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에퀴노르, 싱가포르까지 뛰어드는 이 사업은?

2022-07-14     김환이 editor

얼마 전 삼성물산이 미국 에너지 저장 솔루션 기업 포윈(Powin)과 협력해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결정한 소식이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각)에는 노르웨이의 국영에너지기업 에퀴노르가 미국의 배터리 저장장치 개발업체인 이스트포인트에너지(East Point Energy)를 지분 100%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13일에도 비슷한 소식이 보도됐는데, 싱가포르 정부가 싱가포르 항구에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를 설치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BESS 시장도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BESS는 태양광 및 풍력과 같은 재생 에너지를 저장한 뒤 고객이 전력을 필요할 때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다. 

포춘지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시장 규모는 2019년 대비 33.6% 성장률을 보였으며, 2029년까지 연평균 약 16.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싱가포르, 효율적 항구 운영 위해 BESS 직접 설치 

싱가포르 정부는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인프라 현장에 BESS를 설치했다/픽사베이

싱가포르 정부는 에너지 시장 당국(EMA), 항구 운영회사 PSA 코퍼레이션과 800만 달러(105억원)를 투자해 싱가포르 항구에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세계 최대 환적화물 허브인 싱가포르 항구는 하루 평균 컨테이너선 60척을 소화하며, 입항 후 24시간 이내에 하역 작업이 끝날 만큼 자동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싱가포르는 앞으로 항구 시스템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BESS를 설치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계획이다.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에너지 수요를 실시간 자동으로 예측하고, 에너지 사용이 초과되는 피크(peak) 에너지 소비에 상시 대비할 것이다. 항구에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을 때에는 다른 전력망에 여분의 에너지를 상시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BESS를 설치하면 항구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이 2.5% 상승하고, 가동 에너지가 초과되어도 시간 당 2메가와트(MWh)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BESS와 태양광 패널 설치는 스마트 그리드 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엔비전 디지털(Envision Digital)이 맡았다. 

엔비전 디지털 대표 레이 장은 "BESS를 통해 장기적인 항구 운영을 계획하고 실시간 에너지를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져 전반적인 에너지 비용과 1000톤 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에너지 시장당국 산업 개발부장인 제네트 림은 "앞으로 에너지 공급 방식이 전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10년 안에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나 BESS와 같은 혁신적인 에너지 수요 기술을 채택하면 에너지 공급 및 전력 그리드 기능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2040년에 완공될 예정인 투아수 항구의 에너지 시스템에도 적용될 계획임을 밝혔다.

 

에퀴노르는 왜 미국 소재 배터리저장회사를 인수했나

한편, 노르웨이의 국영 석유회사 에퀴노르(Equinor)는 미국의 배터리 저장장치 개발업체인 이스트포인트에너지(East Point Energy)를 지분 100% 인수하기로 했다고 CNBC가 12일(현지시각) 밝혔다.

샬롯테빌(Charlottesville)에 본사가 있는 이스트포인트에너지는 4기가와트(GW) 규모의 미국 동부 연안에 초점을 맞춘 ‘초기 및 중기의 배터리 저장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에퀴노르에 따르면 이 거래는 2022년 3분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에퀴노르는 왜 이 기업을 인수하는 것일까. 에퀴노르는 “전 세계가 간헐성이 있는 재생가능한 전력 비율을 늘리기 때문에 배터리 저장장치는 에너지 전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배터리 저장장치는 재생에너지의 추가 보급을 가능하게 하는 열쇠이며, 전력시장 안정과 공급의 보안성(security)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국제 에너지기구는 전 세계의 에너지 저장장치 용량이 향후 5년간 56% 증가, 2026년에는 270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IEA에 따르면, 이러한 성장의 주요 원인은 재생에너지의 확산에 따른 에너지 보급 및 이를 기존 전력시스템에 통합하기 위해서다. IEA는 “배터리 저장장치에 대한 투자는 2020년 거의 40% 증가해 55억 달러( 7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에퀴노르의 최대 주주는 노르웨이 주(州)로, 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물산, 에너지 저장 솔루션 기업 인수해 BESS 사업 착수

삼성물산은 최근 미국 에너지 저장 솔루션 기업 포윈(Powin)과 협력해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결정했다. 삼성물산은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포윈과 전략적 지분 투자 협약을 맺었다고 국내외 언론이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물산은 포윈을 ESS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하고, 글로벌 신규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포윈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본사를 둔 업체로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12개 주와 전 세계 8개 국가에 총 2500㎿h(메가와트시) 규모의 BESS를 공급했고, 앞으로 3년간 6500㎿h 이상의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16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그룹 벤처캐피탈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설계·제조기업 포윈 투자에 참여해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정확한 지분율과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번에 포윈과 맺은 계약을 바탕으로 중동과 동남아 등 글로벌시장에서 배터리식 에너지저장장치(BESS) 관련 프로젝트 입찰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한 해 평균 35%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포윈과 협업을 맺으면서 우선적으로 진출하려는 중동 등은 정부 주도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프로젝트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6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정책 아래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5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대한무역진흥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국토의 80% 이상이 사막 지형으로 이뤄진 기후 조건 등을 활용해 2030년까지 태양광 40GW, 풍력 16GW, 태양열 2.7GW 등 모두 58.7G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아랍에미리트도 ‘UAE 에너지전략 2050’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분야에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1630억 달러(214조원), 약 200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