사 사모사채로 빼돌린 사건이다. 옵티머스운용이 운용한 46개 펀드 5151억원은 환매 중단됐거나 환매가 어려운 상태이며, 이중 NH투자증권의 판매액은 4327억원에 달했다. 최근 옵티머스 피해 지원 규모를 놓고 회사 내부에서 경영진과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사외이사들이 줄줄이 사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