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역대 최고 규모... 일본에서도 ESG 펀드 통했다

2020-09-02     박지영 junior editor

모건스탠리가 일본에서 운용하는 ESG 주식형 펀드 최초 자금 모집액에 3830억엔(약 4조3000억원)이 몰리면서 20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밝혔다.

펀드명은 ‘글로벌 ESG 하이 퀄리티 그로스 에쿼티 펀드(Global ESG High Quality Growth Equity Fund)’로,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MSIM)가 운용하고 일본 애셋매니지먼트 원이 소유한다. 이번 모집액은 주식형 펀드 최초 모집액 기준으로 2000년 7925억엔(약 8조8702억원)을 모집한 ‘노무라 재팬 에쿼티 스트레티지 펀드’ 다음으로 큰 규모다. 특히나 해외 주식 투자엔 야박한 일본 시장에서 이뤄낸 성과라 의미가 더 크다.  

이번 펀드는 기술주에 ESG 요소를 더한 종목들로 구성됐다. 모건스탠리의 투자팀이 직접 검토한 내부 점수제를 바탕으로 높은 등급을 받은 기술주가 대거 포함됐다. ▲아마존닷컴 ▲탈에듀케이션 그룹 ▲마스터카드 ▲서비스나우가 3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Global ESG High Quality Growth Equity Fund 포트폴리오/블룸버그 그린

아마존닷컴은 최근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넷제로(Net-zero) 선언을 했으며, 탈에듀케이션 그룹은 초·중등학생들에게 방과 후 교육을 제공한다. 마스터카드는 플라스틱 카드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서비스나우는 디지털 워크를 위한 클라우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회사들은 웹 기반 서비스를 통해 비용과 탄소 배출량을 줄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펀드 매니저 휴즈는 “ESG 이슈에 집중하면 차이를 만드는 동시에 수익성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기술주와 ESG 조합 전략이 성공했다는 것을 일본에서 증명한 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유행은 ESG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올해 들어 ESG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MSIM은 일본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홍콩에서도 ESG 펀드를 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홍콩의 미즈호증권과 함께 개발한 ESG 펀드에 자산 40억달러(약4조7417억원) 이상을 조달했다. 아태지역에서 ESG와 종목을 결합한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국내에서도 ESG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모건스탠리가 관련 펀드를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모건스탠리의 크리스티안 허그 펀드 매니저는 "기업과 시장에서 각각 ESG를 고려하는 건 중요하지만,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야 ESG가 잘 작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