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LG화학 등 아시아기업 따돌리나
스웨덴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 폭스바겐 지지 업고 유럽 최초 제조공장 건설
유럽의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비해, 자체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지언론인 유로액티브는 28일 스웨덴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Northwolt) 피터클라슨(PeterCarlsson) 대표의 말을 인용해, “유럽이 배터리 제조부문에서 아시아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최초로 리튬이온 전지를 자체개발한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는 최근 유럽 투자은행(EIB)으로부터 3억 5000만유로(약 5000억원)의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노스볼트는 이날 유로액티브와 인터뷰에서 “유럽이 자동차 배터리 제조에서 아시아의 경쟁자들을 따라잡고 있지만 유럽 연합 내에 완전한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스케일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지난 2017년 아시아와 미국의 제조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유럽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자동차 기업, 화학 기업, 엔지니어링 기업 등을 묶는 ‘유럽배터리동맹(European battery alliance)를 출범시켰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용 배터리 팩을 조립하지만,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배터리의 필수 구성요소인 배터리 셀(cell)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업체가 없다.
노스볼트는 현재 유럽에서 배터리제조업체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가 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노스볼트가 독일 북부에 새 공장을 설립할 때 가장 큰 투자처로 나섰고, BMW는 지난 7월 중순 20억유로(2조83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노스볼트에 따르면, 이 공장은 초기 연간 16GWh생산 규모를 갖추고 이후 이 생산 능력을 최대 40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면적 기준으로 세계 최고의 생산 업체인 중국은 2019년 230GWh를 생산한 바 있다. 칼슨 대표는 “유럽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강한 욕구와 이에 상응하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포함해 자체적인 강점을 갖고 있어, 이 시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위원회에 따르면, 유럽은 유럽배터리동맹 창립 2년 만에 배터리 분야에 가장 큰 투자자가 되었고, 유럽은 지난 1년 반 동안 중국 투자규모의 두 배를 투자하고 있다.
칼슨 대표는 “원자재, 부품, 공급 업체의 생산시설 지원이 필요하다며 유럽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역량 부족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노스볼트는 일주일에 15명에서 20명의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지만, 엔지니어 영입이 쉽지 않다며 화학공학 분야의 교육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폭스바겐 그룹은 한국 LG화학, SK이노베이션, 중국 CATL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지만, 만약 노스볼트가 독자적으로 배터리 셀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경우, 국내 기업의 배터리 공급은 줄어들거나 중단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유럽 배터리 동맹이 점점 지역 내 공급망 가치사슬을 강화할 경우, 국내 기업 또한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