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캐나다의 석유산업

2022-07-20     홍명표 editor
사진은 캐나다 지도와 국기를 합성한 이미지/픽사베이

캐나다 국민 중에는 무려 50만명 이상이 석유와 가스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코트라(KOTRA)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캐나다 GDP에서 에너지 부문이 9%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캐나다 원유의 생산과 연소는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캐나다의 지속가능미디어 코퍼레이트 나잇츠(Corporate Knights)는 19일(현지시각) 탈탄소 아니면 에너지 전환의 충격이라는 기로에 선 캐나다의 석유산업에 대해서 짚어봤다.

캐나다 원유의 80%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탈탄소로 가고 있어 캐나다 석유산업 일자리는 위협을 받고 있다. 이것은 캐나다 연방정부의 정책도 아니고, 연료 제품에 대한 국내 수요의 감소도 아니며, 캐나다의 넷제로 추진도 아니며, 캐나다의 석유 파이프라인에 대한 환경주의자들의 투쟁도 아니다.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미국측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캐나다 기업과 정부 지도자들이 이 피할 수 없는 수요 감소에 빨리 대처할수록 캐나다의 일자리와 경제에 미치는 에너지 전환 충격은 줄어들 전망이다. 

 

캐나다 석유 수입하는 미국의 소비 감소로 캐나다 일자리 위협 받아

전기차 전환에 관한 시장 변화를 담은 컨설팅회사 맥킨지(McKinsey)의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지난 4년간 연평균 62% 성장했다. 2021년에만 96%나 증가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42%가 2027년까지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로 채우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재빨리 전기차로 갈아타고 있다. 미국의 제네럴 모터스(GM)는 2035년까지 가솔린과 디젤 차량의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한다. 포드(Ford)는 향후 4년간 220억달러(약 28조원)를 들여 전기차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한편, 스텔란티스(옛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같은 기간 무려 350억달러(약 45조원)를 지출하고 있다. 2030년까지 영국의 고급차 브랜드 벤틀리(Bentley)조차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캐나다의 원유 생산과 관련한 일자리에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전기화가 아니다. 캐나다의 더 큰 문제는 미국이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연료를 탈탄소화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의 원유는 다른 나라 원유보다 더 많은 탄소 배출을 하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에게 매력이 떨어질 것이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캐나다는 일부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아직 두드러지는 성과는 없다. 최근 탄소 포집 및 저장, 활용(CCUS)을 독려하기 위해 발표된 세액 공제는 기업들에게 커다란 유인책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캐나다 석유산업은 넷제로 계획을 발표했지만, 제품의 정제 및 연소로 인한 탄소발자국(일명 Scope3)을 무시한 채 석유생산에 의한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만 한정되어 있다. 

 

캐나다 석유가 미국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탄소 배출에 신경 써야

단기적으로는 저탄소 요건을 규제하는 것이 에너지 전환 기간 동안 캐나다의 일자리를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970년대에 휘발유의 납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과 캐나다 석유 직종에 대한 위협이 명백해지자, 납을 제거하기 위한 법률이 시행되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캐나다의 일자리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해결책을 찾아내서 동일한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소회수의무(CTBO)라고 불리는 옥스포드 넷제로와 기후작업 재단이 제안한 아이디어도 있다. 이 아이디어는 모든 석유 생산업자들이 자신들이 생산하는 석유 양과 동등한 양의 탄소를 영구적으로 저장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원유를 정제하고 연소할 때 발생하는 배출도 포함된다.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프로젝트는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석유 및 가스 산업은 이 분야의 신속한 개발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기술, 엄청난 혁신 능력, 자금을 갖고 있기에 시도해볼만한 방법이라고 코퍼레이트 나잇츠는 밝혔다. 세일 가스나 석유를 추출하는 방법인 프래킹(Fracking)을 도입하기 위해 화석연료 업계가 유례 없이 신속하게 움직였듯, 원유 추출을 위해 이산화탄소 포집과 저장이 필수적이라면 업계는 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코퍼레이트 나잇츠는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는 기업들이 현존하지만 아직 실용화되지 못한 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하는데 돈을 쓰도록 만들 것이며, 기업들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탄소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할 것"이라며 "캐나다의 석유 생산단가가 올라가게 되면, 보다 탄소 경쟁을 갖춘 제품을 만들고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캐나다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는 생산업자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