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코, 코카콜라 등 낮은 재활용률 고민...재생에너지 공급은 진척
식품 및 음료 대기업 펩시코(PepsiCo)는 지난 12일, 글로벌 에너지 기업 이베르드롤라(Iberdrola)와 새로운 장기 전력 구매 계약(PPA)을 통해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업장의 전력을 100% 재생 에너지로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베르드롤라는 스페인에 위치한 프란시스코 피사로(Francisco Pizarro) 태양광(PV) 공장에서 펩시코의 공장, 시설, 물류 및 유통 센터 총 11곳에 녹색 에너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연간 15만 톤의 CO2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을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 590MW의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2022년 가동을 시작한 후 총 33만 4400가구에 청정에너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태양광 발전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계약은 펩시코의 ‘펩시 포지티브(pepsi positive)’ 지속 가능성 프레임워크의 일부를 형성하는 것으로 2040년까지 탄소배출양 제로를 달성하려는 펩시코의 넷제로 목표에 기여한다. 2020년 펩시코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회사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모든 운영 부문에서, 또 2040년까지 전체 프랜차이즈 및 제3자 운영부문에서 100% 재생 가능한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발표된 'ESG 보고서'에서 펩시코는 직접 운영에 필요한 전 세계 전력 수요의 70%가 현재 재생 가능한 소스에 의해 충족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재사용과 리필 시스템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은 펩시코, 네슬레 그리고 유니레버는 플라스틱 생산에 대해 시스템의 측면의 구체적인 솔루션을 발표하지 않았다.
반면 코카콜라는 지난 2월,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음료 포장재의 25%를 재사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그린피스는 “펩시코는 아직 구체적인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2022년 말까지 리필과 재사용에 관한 목표를 설정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펩시코가 리필과 재사용에 관한 발표를 한다면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 미국의 낮은 플라스틱 병 재활용률을 극복해야 의미있는 진전 이룰 것
블룸버그 통신은 "펩시코와 코카콜라 등 탄산음료업계 거인들이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암울한 재활용률을 고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년, 미국의 음료 회사들은 탄산음료, 물, 에너지 음료, 그리고 주스를 팔기 위해 약 1000억 개의 플라스틱 병을 생산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작년에만 전세계적으로 1250억 개의 플라스틱병을 생산했다. 초당 약 4000개가 생산되는 셈이다.
전미 PET 용기자원협회(NAPCOR)에 따르면, 2020년에 미국에서 재활용된 페트병의 26.6%만이 재활용되었고,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매립지에 매립되거나 쓰레기로 버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플로리다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카운티인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에서는 100개의 플라스틱 병 중 1개만이 재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재활용률은 지난 20년 동안 거의 30% 미만이었으며 리투아니아(90%), 스웨덴(86%), 멕시코(53%)와 같은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에 뒤처져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을 추가로 건설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각 공장을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은 2억달러(약 2609억원)이며 회수된 플라스틱의 병이 부족하다는 점도 큰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다.
환경 기업인 'r플래닛 어스(rPlanet Earth)'의 CEO, 밥 다비듀크 (Bob Daviduk)는 "미국 내 모든 병에 10센트를 예치하면 회수되는 컨테이너의 수가 거의 세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수된 플라스틱이 엄청나게 증가하면 수십 개의 재활용 공장들이 자금 지원을 받고 건설되도록 자극할 것이고, 재활용된 플라스틱으로 만든 병을 음료 대기업들이 사용해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증가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정치인들도 있지만 음료 산업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메릴랜드 주 의회 의원인 사라 러브(Sara Love)는 “음료수 병에 10센트(한화 약 130원)의 보증금을 추가하여 재활용을 촉진하는 법안을 제안했지만 의회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