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포장 실험 중

2022-07-11     홍명표 editor
트리아는 자사의 바이오24기술이 세계 최초의 폐쇄 루프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홈페이지

패스트푸드점에서 흔히 보이는 풍경인데, 쓰레기통에는 일회용 쓰레기가 넘쳐난다. 패스트푸드점의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는 부피가 크고 양도 많아서 문제이지만, 편리하고 싸서 업계에서는 일회용 식기류를 쓴다.

그러나 근래에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의 처리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자 패스트푸드 체인 기업들이 변화를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패스트푸드 체인인 KFC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지속 가능한 식품업체 트리아(TRIA)는 ‘세계 최초의’ 일회용 폐쇄 루프(closed loop) 포장 시범 프로젝트로, 패스트푸드 포장 산업에서 파란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에코-비즈니스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리아(TRIA)의 설립자 페이 캉(Ng Pei Kang)은 원래 세계 최고의 의료 기술 회사 중 한 곳에서 근무했었으나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파고들어서 탄 멩 총(Tan Meng Chong)과 함께 2016년 트리아를 설립했다.

두 사람은 두 가지 기술을 개발했는데 하나는 식물성 재료로 만든 식품 포장 기술이며, 또 하나는 사용한 포장재 기술과 음식물 찌꺼기를 24시간 만에 미네랄이 풍부한 비료로 바꾸는 바이오(Bio)24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트리아는 2018년 라이버빌러티 챌린지(The Liveability Challenge) 제1호에서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다. 이 이벤트는 에코비즈니스가 주최하고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만든 테마섹재단(Temasek Foundation)으로부터 최대 100만 싱가포르 달러(약 9억30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것이다. 

 

자체 개발한 일회용 식기를 24시간 안에 퇴비로 변환하는 기술 보유

KFC는 6개월의 시험기간 동안 싱가포르의 한 KFC 레스토랑에서 재활용이 불가능한 상자, 컵, 식기류를 트리아(TRIA)가 개발한 '뉴트리아 식기'로 바꿀 예정이다.

뉴트리아 식기는 식물 기반의, 급속 분해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졌다. 뉴트리아 식기는 트리아의 '바이오24' 기술을 통해 퇴비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트리아에 따르면, 뉴트리아 식기는 바이오24 다이제스터(digestor)를 통해 화학물질 없이 자연효소 작용으로 단 24시간 만에 퇴비로 바뀐다고 한다. 이 퇴비는 이후 영향분이 풍부한 유기 퇴비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트리아의 공동창업자인 페이 캉은 “KFC가 어떻게 영업 형태를 바꾸지 않고 2만개의 매장으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확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우리 모델은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할 필요도 없고 쓰레기통도 새로 구할 필요도 없다"고 에코-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난 6월 21일 샤나타(Shanaya) 환경서비스에서의 파일럿 론칭 행사에서 KFC는 비용 경쟁력, 디자인 유연성 및 운영 탄력성이 트리아의 제품에 끌린 주요 요인 중 일부라고 밝혔다.

이 행사에서 KFC의 제너럴 매니저인 리네트 림(Lynette Lim)은 "2017년부터 재활용 불가능한 포장재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왔다. 이전에 식용 스푼을 검토했지만 비용이나 운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러나 트리아는 우리의 일상적인 운영 요구에 견딜 수 있도록 광범위한 재설계와 테스트에 개방되어 있으며 적절한 가격으로 수집 및 가공할 수 있었다"고 에코-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트리아는 뉴트리아 식기와 음식물쓰레기 1톤당 200~300kg의 퇴비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퇴비에 대한 오프테이크(Off-take) 계약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채 현지 옥상농업회사 컴크롭(Comcrop), 노르웨이 화학비료회사 야라 인터내셔널(Yara International)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식품 포장은 분리와 세척 비용이 많이 들고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극히 낮아서 트리아의 기술이 장점이 많아

이번 KFC와 트리아의 협업이 싱가포르의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까. 싱가포르에선 식품 포장이 기술적으로 재활용 가능하더라도, 분리 및 세척은 잠재적으로 처음부터 새로운 포장을 만드는 것보다 5배나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어 난제로 지적돼왔다. 

게다가, 싱가포르의 플라스틱은 대부분 소각된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거나 재활용할 동기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이후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보통 4-6%를 맴돌고 있다.  

싱가포르의 국립환경국(National Environment Agency)에 의하면, 싱가포르에서는 2021년에 약 694만 톤의 고형 폐기물이 생성되었으며, 이 중 383만 톤이 재활용되었다. 그러나 폐기물을 플라스틱으로 한정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싱가포르의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2020년 4%에서 2021년 6%로 증가했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이 60% 증가하였다.

물론, 트리아의 기술에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퇴비화 시스템은 트리아의 사후 소비자 폐기물 소유권과 재처리 능력에 달려 있다. 싱가포르는 2025년까지 포장에 대한 EPR(생산자책임재활용)을 도입할 계획이어서 공공 지출과 매립지로 보내지는 폐기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국립대 순환경제 태스크포스(NUS) 의장인 시람 라마크리슈나 교수는 EPR 달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생산자책임재활용(EPR :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제도는 제품 생산자나 포장재를 이용한 제품의 생산자에게 그 제품이나 포장재의 폐기물에 대하여 일정량의 재활용의무를 부여하여 재활용하게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 이상의 재활용 부과금을 생산자에게 부과하는 제도다. 라마크리슈나 교수는 "EPR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폐기물을 재처리하는 인프라를 포함하여 우수한 폐기물 관리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라고 라마크리슈나 교수는 설명했다.

페이 캉은 트리아가 KFC의 매장 내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그는 포장으로 판매되는 폐기물(take-out)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현재로선 여전히 모호하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그는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중 하나와의 파트너십은 순환 포장 경제를 향한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